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름 팔아 이권, 이상한 투자 ‘김건희 집사 게이트’...'미르재단'과 겹치는 부분 있어”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건희 집사 게이트’ 취재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2025-06-09     이영광 기자

지난 5월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두 차례에 걸쳐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대한 보도를 했다. 이 보도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 중 김건희 씨를 알게 된 김모 씨가 그 후 김건희 씨 일가의 집사로 불리면서 일어난 몇 가지 의혹에 대한 내용이다.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 보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자 지난 5일 해당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와 전화로 연결·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김검희 집사, 2010년부터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 인연...김건희 일가 비즈니스 재산 증식 과정 서포트해 온 인물”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5월 중순부터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는데 반응이 어때요?

“지금 저희가 5월 중순부터 한 2주 동안 다섯 꼭지 기사와 영상을 냈어요. 유튜브 조회수로만 따지면 350만이 넘으니까 굉장히 독자와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척 큰 편이죠. 다만 이 기사가 복잡하고 대선을 얼마 안 둔 시점에 공개해서 그런지 기성 언론에서 후속 보도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죠.”

-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됐나요?

“저희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 보도를 했었어요. 그때도 사실 시청자들의 관심은 꽤 있었는데 다른 언론에서 후속 보도나 추정 보도 안 하면서 관심을 못 받았거든요. 근데 저는 이 사안이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금 IMS로 이름 바꾼 비마이카라는 회사와 김건희 씨 측근 김모 씨를 계속 주시 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 취임식에 초청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했으니까요. 주식의 지분 변동이 있었고 또 투자 받은 사실이 나오면서 관심 갖고 취재하게 된 거죠.”

- 김건희 집사로 나오는 김모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희가 이걸 ‘김건희 집사 게이트’라고 명명했죠. 정말 김건희 씨 집안에 집사처럼 행세했던 사람이고요. 김건희 씨와 굉장히 오랜 측근이죠. 저희가 보도에서 썼지만 2010년부터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이라는 학연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서 그 뒤에 김건희 일가의 비즈니스 재산 증식 과정을 굉장히 꼼꼼하게 서포트해 왔던 인물인 거죠.”

- 예를 들면 뭔가요?

“ 최은순 씨의 340억 원대 잔고 증명서 위조 사건이 있죠. 이 사건으로 최은순 씨는 실형을 받았죠. 근데 나이 많은 최은순 씨가 직접 포토샵으로 잔고 증명서를 위조하진 못했을 거고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시켰을 거 아니에요. 그 누군가가 바로 김씨였던 거죠. 인연은 김건희 씨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일을 꼼꼼하게 잘했는지 김건희·최은순 씨 모두 이 사람 믿고 집안일을 많이 시킨 거죠.”

- 월급을 받은 건지 아니면 다른 걸 받은 건가요?

“본인은 법정에서 금전적인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얘기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월급은 안 받은 것 같아요. 다만 이 사람이 김건희 씨의 남편이 윤석열이라는 걸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 사람이 처음에 렌터카 업계에 뛰어들때 자기 매형이 윤석열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대요. 그래서 업계 사람들은 그때 친남매로 알았대요. 왜냐하면 매형이라고 부르니까요. 그런 오해를 받을 정도로 어떻게 보면 윤석열 검사의 이름을 많이 팔고 다닌 거죠.” 

"윤석열 이름 팔아 이권 챙긴 것으로 보여" 

- 그러면 윤석열 전 대통령 이름을 팔아서 이권도 챙겼나요?

“윤석열의 이름 팔아서 이권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번 저희 보도의 내용이죠. 사실은 또 다른 이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희에게 포착된 건 이 사람이 갖고 있던 부실한 벤처기업의 주식을 대기업들이 비싼 돈으로 사준 거잖아요. 이게 일종의 이권이라고 봐야겠죠.”

-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뭔가 중간에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요? 대기업 가서 자기 대통령과 친하다고 해서 투자하진 않을 거 같은데.

“증명되는 게 많죠. 왜냐면 이 사람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초청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었고 또 이 비마이카 계열사에 김건희 씨가 이사로 이름을 올린 적도 있거든요. 그러니 이 사람과 김건희 씨의 관계는 업계의 사람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관계란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 이 사람이 그 점을 이용해서 윤석열과 김건희 모르게 호가호위했을 가능성도 있고 극단으로 생각해 보면 호가호위가 아닌 투자 받는 과정 자체를 모두 알고 있었고 혹은 더 나아가서 그 돈의 일부가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거죠.”

-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건이 박근혜 정부 때의 미르재단과 같다고 하던데.

