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소환 임박...다른 정치인들 얘기 나오고, 조사 받게 되면 대선에 영향 줄 수밖에"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준일 시사평론가
지난 2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변론으로 이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평의를 거쳐 탄핵 심판만 선고만 남았다. 조기 대선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의힘은 극렬 지지자들 때문에 대선에 대한 언급을 못 하고 있다.
또한 최근 '명태균 게이트'가 다시 부상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주고 있다. 현재 정치권 상황에 대해 짚어보고자 지난 2월 26일 서울 을지로3가역 근처에서 시사평론가 김준일 씨를 만났다. 다음은 김 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현직에 복귀하면 계엄을 할까, 개헌을 할까?”
- 탄핵심판은 이제 선고만 앞둔 상황이죠. 12월 3일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거니까 3개월이 되어가는 데 현재 정치권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탄핵심판 최종 변론은 끝났죠. 탄핵이 인용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실질적으로 양당 모두 대선 모드로 들어갔죠. 다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대놓고 대선 준비를 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니까 약간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왜 어려울까요?
“왜냐하면 일부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해서 대통령이 돌아올 수도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 준비 한다고 말하는 게 어려울 수 있겠죠. 하지만 이미 여러 대선 주자가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이 대선 행보 하고 있죠. 더구나 이번에는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되는 상황에서 핸디캡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2017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있었는데 그때와 지금 여권에서 대응하는 게 다르잖아요. 탄핵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이탈해서 탄핵에 찬성하는 분위기였고 국민들도 압도적으로 탄핵을 찬성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시끄러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죠.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탄핵 트라우마라고 부를 만한 상황이 한 번 있기는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탄핵에 찬성했지만 결국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 아니냐는 인식들이 보수 진영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상계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굉장히 크죠. 또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 크죠. 때문에 지금 이렇게 스무스하게 가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되는 걸 돕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보수가 똘똘 뭉쳐서 탄핵도 반대하고 이재명 대통령 만드는 걸 막아야 하겠다는 정세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 탄핵심판 최후 변론은 어떻게 보셨어요?
“사람은 변하지 않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할 수도 있고 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언론의 주문이 나왔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할 거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본인이 생각하고 주장해 왔던 것들을 모두 모아 1시간 동안 지금 얘기한 것 같아요. 이것은 결코 본인의 탄핵심판에 도움 되지 않는 행위였다고 봅니다.”
- 그럼, 자포자기 상태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걸까요?
“물론 탄핵 기각되면 본인이 복귀해서 적정한 시간 안에 임기 단축 개헌 하겠다고 얘기 했어요. 그건 완벽하게 본인이 100% 파면될 거로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고 일말의 복귀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헌재에서 만약에 이걸 파면하지 않고 기각하면은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에 복귀해서 계엄을 할까요? 개헌을 할까요?”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3월 둘째주 유력...재판관 8인 체제 가능성"
- 계엄을 하겠죠.
“당연히 이 정도는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헌재가 인정해 준 거기 때문에 다시 또 계엄 해서 정치인들 싹 잡아들일 거라고 저는 봅니다. 헌재가 그런 판단할 것인가란 생각이 들고요. 결국 본인이 지지층에 끝까지 호소해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균열 내보려는 게 아닌가 해요.”
- 그럼, 선고는 언제쯤 나올까요?
“헌법재판관 전체 회의를 평의라고 부르죠. 평의를 몇 번 하느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 최후 변론 이후 11번의 평의해서 14일 만에 심판 선고가 났고요. 박근혜 대통령은 8번의 평의가 있었고 11일 만에 선고가 났습니다. 마지막 평의 한 다음에 2~3일 뒤 선고하거든요. 지금 상황에서는 3월 둘째주가 유력하지 않으냐죠. 그때쯤 탄핵 결정 되면 5월 초에서 5월 중순쯤 대선이 열릴 거예요.”
- 변수로 떠오른 게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선고 해요. 만약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하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면 변론 갱신 요구할 것 같거든요.
“일단 권한쟁의 심판에서 국회 쪽 손을 들어줄 거고 최상목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는 건 위헌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러면 최상목 권한대행이 위헌이라고 나왔는데도 임명 안 하기는 어렵고 마은혁 재판관이 임명되겠죠. 그럼, 윤석열 변호인단에서는 변론 갱신 해야 된다고 얘기 할 거예요. 다만 최후 변론까지 끝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마은혁 재판관이 스스로 회피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8인 체제로 선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2월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6%p 차로 앞서요. 하지만 24일 리얼미터에서 발표된 건 1.6%p 차이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는데 어떻게 해석하세요?
“정당 지지율은 아직 큰 의미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난해 4월 총선에서도 민주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결과는 국민의힘은 108석, 민주당은 170석 이상 획득했잖아요. 중요한 건 중도층이 어디에 좀 더 힘을 실어줄 거냐죠, 최근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나오는 건 중도층의 탄핵 찬성이 탄핵 반대보다 훨씬 높게 나오고 정권 연장보다 정권 교체가 훨씬 높게 나옵니다. 그런 걸 봤을 때 현 대선 판세로는 지금 야당 특히 민주당이 좀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 국민의힘은 현재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손절하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힘 대선 주자 중 1위를 하는데 윤 대통령이 파면되고 대선 국면 되면 윤 대통령과 선 긋기가 가능할까요?
“선 긋기 어려울 거예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국민의힘에 상당히 많아요. 그분들이 직접 나서서 ‘이건 헌재가 잘못된 거다’라고게 말하지 않더라도 많은 지지자가 그런 식으로 그분들을 따라서 움직일 것이고 두 번째는 대선 후보들도 극우에 가까운 분들은 그런 뉘앙스 띠는 말들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대선을 위해서 선긋고 싶어도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에요.”
