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쌈짓돈 논란’ 전북자치도 광고비, 뚜껑 열어보니 '역시나'…'집행 기준' 공개 시기마다 다르고 5년새 3배 이상 '급증', 특정 매체 편중 지급 등 문제점 '수두룩'
전북민언련 ‘전북자치도청 행정 광고 집행 기준과 현황 - 2019~2023년 광고비 집행 내역을 중심으로’ 공개
불투명성, 특혜성, 쌈짓돈 논란을 키워왔던 민선 8기 전북자치도의 언론사 광고비가 방만하게 집행되고 특정 언론사에 집중되는 등 주민 혈세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특히 김관영 도정 출범 전후 최근 5년 동안 24억원에서 77억원으로 3배 이상 광고비가 혈세로 집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 소재하지 않은 서울에 본사를 둔 언론사들에도 상당한 액수의 광고비가 지출되는 등 광고비 집행 기준 공개가 시기마다 다른 것으로 나타나 전북 지자체들의 광고 예산 투명성 확보와 합리적 집행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전북자치도를 통해 다시 한번 제기됐다.
전북민언련 ‘전북자치도청 2019~2023년 광고비 집행 내역’ 공개…지역 방송 3사 광고비 가장 높아, JTV 지난해 7억 넘어 부동의 '1위'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은 18일 ‘전북민언련 홍보예산보고서: 전북자치도청 행정 광고 집행 기준과 현황-2019~2023년 광고비 집행 내역을 중심으로’를 통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북자치도의 언론사 대상 광고비 집행 내역을 분석해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북자치도청 대변인실 광고비 집행 기준 공개는 시기마다 답변이 달라 불투명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또 2023년 77억원의 광고비가 지출돼 4년 전인 2019년보다 무려 3배가 넘는 24억원이 증가한 점이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행된 광고비 중에는 방송 매체가 단연 많은 가운데 도내 방송사들 중 JTV가 지난해 가장 많은 7억 1,900만원의 광고비를 가져갔고 다음으로 전주MBC 5억 5,850만원, KBS전주총국 5억 3,999만 9,997원으로 지역의 지상파 방송 3사가 한해 20여억원의 전북자치도 광고비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방송 3사 광고비 집중은 최근 5년 사이에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역에 본사를 둔 방송사 외에 서울에 본사를 둔 종합편성채널 및 전국방송 광고비 집행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 한해 YTN 4억 1,500만원, 연합뉴스TV 2억 8,000만원, MBN 2억 5,000만원, KBS 본사 9,760만원, SBS 7,500만원, 채널A 5,000만원, JTBC 4,000만원, TV조선 4,000만원 등의 순으로 광고비가 지출됐다.
방송 매체 집행 건수와 금액은 TV와 라디오 등을 언론사별로 합산한 금액이며 전북자치도의 방송 매체 광고비 집행 금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자치도청의 방송 매체 광고비 집행 금액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134억 4,000만원으로 전체 광고비의 41.8%를 차지할 정도다.
2019년 22억 1,000만원 집행되었던 방송 매체 광고비는 2023년 34억 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에 방송사들 중 JTV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22년 4,800만원이 증가했으며, 2023년에도 3,400만원이 증가해 3년 동안 총 7,200만원의 광고비가 증액되어 2023년에는 7억 1,900만원이 JTV에 집행됐다. 전체 방송 매체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전북지역 지상파 방송 3사의 평균 광고 단가는 KBS전주총국 2,454만 5,454원, JTV 2,396만 6,667원, 전주MBC 2,068만 5,185원으로 나타났다.
김관영 지사 출범 후 서울 종편 광고비 크게 증가…YTN 4억, MBN 2억 등 지역 일간지들보다 많아
2022년 민선 8기 김관영 도지사 출범 이후 종합편성채널 등 전국을 권역으로 하는 방송사에 대한 집행 금액도 매우 높아졌다. 2021년 지출이 없거나, 수천만원에 불과했던 해당 언론사들의 광고비는 2022년을 지나면서 수억원대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2023년 KBS 본사에는 9,700만원, SBS 7,500만원이 집행되었으며, YTN은 약 3억원이 증액되어 4억 1,500만원의 광고비가 집행됐으며 종합편성채널인 MBN도 2022년 2억원 정도 증액되어 2023년에는 2억 5,000만원이 집행된 점이 시선을 끈다.
