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딸 '면피 사임 논란', 총선 공소시효 임박 ‘촉각’
[전북지역 신문·방송 주요뉴스 톺아보기] 2020년 9월 10일(목)
‘전북의 날개’, ‘향토 (항공)기업’ 등의 명칭을 붙여왔던 이스타항공사에 대해 전북의 모든 언론이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영상과 지면의 온도 차이는 여전하다.
신문들은 사회면이나 경제면 등에 전날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전북민중행동의 기자회견 및 집회장면과 함께 조그맣게 다뤘다. 제목에서도 차이가 났다.
방송사들은 제목에서 대부분 ‘이상직 처벌’에 초점을 가한데 반해 대부분 신문들은 ‘정리해고 철회요구’ 수준에 그쳐 차별을 보였다.
이날 행사의 핵심(팩트)은 전북민중행동과 이스타항공 노조가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임금체불과 인력감축에 이어 정리해고까지 강행한데 대해 실질적인 주인, 이상직 의원의 책임 및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뤘다.
사진에 표시된 이날 현수막에도 이러한 문구들이 큼지막하게 담겨 있었다. 참가자들이 이날 들고 있던 손 팻말에도 ‘결국 이상직이 문제다’란 구호들이 크게 보였다.
그런데 신문들의 제목에서 이상직 이름이 거론된 곳은 단 한 군데 밖에 보이질 않는다.
기사에는 그러나 이상직 이름이 거론돼 있다. 기사 배치도 열독성이 다소 떨어지는 지면에 소극적으로 편집한 느낌을 확연히 안져 줄 정도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
그동안 이스타항공 노조와 '이상직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외면해 왔던 전북지역 일간지들의 경우 많은 게이트키퍼(gate keeper, 뉴스가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기 전에 뉴스를 선택, 취재, 편집, 교정, 검열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현장 취재기자보다 제목과 편집 크기 등이 결정되어지는 내부 게이키핑 과정에서 더 많은 개입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문사 중간 간부 또는 사주를 비롯한 사내ㆍ외 입김이 제목과 기사 밸류 결정 등에 작용하지 않는다면 기사의 핵심 내용이 제목 또는 밸류와 일치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행사를 직접 취재한 기자가 작성한 내용과 제목 또는 기사 비중과 동떨어진 경우가 종종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한 전북지역 시민단체와 이스타항공 노조가 한 목소리를 낸데 대해 지역 언론사들이 거의 동시에 보도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이런 사이에 서울의 주요 언론사들은 이상직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의 거취에 초점을 모았다.
직원들의 대규모 정리 해고가 이뤄지는 사이에 이수지 대표가 맡고 있는 이스타항공 등기이사직 사임서를 8일 제출했다는 뉴스가 큼지막하게 보도됐다.
9일 열린 이스타항공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수지 등기이사 대신 김유상 경영본부장이 새로 임명됐으나 많은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린 상황에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등기이사직을 그만둔데 대해 따가운 비판이 일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그녀는 지분 33.3%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66.7%는 이 의원의 아들인 이원준씨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억원이 넘는 고액의 연봉을 수령해 온 이 대표가 손해배상 책임과 자본충실의 책임 등을 지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이스타항공 사태는 '갈수록 태산', '산 넘어 산'인 형국이다. 이상직 의원 주변의 의혹과 논란은 까도 까도 끝이 없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이날 새전북신문은 1면 머리기사로 ‘전북 국회의원, 다음달 15일 운명의 날’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기사는 “검찰은 이번 21대 총선의 공소시효 6개월이 만료되는 10월 15일 이전에 수사를 마무리하게 되고 이 시점을 전후해 선거 과정에서 고발당한 도내 국회의원들의 기소여부가 판가름난다”며 “현재 전북에선 김윤덕(더불어민주당 전주시갑), 신영대(더불어민주당 군산)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태며 이미 기소된 윤준병, 한병도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들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썼다.
기사는 이어서 “이 가운데 일부 의원은 의원직 상실 등 중형이 불가피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받고 있어 벌써부터 지방선거와 맞물린 미니 총선설이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이상직 의원도 포함돼 있다. 검찰 수사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9월 10일(목)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이스타항공, 기업해체 수준 정리해고 철회를” -전북일보 6면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철회하라” -새전북신문 2면
"이스타항공 대량해고사태 창업주가 책임져야" -전북도민일보 5면
전북민중행동, 이스타항공 대규모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 열어 -전라일보 4면
이스타항공 노조“정리해고 철회-이상직 사태 책임져야” -전북중앙신문 4면
“이스타 605명 정리해고, 즉각 철회하라” -전민일보 6면
시민단체,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철회…이상직 의원 처벌을” -KBS전주방송
"이스타항공 605명 해고"..'이상직 책임론' 비등 -전주MBC
"이스타항공 605명 해고"...이상직·정부 책임론 -JTV
이스타항공 노조, 605명 대량 정리해고 "이상직 처벌" -전북CBS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