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증거 인멸' 돼버리면 '탄핵 심리' 더 지연될 수밖에...'신병 확보' 필요"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정사상 3번째다. 찬성이 204표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 표결 전 210표 내외일 거란 전망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적었다.
탄핵 표결 후 정치권 흐름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18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근처 커피숍에서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을 만났다. 다음은 김 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한 행동은 역사에 길이 남을 아주 잘못된 행동"
-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통과 된 건데 어떻게 보셨어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죠. 저희가 2024년에 군권을 동원한 계엄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저는 그날 국회에 있었거든요. 정말로 군 앞발로 유리창을 깨고 군인들이 진격해 오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무서웠고요. 국회의원들이 빨리 모여서 해결 했는데도 군인과 경찰이 나가지 않는 모습 보고 ‘사단이 나도 큰 사단이 날 수 있겠다’고 많이 두려웠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정말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정말 민주화의 아주 큰 시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면 탄핵 소추안이 통과 됐을 땐 기분이 어땠나요?
“저는 1차 탄핵안 통과가 안 되었을 때 사실 너무 실망했어요. 왜냐하면 이건 여야 문제가 아니에요. 세상에 어느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총칼을 들이댑니까? 이거에 대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면 당연히 나서서 제지해야죠. 근데 이런 사람을 탄핵 안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게다가 윤석열 씨는 제2 제3의 계엄령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 상황에 1차에 국민의힘이 탄핵을 안 했다는 거에 저는 너무 충격 받았어요.
그래서 2차 때는 제가 1주일간 ‘이거 국민들께서 저 사람들 정신 똑바로 차리게 더 압박해 주셔야 한다’며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골든타임이다’라고 말씀 드렸었고 다행히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그날 여의도 근처에 200만 가까이 나오셨어요. 그래서 국민이 어떤 걸 원하는지를 보여주셨거든요.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들 일부도 찬성해서 탄핵하게 됐고 결국엔 국민의 승리였다고 생각해요.”
- 찬성이 204표 밖에 안 나왔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너무 실망스러운 거예요. 과연 정당이라는 것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예요. 자신들의 배지를 한 번 더 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구나 자신들이 같이 일하는 국민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다시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 상황을 보면서 결국 기존에 찬성하겠다는 의원 중에서도 일부 이탈 했고 또 국민의힘은 의총장으로 들어가서누가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일어나서 말해보라고까지 했어요. 이게 대한민국이냐고요 이건 북한이죠. 이번에 국민의힘이 한 행동은 역사에 길이 남을 아주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이거에 대해 윤상현 의원은 국민들께서 1년 지나면 찍어주더라고 했는데 아니에요. 저는 국민들께서 저 정당이 없어질 때까지 기억하고 하실 거로 생각해요.”
- 말씀하셨는데 탄핵 소추안 가결 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 한 명 한 명에게 탄핵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밝히라고 했다잖아요, 왜 그렇게 할까요? 완전 조폭이라는 비판도 있던데.
“그게 희생양을 삼고 넘어가려는 거죠. 그러니까 탄핵 찬성하는 의원을 배신자로 찍어서 날리고 자기는 또 돌아오려는 거예요. 아주 못된 짓입니다.”
"마치 제3자처럼 대통령 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은 안 된다?...뭐하는 짓들인가?"
- 탄핵 소추안 가결 후 한동훈 대표가 사과하긴 했습니다만 당차원의 사과나 반성은 안 나왔어요. 자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위헌 위법한 일로 탄핵 소추안 통과가 되었는데 사과와 반성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석고대죄해도 부족할 일이에요. 국정농단 당시 자유한국당은 ‘우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했잖아요. 이건 그거보다도 훨씬 심한 일이라고요. 솔직하게 얘기해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은 했지만 그래도 군대를 동원하지 않았잖아요. 군대를 동원하고 국민들에게 총칼을 들이대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요. 그렇게까지 잘못했으면 사과와 반성부터 해야죠. 근데 마치 제3자처럼 대통령 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은 안 된다라고 해요, 이게 뭐 하는 짓들입니까?”
- 탄핵 표결 후 친한계로 알려진 장동혁 최고위원과 진종오 최고위원이 사퇴했잖아요. 왜일까요?
