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

백승종 칼럼

2020-09-05     백승종 객원기자
백승종 교수

현재는 조용한 상태입니다만, 언제든지 재발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북핵 문제야말로 우리로서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100년 넘게 계속된 한반도의 불행한 운명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지요.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은 21세기 한국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역사가로서 저는 오래 전부터 다음과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1. 한반도의 영세중립화

이것이 실은 북핵문제의 온전한 해결책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남북한과 주변 4대 강국이 한 자리에 모여, "한반도 중립화"를 지향하는 중요한 결단을내려야 합니다. 한반도의 영구평화를 보장하고, 동북아시아의 불행을 막는 방법은 그것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2. 북한에 대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전면적 봉쇄/통제를 해제할 것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활로를 보장해야합니다. 대신에 북한의 핵개발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고, 북한이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군사동맹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게 유도해야합니다.

그리하여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거듭나고, 자국의 경제적 번영과 정치, 사회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일 것입니다.

3. 한국, 미국 중심의 이른바 3각동맹체제를 떠나라

우리는 3각 동맹체제를 한시적인 것으로 인식해야합니다. 이 체제의 약점을 인식하고, 조속히 청산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통해 북한, 중국, 소련의 안위를 위협하지 못하게 해야합니다. 우리는 우선 이러한 자국의 의지를 명확히 선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블록체제"에서 해방된 한국은, 그제야 온전한 독립국가로서 주권을 향유하게 됩니다. 이처럼 주주적이고 독립적인 한국이라야 모든 역량을 기울여 인류 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북한과 상호불가침 조약 체결

우리는 주변 4대 강국의 협력과 동의를 얻어, 한반도 안의 두 나라가 상호 평화를 유지할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불가침조약은 필수적인 거지요.

남북한 당국은 상대 국가에 대한 무력 합병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포기하고, 양국의 통일문제는 오직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국제사회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이럴 때야 비로소 남북한의 전면적인 교류가 가능해집니다. 장차 두 나라는 느슨한 연방제 국가단계를 거쳐, 역사적으로 그 효용성이 이미 명확히 입증된, 운명공동체로서 한반도의 재통일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한반도의 영세중립화

중립화야말로 최종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19세기말 이래로 이런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였습니다.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비롯된 동북아시아의 비극을 종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한반도의 영세중립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동북아시아 또는 아시아에서는 국가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미국, 중국, 러시아 및 일본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한반도의 두 나라를 분열, 이간질 하면서 때때로 합종연횡의 술책에 다소의 변화를 주며 우리를 소모적인 대립으로 몰아갑니다.

이제라도 강대국들의 그러한 농간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장단에 춤추는 허망한 짓을 중지하기 바랍니다. 북한과의 불필요한 무기 경쟁과 대립의 시대를 종결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한반도의 영세중립화, 이것은 당사자인 우리 남북한 사람들에게는 물론이요, 4강체제의 주역들에게도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점을 깊이 인식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미해결의 상태로 남아있는 한반도의 위기에 대처하기를 촉구하고 싶습니다. 집권 초기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을 다짐하였으나, 그 후 어떻게 되었던가요. 봄날의 약속은 허망한 꿈이 되고 말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깊습니다.

역사의 비극을 잊지 말고, 대통령과 민주당은 한반도의 평화와 재통일을 위하여 새로운 역사적 변화를 실천하기 바랍니다. 지금 이때를 놓치면,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