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기록적 폭우, 군산 시간당 152㎜ 이상...전라선 열차 운행 중단, 도로 유실 등 침수 피해 잇따라

기상 특집

2025-09-07     박주현 기자
6일 밤부터 내린 폭우로 전라선 익산-전주 일부 구간 선로가 침수되면서 7일 오전 6시  25분부터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사진=독자 제공)

군산을 중심으로 전북 서해안 및 내륙지역에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6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우는 많은 곳의 경우 시간당 152mm 이상을 기록함으로써 기상청은 7일 오전 4시 20분을 기해 전주·군산·익산·김제·완주·부안·진안지역에 호우경보를, 나머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를 각각 발효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7일 오전 1시 군산시 내흥동 인근에는 직전 한 시간 동안 152.2㎜의 폭우가 쏟아져 올해 들어 가장 강한 비로 기록됐다. 익산과 김제지역도 시간당 100㎜ 안팎의 비가 내렸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 30분까지 누적 강수량은 군산 296㎜, 익산 함라 255.5㎜, 전주 완산 189㎜, 김제 180㎜, 완주 구이 165㎜, 부안 134.7㎜, 진안 131㎜ 등을 기록했다.

전라선 익산-전주 일부 구간 선로 침수...주택·도로 등 침수 피해 100건 이상

이번 비로 군산 나운동과 문화동 등 시내 주변 도로와 상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상가 26동이 침수된 군사지역은 물론 전주·익산·김제 등지서도 주택 8채가 물에 잠기는 등 비닐하우스와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김제시 5개 읍면은 통신이 끊겼다가 복구됐으며 군산 서수면 사무실은 도로가 잠겨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또 산사태 우려로 군산과 김제 주민 14세대 17명이 대피했고 추가로 12세대 14명이 마을회관에 머물고 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상가와 주택, 도로 등 침수 피해가 익산 38건, 군산 33건 등 도내에서 124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번 폭우로 전라선 익산-전주 일부 구간 선로가 침수되면서 이날 오전 6시 25분부터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 구간은 운행에 문제가 없었으나 동산역과 전주역 사이 선로가 침수됐다. 이날 중단됐던 전라선 익산-전주 구간 열차 운행은 3시간 40분 만인 오전 10시부터 재개됐다고 코레일 측은 밝혔다. 

그러나 전주역과 동산역 사이 구간의 선로가 물에 잠겨 일대가 침수 위험에 노출되는 바람에 코레일은 인력과 펌프기 등을 긴급 동원해 물 제거 작업을 실시했지만 근본적인 상습 침수 피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밖에 산림청은 이번 폭우로 인해 산사태 등 산림재난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 익산과 완주에 산사태 경보를, 전주·군산·김제·정읍·부안·진안·임실·무주 등 10개 시·군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산사태·홍수 피해 예상...전북지역 30∼80㎜, 많은 곳 120㎜ 이상 비 더 예보

집중호우로 7일 군산시 미성초등학교 인근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또 영산강 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4시 10분을 기해 만경강 인근의 전주시 전주천 미산교 지점에, 오전 5시에는 완주군 소양천 제2 소양교 지점에 각각 홍수주의보를 내리고 피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오전 5시 10분 완주군 만경강 용봉교 지점, 오전 6시20분 완주군 만경강 삼례교 지점, 오전 6시 30분 전주시 서천교 지점에 잇따라 홍수주의보를 발효했다.

전주시는 이날 오전 8시 8분 폭우로 만경강 수위가 오르자 전주시 덕진구 송천2동 진기들 권역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주민 40여명이 용소중학교 등 인근 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공무원·경찰·소방 등 4,000여명을 긴급 투입했다. 전북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내 7개 시·군의 하천 산책로 21개 구간과 군산·익산·완주 등 3개 시·군의 7개 지하차도를 통제했다.

한편 전주기상지청은 7일 늦은 오후까지 전북지역에 30∼80㎜, 많은 곳은 120㎜ 이상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한 비구름대가 전북과 충남을 중심으로 정체하면서 느리게 남하 중"이라며 "시간당 최대 70mm의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산사태나 침수 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