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국, 22개국 아니라 아프리카 8개국 더해 30개국으로 수정해야"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5-06-25     이화구 객원기자

오늘은 6·25전쟁 75주년입니다. 먼저 고귀한 생명을 바쳐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신 호국영령들과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호국영령들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저는 60년생 흔히 말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로 태어나 당시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시기라는 점은 있었지만 10년 늦게 태어나는 복덕으로 6·25전쟁도 겪지 않아 죽을 위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선배 세대인 호국영령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저 같이 정규 대학을 다니지 못했어도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전쟁 후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태어났다고 정년이 될 쯤에는 정부에서 정년도 연장해주어 직장에서 천수를 누렸고, 국민연금을 받으면 굶을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국민연금을 다 받아먹고 나면 기금도 고갈될 거 같아 후배 세대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6월 호국보훈의 달에 대한 인식이나 6·25전쟁에 대한 기억들이 잊혀져 가는 느낌입니다.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건 저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니라고 봅니다. 6·25전쟁으로 300만 명의 사상자와 1천만 명 이상의 이산가족, 그리고 수많은 전쟁 고아가 생겼으며 3년간 계속된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상처만 남기고 끝도 나지 않은 채 3·8선은 휴전선이 되어 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먼 이국에서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왔다가 돌아가신 이국의 영령들의 고귀한 뜻도 한번 되새기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19 당시에 '6·25전쟁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은 22개(의료지원 6개국 포함) 참전국에 2회에 걸쳐 방역 마스크 300만장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참전 22개국(의료지원 6개국 포함) 중에 아프리카 국가는 남아프리카와 에데오피아 2개국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해 전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에 힘쓰고 계신 어느 민간인 한 분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나보니 "자기 아버지가 아니면 자기 친구의 아버지께서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하셨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기로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는 남아프리카와 에디오피아 두 나라 밖에 없다고 하나, 그분들 말씀은 당시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프랑스, 영국 등 제국주의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자신의 부모 세대는 자국의 깃발을 들고 참전하지 못하고 프랑스군 등으로 참전했다는 겁니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일제강점기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하여 금메달을 땄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프랑스군 등으로 참여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파악해 보니 베넹, 토고,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기니비사우, 말리, 니제르, 세네갈 등 주로 서아프리카 8개 나라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인터넷에 이와 관련된 기사나 자료들이 있나 싶어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가 않습니다.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애깁니다. 몇 해 전 프랑스 파리에서 6·25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세우면서 행사를 했지만 참석한 노병들 중에 흑인은 하나도 없었고 전부 백인들이었습니다. 세상이 그러니 당연하겠지요.

그리고 우리 정부에서는 아무도 이런 내용에 대하여 파악하려 하지도 않은 거 같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파악한 분은 빈곤한 아프리카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민간인입니다. 앞으로 6·25 참전국은 기존 22개국에다 프랑스군 등으로 참여한 아프리카 8개국을 더하여 30개국으로 수정해야 할 거 같습니다. 

또한 아프리카대륙에서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도 2개국이 아니라 10국이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끝으로 오늘 하루라도 우리 국민 모두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