“이게 디테일은 다르죠. 왜냐하면 이게 재단이 아니라 이번에는 벤처기업을 활용한 것이고요. 또 후원금이나 기부금 낸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갖고 있던 주식을 사줬다는 점에서 디테일은 서로 다르지만, 큰 얼개가 정권 핵심 실세의 최측근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대기업들의 돈을 받아간 큰 구조에서 사실 미르재단하고도 겹치는 부분이 있죠.”

- 비마이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IMS 모빌리티로 이름 바꾸고 승승장구했다고 나오던데 정권 차원의 특혜가 있었을까요?

“일단 저희가 보도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1번이었을 것 같고요. 왜냐하면 주요 투자자가 정권과 이해관계 얽힌 대기업과 국제 금융기관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자체도 일종의 특혜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IMS의 투자 구조나 회사 실적을 보면 그런 투자를 받을 만한 회사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이 회사가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IPO를 상장하려고 했다는 계획 했다는 점이에요. 만약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안 해서 5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면 5년 안에 이 정권의 배려 얻고 IPO나 상장했을 가능성도 있죠. 다시 말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특혜를 일부 받았고 그 특혜가 더 큰 특혜로 이어지려는 찰나에 예기치 않은 계엄 선포로 인해서 계획이 틀어졌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IMS, 투자금 받은 시점에 이미 재무 구조 부실 상태...완전 자본잠식 직전 회사였는데..."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건희 집사 게이트' 한 장면(영상 화면 갈무리)

- 2023년 6월에 IMS는 184억 원의 투자금을 받는데 그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IMS가 투자금을 받은 시점에는 이미 재무 구조가 굉장히 부실했죠. 완전 자본잠식 직전에 회사였고 또 성장 동력 역시 매우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

- 부채도 많았다고 나와요.

“부채가 굉장했죠. 이 회사가 2013년에 만들어졌는데 흑자를 낸 해는 한두 번밖에 없을 정도예요. 어떻게 보면 그동안도 계속 투자금으로 연명해 온 회사이고 그 결과 어마어마한 부채가 쌓여 있어서 자본 잠식이 눈앞에 있는 상태였고 미래의 성장 동력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였죠. 그런데 대기업들에 184억 원을 투자한 거죠. 그 자체도 매우 납득하기 어렵죠. 저희가 벤처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분들의 자문을 많이 받았는데 어떤 분도 이런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한 분이 안 계실 정도로 이상한 투자였고요.

더더욱 이상한 건 184억 원의 투자금 가운데 46억 원이 구주 매출, 즉 기존 주주의 지분을 사는 데 쓰인 거죠. 그리고 나머지 138억 중에 상당수는 자회사에 투자해 주고 자회사 유상증자에 투자한 다음에 이걸 손상 차선으로 인식해 버렸고, 결국은 이 돈이 투자를 받기 대단히 어려워 보이는 회사가 거액의 투자를 받았고 투자를 받은 뒤에도 이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정리를 할 수 있는 거죠.”

- 키움증권이나 신한은행 등 IMS에 투자한 기업을 보면 금감원의 감사 같은 게 진행 중이었잖아요. 우연일까요?

“저는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기사를 쓴 것인데 너무 공교롭잖아요. 예를 들어 키움증권 같은 경우 다른 것도 아니고 오너인 김익래 회장이 라덕연 주가 조작에 연관되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받고 있던 시점이란 말이에요. 키움증권에서 낸 10억 원이 키움 증권 입장에서는 큰돈은 아니겠지만 당시에 키움의 오너 김익래 회장이 처해 있던 위험을 보면 이 돈이 굉장히 의미심장한 돈일 수 있는 거죠.

신한은행도 마찬가지죠. 신한은행은 평소에도 금감원 같은 데서 검사를 많이 받고 이슈들이 많은 회사이긴 하지만 이것과 IMS라는 부실 벤처기업에 투자한 것이 연관관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게 저희의 의심인 거고요. 사실 그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려면 언론사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죠.”

- 한국증권금융이 50억 원을 IMS에 투자하죠, 다른 기업은 한국증권금융이 투자한 걸 보고 투자한 것 같은데 한국증권금융은 왜 했을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한국증권금융 같은 경우에는 법적으로 완전한 공기업은 아니지만 거의 공기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정부에 의해 독점적인 사업 권한을 부여받은 기업이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증권금융이 금융시장에서 갖고 있는 위상은 매우 높아요. 이 기업이 투자했다는 건 일종의 앵커 투자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죠. 문제는 한국증권금융이 결국 오너가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사장도 낙하산 사장이 가고 인사를 정부에서 주무른단 말이에요. 그럼, 이것은 한국증권금융이 가진 어마어마한 수십 조 되는 자산 중에 얼마를 어느 회사에 투자하라고 권력의 입김이 미칠 개연성이 구조적으로 매우 크게 있죠. 따라서 매우 의심스러운 지점이라고 보는 거죠.”

