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은혜에 감사드리며
이화구의 '생각 줍기'
오늘은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는 어버이날입니다. 불가의 말씀 중 '세상에 제일가는 부자는 어머니가 계시는 분'이며,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자는 어머니가 안 계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으로 살아온 세월이 50년이 넘는 것 같습니다.
내 부모만 부모가 아니고 세상의 모든 어버이가 부모입니다. 세상 모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는 5월의 연초록 푸른 세상과 다르게 정치판이 하도 개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나라가 망조에 들었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성장동력을 잃어 예전처럼 성장은 고사하고 역성장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만연해 있고, 후세대들이 성인이 되어 살아갈 세상은 사람들이 애를 낳지 않는 세태로 인하여 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데다가, 고령화로 생산인구마저 감소하여 세입은 줄어드는 반면 노인복지·의료비 등에 투입돼야 할 정부 지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선배세대들이 떠넘긴 빚을 상환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부모가 떠넘긴 빚은 자식이 상속 포기를 하면 되고, 나랏빚도 외국에서 빌린 차관은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떼먹기라도 하는데, 국채를 발행한 나라의 빚은 상속 포기나 떼어먹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요즘 자연에서는 잦은 산불로 인하여 강한 불길이 하늘을 검은 연기로 뒤덮고, 솟아도 시원찮을 멀쩡한 땅은 여기저기서 꺼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숙명이듯, 기업들도 탄생부터 성장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 소멸의 단계에 이르듯이, 나라도 흥망성쇠(興亡盛衰)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이는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물질들이 생기고, 머물고, 변화하고, 소멸하는 네 가지 현상, 즉 우주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과정 그리고 물질은 생주이멸(生住異滅)의 과정을 거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옛말에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人因地而倒者 因地而起)'고 한 것처럼 땅에서 넘어진 사람이 땅을 딛지 않고 일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듯이, 나라의 경제가 어려워 망조에 들면 경제를 다시 살리고, 국방에 문제가 있어 망조에 들면 국방도 다시 강화하고, 애를 낳지 않아 망조에 들면 애를 낳도록 하여 다시 일어서면 될 것 같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버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