“그만큼 한동훈 대표가 리더십이 없었던 거예요. 정치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거든요. 정치라는 건 같이 해나가야 되는 부분아죠. 친한계라고 불리는 의원들이 20명 정도 됐었어요. 근데 그 20명 중에 과연 찬성표 12표 나왔잖아요. 그리고 그중 친한계 의원이 아닌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면 결국 자기 편이라고 얘기했던 사람 중에 반도 그걸 못한 거예요. 그만큼 따르는 사람들에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고 보는 거예요.”
- 한동훈 전 대표가 16일 사퇴 기자회견 할 때 자기는 탄핵 찬성한 거 후회하지 않는다고 해고 했고 지지자들에겐 자기가 국민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탄핵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빨간 불에 신호등 건너면 안 된다는 거하고 똑같은 이야기예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탄핵을 왜 후회해야 돼요? 그리고 국민을 지키겠다고 하는데 지금 국민을 지키겠다가 아니고요. 그건 솔직히 얘기해서 자기 지지자들에게 자기 지켜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친윤계, 윤석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중요"
- 한동훈 전 대표가 돌아올 수 있을까요?
“저희도 사실 이번에 계엄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랐잖아요. 정치라는 게 사실 그때그때 잘 변하고 생물이다 보니 또 어떻게 장이 펼쳐질지 몰라요. 근데 중요한 건 한동훈 대표가 그런 기회 왔을 때 돌아올 수 있느냐 여부인데 본인이 보여줬던 명확한 단점들을 극복 해야지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은 친윤계가 장악한 것 같은데 이대로 갈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국민의힘에 더 이상 친윤계가 없어요. 친권력계만 남은 거예요. 이 사람들은 윤석열을 이미 버렸고 다음에 누굴 세워서 갈 건가만 벌써 생각하고 있어요. 이 사람들은 윤석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중요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친윤계라는 표현은 맞지 않고요. 친권력계의 사람들은 비대위원장으로 정치권에 없던 교수나 원로 아니면 자기네 중진 중에 계파색 여튼 사람을 데려올 거예요. 새 얼굴 마담 세워놓고 간판만 바꾼 채로 영업을 계속할 거라고 보는 거죠.”
-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윤석열이라는 사람 자체가 소환하게 돼서 수사 받게 되면 본인이 잡혀 들어갈 거라고 생각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너무 명백한 현행범이기 때문에 본인 입장에서는 안 가려고 버텼겠죠. 근데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게 본인이 1차 탄핵 투표 전에 뭐라고 그랬어요? 법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책임 회피 안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하고 이렇게 피하면 됩니까? 그리고 수사 기관들은 이걸 윤석열 대통령이 불응할지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하는 이유는 정식 절차 밟고 영장 청구해서 신병 확보하겠다는 거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계속 불응한다면 곧 영장 청구해서 구속시킬 거라고 봅니다.”
- 그러나 어쨌든 직무 정지는 됐는데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구속 어려울 거란 말도 있어요.
“근데 그거는 저는 좀 생각이 다른 게요. 왜냐하면 우리가 구속을 할 때는 세 가지 사안을 봐요. 사안의 중대성 그리고 도주 우려, 증거 인멸인데요. 사안의 중대성은 너무 완벽해요. 물론 도주 우려는 없어요. 그런데 증거 인멸 부분이 가장 심각한 건데요. 지금 이 사람이 대통령실에 있으면서 관련자들에 폐기해라고 했을 때 관련자들도 자기 무서우니까 폐기하겠죠. 근데 시켰으니까 한다고할 거 할 거란 말이에요. 그런 식으로 증거 인멸이 돼버리면 탄핵 심리가 더 지연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증거 인멸 더 이상 못 하게 신병을 확보하는 부분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준석 의원, 탄핵 빨리 되면 대선 출마 못해...생일 3월 31일이라 만 40세 안 돼"
- 탄핵 심판 결과는 언제 나올 거로 보세요? 헌법에는 최장 180일이지만 권고 수준이고 운 대통령 측에서 지연작전 쓸 거란 전망도 나오던데.
“윤석열 씨는 탄핵을 최대한 지연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탄핵 심판에서 지금 헌법재판관이 6명이잖아요. 한 명이라도 만약 반대 의견을 낼 경우에는 기각될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 새로 임명을 못 한다고 권성동 의원이 그러잖아요. 그렇게 해서 자기는 일일이 사실 관계와 법률관계 다 따지고 수많은 관련자들 재판장에 증인으로 세워서 하겠다고 얘기 하는 거예요.그러면 재판관 입장에서는 그걸 방어권 차원에서 인정 해줘야 돼요. 그런 식으로 재판 지연 시키면서 국민 여론을 돌리려는 수작인데 그렇게 마음대로 안 될 거예요.