- 비마이카 설립 후 얼마 되지 않아 도이치모터스가 50대를 싼값에 장기 랜트해요. 김건희 씨의 개입이 있었을까요?

“그건 거의 확인이 된 셈인데 도이치모터스 사건 때 검찰이 도이치 모터스의 CFO였던 염모 씨라는 사람을 불러서 조사를 했는데 염 씨가 그랬다고 JTBC가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염씨 말로는 김모 씨가 도이치모터스에 찾아왔고 권오수 회장이 김모 씨를 보면서 ‘얘는 김건희의 친한 동생이고 렌트카 사업한다니까 특별히 살펴봐줘라’라고 하면서 도이치 모터스의 영업 본부장을 소개해 줬다는 것이거든요. 이건 김건희 씨의 역할이 있었다고 봐야겠죠.”

- 김건희 씨가 직접 얘기했다는 증거가 아직 없잖아요. 만약에 김건희 씨가 직접 얘기했단 증거 없다면 김모 씨가 김건희 씨와 친하다고 해서 투자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럼 다른 문제 아닌가요?

“그럴 수 있죠. 근데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당시에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의 이사 명함까지 파서 다니던 시기잖아요. 그럼 김건희 씨도 도이치모터스의 내부자라고 보면 그 내부자의 소개를 받아서 그런 어떤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그 대가가 지급됐다고 본다면 그건 김건희 씨의 직접 개입 여부가 나오지 않더라도 충분히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직 보도하지 못한 내용들 좀 더 있어...IMS에 투자한 기업들 추가적으로 계속 보도할 계획”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카카오 모빌리티가 IMS에 투자하잖아요. 보험성 투자라고 보시는 거예요?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모빌리티 같은 경우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상장하고 싶었는데 금감원에서 카카오 모빌리티의 재무제표가 분식회계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당시에 조사하던 시점이었지 않습니까. 만약 금감원에서 이게 분식회계로 결론 나면 카카오 모빌리티 상장은 완전히 물 건너가거나 최소 몇 년은 늦춰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시점에서 IMS에 투자했다는 것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인지 모르겠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로서는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겠죠. 적어도 그 노력 중의 하나로 김건희 씨의 측근이 엑시트 할 수 있도록 투자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생각해요.”

- 김모 씨가 액시트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저희가 김모 씨와 비마이카를 주목해 왔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김모 씨가 윤석열 정권이 출범 하자마자 석 달 뒤에 자기가 갖고 있던 회사의 주식 명의를 바꾼 거죠. 김모 씨가 갖고 있던 주식이 15만 1,500주 정도였는데 하루아침에 그게 이노베스트 코리아로 돼 있는 거예요. 주식 수는 똑같은데 소유주가 바뀐 거죠. 그래서 김모 씨가 팔고 나갔나라고 생각했는데 취재 해보니까 이노베스트 코리아라는 회사가 사실상 김모 씨의 차명 법인일 가능성이 99% 이상이란 부분을 알게 된 거잖아요. 제 추측인데 어떻게 보면 김모 씨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엑시트 하기 위한 계획을 단계별로 수립해서 실행했던 것 같아요.”

- 그게 이노베스트 코리아죠. 이노베스트 코리아 이사가 김모 씨 부인으로 나오는 것 같은데.

“맞아요. 사내이사가 유일하게 지금 한 명뿐인데 그게 바로 김씨의 부인이고 또 이 회사에 등록된 주소지를 저희가 찾아가 보니까 바로 김씨의 자택이었던 거죠. 이노베스트 코리아의 지분 구조는 확인 못 했습니다만, 이런 정황으로 봐서는 분명히 김모 씨의 차명 법인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판단할 수 있죠.”

- 앞으로 계획이 있을까요?

“저희가 아직 보도하지 못한 내용들이 좀 더 있어요. 예를 들어 이 사안을 당시 정권 핵심부에서 과연 몰랐느냐의 문제라든지 아니면 카카오 모빌리티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지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들에 관한 얘기라든지 아니면 또 저희가 지금까지 보도한 기업 말고도 IMS에 투자한 기업이 또 있어요. 이런 걸 저희가 추가적으로 계속 보도할 계획입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