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욕도 아까운 이름 ‘윤석열’…오호 통재라, 애재라!

토요 시론

2024-12-07     박주현 기자

“윤석열의 어이없고 황당한 '대통령 놀이'를 더는 봐줄 수 없다.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그를 체포·구속해야 한다. 탄핵의 시간은 너무 길고 아깝다."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서, 광장에서 분노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절규하는 목소리가 43년 전 전두환, 8년 전 박근혜를 향해 외쳤던 그 함성과 흡사하다. 특히 광주를 피로 물들이며 무고한 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했던 ‘내란 수괴, 독재자 전두환’에 대한 피맺힌 분노와 무도한 통치로 인한 역사적 퇴행을 반세기 만에 다시 목격하는 듯하여 더욱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채 상병 억울한 죽음…기득권 ‘옹호’, 실체 덮기 ‘급급’하더니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는 윤석열.(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념과 정당, 종파를 떠나 한목소리로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국격을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윤석열을 향해 ‘퇴진’, ‘탄핵’을 주문하던 구호가 ‘체포’, ‘구속’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어떤 끔찍한, 상상 이상의 구호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예고된 바다. ‘검찰공화국’을 꿈꾸던 검사가 검찰 수장 자리에까지 오른 뒤 아무런 정치 경험도 없이 갑자기 자신들의 사익을 절대화하는 정치적 소명 없는 세력에 의해 자신을 인정해 준 정권을 배신하고 대선주자가 되어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던 때부터 암울한 기운은 이미 맴돌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참담하고 끔찍한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도 그는 어떤 반성도 없이 유가족의 아픔에 무신경한 채 자신과 주변들의 기득권을 옹호하며 실체를 덮기에 급급한 모습에선 권력의 뒤에 숨은 악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줬다.

무엇보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청와대를 버리고 이전을 강행했던 대통령실 관할 구 관내에서 무려 159명의 소중한 삶이 스러질 때 진상규명을 하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자 처벌을 회피해 ‘우리에게 국가는 더 이상 없다’던 한 맺힌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국민의 안녕과 생명을 멀리한 짧지 않은 지난 2년 반 동안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 외에도 의료대란을 일으켜 수많은 중환자들이 진료나 수술 시간을 놓쳐 거리에서 죽어가게 하고 있다.

게다가 실질적 대통령처럼 군림한다는 비판을 내내 받아온 김건희의 추악한 비리 의혹들은 대한민국 국격을 누더기가 되게 했다는 따가운 비판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되레 큰소리치며 항변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더니 지난 3일 밤 결국 정치인의 소명이나 대통령의 책무에 대한 이해와 지혜는 찾아볼 수 없는 윤석열이 무능하고 무도한 폭군의 실체를 드러냈다.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통치 능력도, 소통 능력도, 도덕성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그의 한계를 종합적으로 드러낸 막장 드라마 수준이었다.

독재적 발상 담은 비상계엄 선포, ’국격’ 추락…참담

'윤석열 퇴진 비상 촛불집회' 안내 포스터.(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 제공)

공정한 수사와 사법정의를 통한 자정 능력은 작동하지 못했고, 의혹 규명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엔 잇따라 거부권을 행사한 그가 대통령 자격에 흠집이 가고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국정운영에 한계가 드러나자 독재적 발상을 담은 비상계엄 선포를 택한 것이지만 오히려 그의 정치적 운명을 앞당긴 계기가 됐음이 아이러니하다. 많은 국내 언론들은 몰론 외신들조차 조롱과 비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외신들은 연일 윤석열과 대한민국을 등치시키며 국격을 떨어뜨리는 비아냥과 비난의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으니 이를 바라보는 현지 교포들 마음은 어떨까. 참담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을 것이다.

대략만 보아도 외신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미국의 CNN은 "한국의 대통령 계엄령 선포 결정은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dramatic) 결정 중 하나"라고 비판하며 "한국 국내 정치는 오랫동안 분열됐으며 크게 당파적이었으나 민주주의 시대 그 어떤 지도자도 계엄령을 선포하는 데까지 나아간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의 놀라운 움직임은 해방 후 독재 지도자들에 의해 발생했었지만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온 한국에 큰 충격파(shock waves)를 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심지어 영국의 가디언은 "절박한 도박이었던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자신의 권위주의적 태도에 대한 향수가 적어도 일부 남한 정치 세력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그의 판단이 틀렸음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서울의 봄’ 줄거리와 같은 ‘서울의 겨울’…언제까지?

'윤석열 탄핵과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들 모습.(사진 위, 아래) 

우리 주변의 일본과 중국도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현재 한국의 국정 운영이 한계에 다다른 것은 윤 대통령의 독선적인 정치 방식 탓”이라며 “비상계엄이라는 예상 밖의 조치를 취한 것은 야당의 공세에 몰려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힐난했다.

또 중국 반관영 매체인 중국신문망은 “계엄군이 총을 들고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체포하려 했다”며 "이번 한국의 계엄령 사건은 ‘서울의 겨울’"이라고 명명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기사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 <서울의 봄>과 줄거리가 같다”면서 “한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40여년 만인데 며칠 뒤에 그 악명 높은 12·12 군사쿠데타 45주년이 된다”고 비난했다.

국내에서도 대부분 지역에서 탄핵을 넘어 체포와 구속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다. 언론들도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비판 논조가 연일 일치되고 있음에도 그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을 무시하는 행태가 언제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을까.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모든 이들의 삶은 무너져갔고 그의 충동적이고 무모한 실패에 서민들의 삶은 괴멸되어 갔다’는 절규와 함성을 외면하며 도대체 무엇을 꿈꾸며 무엇을 더 바라고 있는 것일까. 그런 그에겐 더 이상 욕도 아깝다. 오호 통재라, 애재라!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