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위로 뚝뚝 떨어진 '추억'...임실 향우들과 함께한 정겨운 고향 방문길
이화구의 '생각 줍기'
아직 6월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벌써 장마의 시작을 알리며 장마철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고향으로 향한다니 비록 이른 아침이지만 발걸음만은 가벼운 마음으로 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만남의 광장인 사당역으로 나왔습니다.
사당역은 뒤로 관악산이 소재하고 있어 주말이면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함께 산행할 산우를 기다리는 곳이고, 누구에게는 동창생을 기다리는 동창회 모임 장소가 됩니다. 또한 고향 사람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향우를 기다리는 고향역이 되기도 하고, 소통에 목말라하는 도시민에게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게 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장맛비 내리는 짓궂은 날씨에도 고향 분들과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 임실의 옥정호, 사선대, 치즈테마파크, 고춧가루 가공공장, 엉겅퀴 생약 가공공장 등 이곳저곳을 방문하여 고향의 발전된 모습을 통해 애향심과 자부심을 높일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과거에는 임실하면 고추 말고는 변변한 특산품 하나 없던 지역이었으나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치즈의 고장이 되었고, 생약인 엉겅퀴로도 유명하며, 또한 옥정호에서 ‘붕어섬’으로 갈 수 있는 ‘옥정호 출렁다리’가 개통된 이후에는 관광의 고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나온 과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동안 살아온 과거 속에서 맺어진 많은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생각은 자연히 고향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고향은 언제나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누구에게나 가슴 속 깊이 따뜻한 울림을 줍니다. '모천회귀(母川回歸)'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어미의 강을 찾아 돌아온다는 뜻으로 고향이나 옛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일 것입니다.
그래서 옛 고향에 대한 향수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물길이 향우회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역마다 향우회를 만들어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랩니다.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에는 각박한 도시 생활에 찌들어 나 스스로를 벽에 가두면서 누군가와 소통에 목말라할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잃어가는 고향에 대한 추억과 정서를 되돌려주는 향우회 같은 만남의 광장을 찾아서 고향 분들을 만나 고향의 소식을 묻고 서로의 고단한 삶을 함께 다독거리는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리워지는 게 고향입니다. 그러니 기회가 되면 달려가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소주라도 한잔 하면서 향수를 달래는 것도 세상을 사는 지혜일 것입니다.
오늘도 고향 선후배님과 행사에 참여하여 우리의 고향 임실의 발전된 모습을 많은 고향 향우님들과 공유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벼운 것 같습니다. 이달은 6월입니다. 그리고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삼가 그분들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 고향을 방문하여 고향땅을 밟아보고 느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펑화로운 시절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도 애국선열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애국선열들을 기억하고 기려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빛내주시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먼길을 달려와 주신 향우님들 그리고 행사를 준비하느라 노심초사 고생이 많으셨을 이종명 회장님, 최경희 사무총장님 등 임원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한 장맛비 내리는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출근하여 고향을 방문하는 향우님들을 환영해 주시고, 안내해 주시느라 고생하신 임실군 관계자 여러분께도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