반면 일간지 등 인쇄 매체의 경우 지난 3년 삭감된 건수는 많지 않았으며 삭감 금액 또한 크지 않았지만 방송사들과 금액면에서 비교되지 않았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인쇄 매체 3년 집행 건수는 2021년 43건에서 2022년 51건, 2023년 134건으로 늘어났지만 금액으로 보면 2021년 1억 3,000만원, 2022년 1억 9,000만원, 2023년 5억 9,000만원으로 증액됐다. 많은 인쇄 매체 수를 감안하면 방송 매체에 비해 금액이 월등히 적은 규모임을 알 수 있다.
14개 일간지들 중 지면 광고비 전북일보 5,500만원, 전북도민일보 5,000만원, 전라일보 4,200만원 순
그러나 전북지역 일간지들 중에는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에 광고비가 집중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3개 일간지의 광고 건수는 2019년 2~5건에서 2023년 9~12건으로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 증가했다.
금액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라일보는 2019년 500만원에서 2023년 4,200만원, 전북도민일보는 2019년 1,200만원에서 2023년 5,000만원, 전북일보는 2019년 1,700만원에서 2023년 5,500만원으로 집행돼 이들 3사의 광고비가 3~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전북자치도는 2023년에 지역 주간지를 대상으로 한 광고비 집행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새만금 잼버리’, ‘아태마스터스 대회’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 집행으로 분석됐다.
또한 언론 단체 및 협회에 대한 광고비 지출 금액이 상당하다는 게 이번 광고비 분석 중 특징을 이룬다. 2023년 전북기자협회는 총 4회에 걸쳐 협회보 광고 및 협회사 회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다이어리, 일명 기념품에도 전북자치도청의 광고를 수주했다. 전북PD협회도 매년 1회, 사진기자협회 전북지부도 매년 2회씩 광고비를 받고 있다. 광고 단가는 400~500만원 수준으로 지역 일간지 최상위권으로 책정되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매체는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온라인 신문, 유튜브, 인스타그램, 미디어랩, 광고대행사 등 모바일 및 PC광고 등이 합산된 금액과 건수를 분석한 결과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도정 홍보가 눈에 띄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인터넷 매체 3년 집행 건수는 2021년 352건, 2022년 382건, 2023년 375건으로 큰 변동은 없으며 집행 금액은 2021년 16억원, 2022년 16억원, 2023년 17억원 정도로 역시 큰 변동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유튜브를 활용한 광고 건수와 금액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유튜브 광고비는 2021년 2억 7,000만원에서 2023년 3억 6,000만원으로 금액과 건수 둘 다 증가했다.
통신사 중 '뉴스1코리아' 광고비 5배 이상 급증…원인은?
그러나 인터넷 매체 중 통신사에 지급하는 광고비 지급이 매우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뉴스1코리아 광고 금액은 2021년에는 1,660만원에서 2023년 8,340만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건수는 4건에서 17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 뉴시스는 3,660만원, 연합뉴스는 770만원의 광고비를 가져갔다. 이들 통신사 광고비에는 별도의 통신료와 종편채널 등 관계사 광고비는 제외한 내역이다.
이에 대해 전북민언련은 “뉴스1코리아만 광고비 비중이 5배 이상 급증하게 된 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뉴스1코리아는 한 달에 한 건 또는 두 건 정도 도청의 광고를 받고 있으며, 책정된 광고비도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이차전지 광고를 낼 때도 9월에는 500만원, 12월에는 700만원을 받았다. 12월에는 탄소융복합산업 광고를 220만원에 광고비를 책정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북민언련은 지역 일간지의 광고 금액에서도 기자협회 소속사와 비소속사 간의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전북민언련 관계자는 “전북기자협회 소속사인 전북도민일보, 전민일보, 전라일보, 전북일보, 전북중앙신문이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2023년 전북지역 일간신문 14개 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집행한 광고비 총액은 3억 8,100만원인데 이 중 전북기자협회 소속사인 5개 사에 집행된 광고비 총액은 2억 8,900만원이다. 이는 2023년 전북지역 일간신문 14개사가 받은 광고비 중 75.8%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지역 일간지들, 지면 외에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비 별도 챙겨…기자협회 소속사에 편중
이처럼 지역 일간지들은 지면 광고 외에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비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났으며 그 중에서도 기자협회 소속사란 이유로 금액이 단연 다른 매체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면 광고 외에도 지난 한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전북도민일보는 18건, 7,460만원, 전민일보는 14건, 6,150만원, 전라일보는 16건, 6,040만원, 전북일보는 12건, 4,990만원 등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가장 낮은 전북금강일보와 전북연합신문은 지난 한해 각각 330만원의 광고비로 큰 차이를 드러냈다.
이처럼 막대한 주민 혈세로 지급되는 광고비가 뚜렷한 기준 없이 차별적으로 집행되고 있음이 매년 전 매체 분야에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전북자치도부터 투명하고 공정한 광고비 집행 기준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