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숫자'에만 집착하다 보니 추가 검증 못해...'사전 검증' 미국 방식, 적절하게 도입 필요"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이재명 정부 첫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24일과 25일에 열렸다. 청문회에서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이 있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때 해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청문회는 증인이 한 명도 없었고 자료 제출도 부실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정치 현안에 대해 짚어보기 위해 지난 27일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전화로 연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성 부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치가 복원되고 야당 목소리 듣는 모습...국민들은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사라졌던 것들이 복원되고 있다고 느낄 것"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3주 지났는데 3주의 행보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일단 3주 동안 국정 운영의 정상화를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윤석열 정부 때 사라졌던 것들이 하나하나 복원되고 있는 게 보이잖아요. 3주면 길다면 길 수도 있지만 저는 짧은 기간이라고 보거든요. 이 짧은 기간 동안 윤석열 정부 때 사라졌던 여야 협치를 비롯해 뭔가 국회와의 대화를 하나하나 복원하고 있는 게 보여서 그런 측면에서 국민들의 평가가 아주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뽑으라면 뭐일까요?
“저는 일단 야당과의 대화인 것 같아요. 취임 선서 한 날부터 야당 원내 정당들 대표 불러서 국회의장과 식사를 했고 최근에도 여야 국민의힘 지도부와 민주당 지도부도 불러서 또 따로 대화도 했죠. 이런 것들이 정치잖아요. 정치가 복원되고 야당의 목소리를 듣는 모습들이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사라졌던 것들이 복원되고 있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원래 본 예산 시정연설은 대통령, 추경 시정연설은 보통 국무총리가 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추경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직접 가신 거고 작년 본예산 시정연설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안 갔잖아요. 그것과 비교해서 또 당연히 가야 될 걸 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또 좋게 봐주셨다는 점 그리고 대통령이 연설하고 끝나고 나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전 악수하고 하는 모습들도 상당히 긍정적이었죠. 사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했을 때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악수 거부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부하지 않고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국가 원수를 맞이하는 자세가 괜찮은 모습이었어요. 그 모습 보면서 국민들이 뿌듯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 24~25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죠. 김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이 있었는데 이 정도면 해명됐다고 보세요?
“저는 100% 다 해명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국민들이 느끼실 때 해명할 만큼은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있고요. 일단 사적 채무가 가장 큰 이슈였죠. 사적 채무 부분에 있어서도 조금 더 계좌 거래 내역 같은 걸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출판기념회, 축의금, 조의금 이런 걸 통해서 조달했고 장모로부터 월 20~300씩 생활비를 받으면서 충당했다고 설명한 부분들이 저는 어느 정도 해명이 됐다고 보고요.
다만 그런 건 있어요. 또 칭화대 학위 관련 논란도 있었는데 저는 그거에 대해서 일단 표절이 지금 인정 했기 때문에 학의를 굳이 갖고 계실 필요가 있겠는가 해요. 표절이 40%면 되게 높은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학위를 반납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 하고요. 아빠 찬스도 얘기가 나왔었잖아요. 그거 같은 경우도 아들이 그걸 입학에 활용하지는 않았다고 하니까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될 수 있어도 국민들이 볼 때 모든 아빠가 아들에게 그런 걸 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 거에 대한 유감 표명 정도는 한 번 더 해 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걸로 봤을 때 지금 나왔던 의혹 중에 결정적 한 방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도 될 정도의 해명이 되지 않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근데 후보자의 말만 있고 그걸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이 아쉬운 거 아닌가요? 증거가 없으니까요.
“맞아요. 물론 예를 들면 출판 기념회 같은 건 증거 자료를 제출할 수는 없을 거라고 보고요. 적어도 장모로부터 6년 동안 월 2~300씩 받았던 거에 대해서는 자료 제공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후보자가 자기 입으로 계좌 통해서 장모로부터 돈 받았다고 했기 때문에 그 정도 객관적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저도 그 부분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김민석 총리 후보, 공부도 많이 하고 똑똑한데 왜 국가 채무 비율이나 예산 규모 몰랐을까...아쉬워"
- 김민석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가 채무 비율을 물었는데 틀렸잖아요. 준비가 안 된 거 아니냐는 의견도 나와요.
