'노벨 평화상' 상징 오슬로 시청사 거쳐 노르웨이의 보석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도착...만년 빙하에서 흐르는 폭포수와 수려한 경관들 '감탄'
[북유럽 여행기③] 행복·민주주의·언론자유지수 높은 노르웨이
[전편 여행 기사들]
②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국회의원들, 비서 1명이 2명 의원실에 근무하는 국회...'민주주의지수' 높은 이유, 여기에 있었네
①안데르센 사후 160년...'관광 상품화' 높은 수입 여전, 동화 속 그대로인 덴마크 '코펜하겐' 어딜 가나 상상력 발동 '원동력'
밤새 크루즈 타고 도착한 '오슬로'...900여년 전 북유럽 주름잡던 바이킹들이 가장 사랑했던 도시, 젊고 패기 넘치는 분위기
북유럽 여행 이틀 째인 9월 12일. 안데르센 동화 속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만 같던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코펜하겐 뉘하운 항구에서 거대한 크루즈를 타고 노르웨이 오슬로를 향했다. 넓이 28m, 길이 약 170m, 무게 3만 5,000여톤으로 대략 450대의 차량과 2,025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배에 몸을 싣고 북극해를 밤새 항해했다.
저녁과 아침 식사를 배에서 마친 후 오전에 도착한 곳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였다. 그런데 하필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려 궂은 날씨가 펼쳐졌다. 그러나 900여년 전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들이 가장 사랑했다던 도시 오슬로는 젊고 패기있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이곳에 사람들이 정착해 모여들기 시작한 때는 8세기 이후로 바이킹의 활동이 두드러져 바이킹의 수도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도시 인구는 약 65만명으로 타 유럽 국가들의 수도와 달리 시골과 같은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오슬로는 면적의 4분의 3이 산림과 전원 지대로 이뤄져 어딜 가나 자연을 닮은 건축물과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 일행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오슬로 시청이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12월에 노벨 평화상이 수여되는 곳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 때문인지 청사 관리가 깨끗이 이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출입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오슬로 시청, 매년 노벨 평화상 수여식...엄숙한 분위기, 철저한 청사 관리
노벨상이 대부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수여되지만 유독 노벨 평화상만은 이곳에서 수여된다. 스웨덴이 노르웨이를 100년가량 지배하며 통치한데 대해 미안함 때문에 평화상을 이곳에서 수상하도록 양보하라는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발명가인 '노벨(Nobel)'의 유언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이 때문인지 평화를 사랑하고 유지하는데 온 힘을 쏟는 나라임을 과시하는 모습이 시청사 곳곳에서 감지됐다.
평화의 상징인 오슬로 시청사는 시 창립 900주년을 기념하여 1931년 착공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1950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2개의 탑을 가진 이 건물의 내외 벽은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예술가들에 의한 그림과 조각으로 장식되어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또한 독일군 점령하의 고뇌를 표현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우리 일행은 오전에 오슬로 시청사를 관람 후 노르웨이 최대 관광지이자 볼거리가 풍성한 피요르드(Fjord))를 향한 차에 몸을 실었다. 피요르드는 노르웨이어로 ‘내륙으로 깊게 뻗은 만(灣)’을 의미한다. 빙하의 이동으로 침식된 지형의 U자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침수된 해안 지형이다. 유럽 중에서도 노르웨이에 전형적인 지형이기 때문에 그 명칭이 일반화된 것이라고 한다.
피요르드를 향하는 중간에 독특한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스타브 교회(Borgund Stave Church)'에 들렀다. 이곳은 노르웨이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약 30개의 목조 교회 중 하나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지어졌으며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건축 양식을 지니고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붙잡는 곳이었다.
6시간 산악길 달려 도착한 노르웨이 보석 '게이랑에르 피요르드'...수려하고 아름다운 광경 가는 곳마다 선물 안겨줘
다시 차량에 몸을 싣고 무려 6시간 넘게 고지대 산길을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노르웨이의 보석으로 일컬어지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Geiranger fjord)였다. 이 곳을 향하는 산악길은 ‘요정의 길’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길로 ‘세계 10대 드라이빙 코스’로 총 18km의 길 주변 풍경이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동화 같은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펼쳐졌다.
게이랑에르에 도착하기 직전 우리 일행이 멈춰 선 곳은 플리달스쥬베(Flydalsjuvet) 전망대였다. 이곳은 게이랑에르 마을로 내려가는 63번 국도에 위치하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금세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한 바위로 유명하며 '여왕의 의자'에 앉아서 많은 사람들이 피요르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곳이다.
우리 일행도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다시 게이랑에르 마을 숙소를 향했다. 도로를 달리는 내내 웅장한 산세와 멀리 보이는 만년 빙하의 경치가 그림처럼 아름답게 차창 너머로 아른거렸다. 이곳을 '골든 루트'라고 현지인들은 부른다고 한다.
하룻밤을 숙소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노르웨이 3대 피요르드 중 가장 수려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게이랑에르에서 유람선을 타고 즐길 수 있었다.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는 롬스달(Romsdal) 지역 최남단에 위치한 곳으로 해발 1,500m 산맥들 사이에 끼어 있는 16km에 이르는 실 같이 수없이 많은 폭포들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주었다.
골든 루트, 브릭스달 빙하, 달스나바 전망대, 폴리달스 주베 전망대 등에서 피요르드의 더욱 멋진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은 유람선에서 2시간여 동안 만년 빙하에서 흘러 내리는 웅장한 폭포와 멀리 빙하가 펼쳐진 높은 산들을 마주하며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이곳 피요르드 극치인 ‘7자매 폭포’는 높이 182m의 암반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유람선·케이블카에서 바라본 피요르드 빙하...'탄성' 절로
유람선 관람을 마친 후 일행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인근에 위치한 로엔(Loen)의 스카이 리프트를 타고 만년설과 빙하를 직접 가까이 목격했다. 로엔은 해발 1,011m로 정상에서 피요르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정상까지는 5분 정도 운행되며 도착 후 피요르드와 로바트네트 호수의 맑은 하늘과 같은 아름다운 장관을 볼 수 있다.
또한 케이블카 옆 북유럽 풍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멋진 장관을 감상할 수도 있고 트레킹 코스를 이용해 해발 1,379m 정상까지 이동해 더 높은 곳에서 절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끊임없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뵈이야 빙하'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큰 빙하인 요스테달 빙원의 한 자락이라고 한다. 빙하와 빙원을 뒤로 하고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피요르드의 왕’이라 불리는 송네 피요르드(Songne fjord)를 향해 발길을 다시 재촉했다.(계속)
/김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