"윤석열,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이기적인 사람"
- 윤석열 대통령이 옥중 정치할 거라는 전망도 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은 100% 옥중 정치할 거라고 보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로 당을 위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고 본인이 잘못을 시인했겠죠.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면회 온 의원들에게 국민 추천 후보 띄워서 대선 치러야 한다고 얘기한다잖아요. 결국 그건 본인이 후보를 점지해서 밀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국민의힘에서는 엄청난 내홍이 벌어질 겁니다.”
- '명태균 게이트'가 다시 떠올랐잖아요. 2월 10일 야 6당이 명태균 특검법 발의했지만, 재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폐기 가능성이 높은데, 정치권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일단 국민의힘에 친명과 비명이 있다는 우스갯소리 같은 얘기가 나오잖아요. 명태균과 가깝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당내 경선 중 명태균 게이트가 커지는 것이 본인들에 불리하지 않죠. 또 만약 수사 들어온다면 그 후보들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상목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민주당이 재투표 붙일 경우에는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요. 통과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의 분열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꼭 친한계만 이거에 찬성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게 이미 여러 후보에 줄 선 여러 의원이 있거든요. 김문수 장관도 명태균과 관련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김문수 장관에 줄 선 사람이 찬성표 던질 수도 있는 거고 당내 상황이 굉장히 복잡해질 거예요. 또 하나 김건희 여사 소환이 임박한 것 같아요. 김건희 여사 소환을 하면 다른 정치인들 얘기도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조사 받는 게 대선에 영향을 어느 정도 줄 수밖에 없어요. 다만 현재로는 대선 끝날 때까지 수사 결과가 나오고 기소까지 이루어질 것이냐는 의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결정적인 유착 관계가 나오지 않는 이상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사이 통화 녹취록이 나왔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이미 작년 10월 31일에 민주당에서 공개했던 윤석열 대통령 음성의 전체 분이잖아요. 이미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충격 받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이미 범죄로 비유하면 살인강도를 저질렀는데 절도 범죄가 더 드러난 격이죠. 그래서 이제 선거 개입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고 봅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도 선거 개입으로 징역 2년을 받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도 형사상 재판을 받을 것이고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 여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은 명태균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관련 사진 등이 나오잖아요. 홍 시장에 타격이 있을까요?
“이미 타격을 받은 상황입니다. 본인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진도 나왔고, 무엇보다 홍 시장 측근 중 최소 2명이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돈을 준 정황도 나왔습니다. 홍 시장이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겁니다. 다만 대선 국면에서 검찰 혹은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여파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민주당을 중도 보수로 규정한 건 선거용...부인할 수 없어"
-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비명계를 만나고 있어요. 당내 통합 행보로 보여요. 근데 일각에서는 당내뿐만 아니라 내란 세력 대 헌정 수호 세력 프레임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잖아요. 가능할까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죠. 하지만 개혁신당은 참여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전략은 맞지만 제대로 작동할 것이냐죠. 예를 들면 국민의힘에서 탄핵에 찬성하고 내란에 반대하는 유승민 전 의원 같은 사람들과 손 잡아야 하지만 유승민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에서 본인이 경선해야 하니 민주당의 손을 잡을 수도 없고 그게 달갑지도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건 현실에서는 작동하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그런 프레임을 지속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 그럼, 이재명 대표가 비명계 만나는 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효과가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없다고 보지도 않아요. 지난 대선이 0.73%p였잖아요. 그러니까 무조건 민주당 찍는 사람들 빼고 소위 말해 친민주당 성향의 중도층은 특정 이슈라든지 특정 후보의 호감도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가 1극 체제다’ 그리고 ‘비명횡사다’란 비판을 받아온 게 현실인데 그들과 만나 힘 합치는 모습 보여주면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됐을 경우 다른 후보 지지자들이 찍어줄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는 꼭 필요한 절차였죠.”
- 이재명 대표의 2심 선고도 3월 중 나올 것 같은데, 결과에 따라 대선에 영향이 있을까요?
“당연히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영향이 있겠죠. 하지만 거기에서 무죄가 나오든 100만 원 이상이 나오든 이재명 대표가 출마할 것이라는 사실엔 변함 없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1심과 같은 집행유예 징역형이 나옴에도 출마할 경우에는 비명들이 대거 출마하겠죠. 결국 그건 당원들의 판단 받아봐야 되겠죠.”
-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을 중도 보수로 규정에서 논란이죠. 선거용일까요?
선거용인 걸 부인할 수는 없죠. 근데 그게 사람들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게 받아들여지냐나 또 그게 득표에 효과가 있을 것이냐를 봐야 되는데 지금까지 나온 걸로 봤을 때는 모든 사람이 거기에 관심 갖게 하는 데 성공했어요. 그러나 득표에 있어서는 좀 더 봐야 되죠.”
- 그러면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게 기본 사회인데 그걸 포기한 걸까요?
“이 대표 본인도 얘기했지만 그걸 포기한 건 아니고 추진할 만한 여건과 우리나라 경제의 체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회복과 성장이 필요한 때라고 얘기했고요. 저도 어떤 인식에 동의합니다. 다만 작년 9월쯤 기본 사회가 당 강령에 들어갔고 한 6개월밖에 안 됐어요. 근데 바꾼다면 얼마나 신뢰할 만한 정치인이고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걸 설득해 나가야 되는 게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몫인 거죠.”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