왜냐하면 첫째, 생방송으로 군인들이 총 들고 국회 들어가는 거 다 봤고 국회의원 끌어내려고 했다는 게 증언 나왔잖아요. 너무 명확하고요. 두 번째는 국민적 여론이 다 잘못된 일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국힘도 계엄은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국민적 여망이 가득한 일인데 과연 헌재에서 아무리 법리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현실이라는 게 있죠. 만약에 윤석열 대통령 기각돼서 돌아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러워지나요? 그래서 저는 상식적인 판단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봐요.”
- 탄핵 소추안이 인용되면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받았잖아요. 때문에 이재명 대표에겐 사법 리스크가 최대 쟁점일 것 같은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관한 법률이거든요. 물론 일반인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적어도 정치를 하려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되는 법률인 거예요. 그래서 공직선거법은 사실 100만 원 이상만 벌금을 받아도 자격이 박탈됩니다.
이재명 대표 같은 경우 지금 1심에서 징역 1년을 받았죠. 공직선거법으로 징역 1년 받기 어려워요. 그런데도 1년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이재명 대표가 선거에사 한 허위 사실이 의도성이 있어 보이고 기존에도 그런 걸 반복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인 거예요. 2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그거에 대해서 만약 2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이 된다면 저는 민주당이 결정해야 된다고 봐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전 민주당에 훌륭한 후보들이 많다고 봐요.”
- 이재명 대표가 재판 지연 전략 쓰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굉장히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헌재 판단은 빨리 해야 된다고 하면서 본인 건 고의로 지연시키면 안 돼요. 고의로 지연시키는 게 지금 눈에 뻔히 보이잖아요. 만약 지연 오래해서 대선이 먼저 잡히면 본인에 대한 사법 판단이 나오기 전에 그 대선을 치를 수도 있게 되는 건데 그거에 대한 부담감은 국민이 다 가져가는 거거든요.”
- 이재명 대표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2심에서 무죄 받고 대선 출마라는 게 당당하지 않을까요?
“당당하죠. 그게 순리죠. 안 그러면 국민들이 굉장히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또 국민은 분열이 될 거예요. 근데 적어도 2심 판결이라도 나면 사람들이 ‘이거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서 이재명은 할 수 없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을 해야 돼’라고 한다면 또 그 사람들의 의지가 있는 거고요, 근데 그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표하게 되는 건 국민들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거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탄핵은 인용, 문제는 시간이 너무 걸릴 것...헌재, 빠른 판결 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
- 이준석 의원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된다면 대선 출마를 시사했잖아요. 아직 헌법재판소 결정도 안 나왔는데 대선 출마 얘기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건 조금 오해가 있어요. 무슨 오해가 있냐면. 이준석 의원 같은 경우 사실 탄핵이 빨리 되면 대선 출마 못해요. 왜냐면 생일이 3월 31일이라 만약 1월 말에 탄핵 의결이 나잖아요. 그러면 만 40세가 안 돼서 아예 출마를 못 해요. 그런데도 저희는 하루라도 빨리 탄핵하자고 해왔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대통령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 상황이 정리되는 게 중요했던 거예요. 그리고 이 상황이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됐으니 그럼 우리도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겠다고 이야기하는 수준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기회가 되는 상황일 경우 그렇게 얘기하면 더 안 되죠. 근데 우리는 아직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어요.”
- 앞으로 탄핵 정국에서 쟁점은 뭐라고 보세요?
“법률 전문가들 얘기 들어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사실 관계와 법률관계를 심하게 따지지 않았대요. 근데 이번에는 윤석열 씨 같은 경우 본인이 직접 변호를 하겠다부터 해서 자기를 아주 친위 하는 변호인단을 매머드급으로 꾸리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럼에도 저는 탄핵이 인용될 거라고는 안 봐요. 왜냐면 너무 명확한 부분들이 있어서요. 그래서 탄핵은 인용될 건데 문제는 시간이 너무 걸릴 거예요. 그런 부분에 대해 헌재가 국민들의 혼란 같은 걸 생각해서도 빠른 판결을 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