“저도 그건 아쉽게 생각합니다. 김민석 후보자가 공부도 많이 하고 똑똑한 분인데 왜 국가 채무비율이나 국가 예산 규모를 몰랐을까 해요. 아마 갑자기 숫자를 물어봐서 당황하셨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숫자를 단순히 모른다고 국가 경제에 관련된 정책들 못 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고요. 저는 오히려 국민의힘 의원들이 만약에 김민석 후보자가 그걸 대답 못 했다면 경제 관련 정책 질의를 지속적으로 해서 이 후보자가 정말 그 숫자만 모르는 건지 아니면 다른 것들 경제 정책의 전반에 관해서 잘 알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숫자에만 집착하다 보니까 추가적인 검증을 못 했다고 보거든요. 김민석 후보자가 (경제 관련)숫자를 모르는 건 매우 아쉽고 부적절했다고 봤습니다만 국가 경제를 컨트롤 타워로서 이끌어가는 역할은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후보자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지 등을 점검하는 거 같은데 우리나라는 그게 거의 안 이뤄지는 것 같아요.
“맞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신상 관련해서는 이미 이전에 FBI 같은 데서 다 검증하고 인사청문회에서는 정책 검증이나 국가 운영 능력이 있는가 이것만 보거든요. 대신에 미국 방식의 단점도 있는 게 미국은 검증 신상 터는 데 한 몇 달이 걸려요. 그래서 빠르게 임명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는데 저는 적절하게 좀 섞을 필요가 있죠.”
- 청문위원인 주진우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도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인데 왜 청문위원에 대해서 그렇게 공격하느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죠. 그리고 저도 주진우 의원의 군 문제라든지 재산 형성 의혹을 청문회장에서 문제 제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청문회장 밖에서는 국민들이 볼 때 김민석 후보자나 주진우 의원이나 똑같은 공직자잖아요. 국민들이 주진우 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이나 군 면제 사유에 대해서 궁금해하실 거로 생각합니다. 저는 주진우 의원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는 아니더라도 밖에서 그거에 대해서 해명할 의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이니까요.”
- 11개 부처 장관 인선에 대한 발표가 있었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향이 확실하게 보였어요. 그게 뭐냐 하면 실용주의를 후보 시절에 계속 이 얘기하셨거든요. 그래서 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같은 경우 보수 정당에서 3선 하신 국회의원인데 그분을 임명한 것도 저는 그런 의지를 보여주는 거라고 보고 논란이 있었던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윤석열 정부 때 임명한 사람이잖아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때 첫 번째 국무회의가 끝나고 나서 장관들에게 '당신들 디테일한 거 답변 못 할 것 같으면 실 국장 데려오라'고 하셨거든요.
그 이후에 장기간 장시간 국무회의 4시간짜리 할 때 송미령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디테일한 질문을 다 받아냈다고 해요. 그러니까 실무 파악 능력이 상당히 잘 돼 있는 걸 보고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이네'라고 파악하셨기 때문에 임명한 거고 저는 그런 부분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봐요. 안규백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도 군인 출신이 아닌 국방장관에 대해 우려들이 많은데 안규백 장관은 장관 후보자는 17년 국회의원 생활 동안 15년을 국방위만 하신 분이거든요.
국방위원회가 사실 인기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역구에 예산을 따올 수도 없고 지역구와 관련된 사업이 없기 때문에 기피하는 상임위임에도 불구하고 안규백 의원은 국방위만 고집하면서 국방위에 대한 전문성을 기른 분이기 때문에 그 역시 저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말 실력과 일하는 능력만 보고 임명했다는 게 보여서 이번 장관 인선은 매우 적절한 인사였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문제는 장관이 대통령하고 생각이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이 같아야죠. 그래서 송미령 장관도 본인의 소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뜻을 따르겠다는 걸 확인한 걸로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제 국가에서 장관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국무위원들은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임명도 하지만 자를 수도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방향과 달리 갈 경우에는 장관이 또 바꿔야죠.”
" 국민의힘 개혁, 상당히 오래 걸릴 것”
- 국민의힘은 대선 후 내홍에 빠졌지만, 최근엔 잠잠한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한심하죠. 지금 국민의힘은 어떻게 개혁할지에 대해 논의해야 되죠. 근데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송언석 비대위로 넘어간다는 것 같은데 사실상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안 보입니다. 송언석 원내대표 같은 경우는 결국 과거 친윤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지지 받아서 된 사람이잖아요, 결국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된 탄핵의 강을 건너야 될 텐데 저는 탄핵의 강 건너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걸로 보인다고 보고요. 지금 국민의힘은 시끄럽게 싸워야 되는데 잠잠한 건 싸울 동력도 없는 거예요. 싸울 힘도 없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국민의힘의 개혁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봅니다.”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페북에서 국민의힘을 엄청 비판하는데 의도가 뭘까요?
“본인이 정치하고 싶은 거죠. 정치 은퇴 안 하신 거고 보수 진영에서 계속 친윤 세력들을 공격하면서 본인의 포지션 찾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신당 창당 같은 걸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거고 국민의힘 주류 세력들을 최대한 공격해서 힘 빼기 위해 계속 공격하는 거로 보여요.”
- 비대위원장 하고 싶다는 걸까요?
“그건 모르겠어요. 근데 일단 홍준표 전 시장이 원하는 건 비대위원장보다 구 친윤 세력들이 무너지는 거라고 보기 때문에 그걸 비대위원장 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비대위는 이미 친윤 세력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에 홍준표 전 시장은 친윤 세력들이 있는 한 본인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오기는 어렵다는 생각은 할 거로 생각합니다.”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 나갈까요?
“저는 나와야 된다고 보는데 안 나올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내년 지방선거가 아무래도 지금 민주당에 유리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한동훈 대표가 어떻게 해서 전당대회에 이긴다고 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또 책임을 친윤 세력들이 물을 거기 때문에 결국 안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 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국민의힘이 제대로 개혁 하려면 일단 탄핵에 찬성하고 비상계엄을 지적했던 사람이 당권을 잡아야죠. 근데 지금 그런 사람 중에 지금 친일 세력들과 맞서서 할 만한 게 한동훈 전 대표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사실 나와야 된다고 보는데 안 나올 것 같아요.”
- 김문수 전 장관은 나올까요?
“김문수는 나오고 싶죠. 친윤 세력들이 자신을 선택해 줘야 하는데 친윤이 사실 한덕수 교체할 때 김문수 장관이 말을 안 들었던 거 봤기 때문에 김문수를 후보로 추대하고 싶지 않을 것 같고 그런 상황 속에서 김문수 후보는 언제든 불러주면 나갈 대기하고 있을 텐데 안 불러줄 겁니다.”
"민주당 대표 2파전...강한 이미지보다 유연함이 우세하다는 평"
- 민주당은 8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죠. 정청래 의원 대 박찬대 의원의 2파전이 될 것 같은데.
“일단 지금 들리는 얘기들은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좀 더 우세하지 않냐는 평가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재명 당 대표 시절에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정청래 의원은 아무래도 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죠. 우리가 이제 여당이 됐고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때 당의 간판으로 뛰어줘야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좀 강한 이미지보다는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갖고 있는 유연함이 좋지 않겠냐는 평들 때문에 좀 우세하다는 평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청래 의원이 박찬대 전 원내대표보다 지지세나 또 개인 인지도는 높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흘러갈지가 저는 관전 포인트라고 보죠. 근데 들리는 얘기들 종합했 때는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 같긴 합니다.”
- 제3의 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요?
“전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나오려고 했다면 이미 의사를 표시해야 되죠. 왜 그러냐면 지지자들이 이미 마음 정하고 있는 단계가 지나고 뒤늦게 나오면 지지자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올 생각이 있었다면 미리 고민 중이다는 정도로 얘기 했었어야 되는데 그런 사람들이 없잖아요.”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