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540여년 주민들과 함께 해오다 지금은 홀로 마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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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박경민 기자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에 자리한 평화의 상징 '하제마을 팽나무'가 국가지정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공식 지정됐다.(사진=군산시 제공)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에 자리한 '하제마을 팽나무'가 국가지정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공식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31일 오후 2시 국가 지정 자연유산 천연기념물 지정과 대국민 홍보를 위해 현장에서 지정기념식을 개최했다. 

앞서 국가유산청과 군산시는 노거수인 '하제마을 팽나무'가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운 모양, 마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자연유산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 8월 5일부터 9월 5일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지난달 25일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데 이어 이날 천연기념물 지정 기념식을 가졌다.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는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7.5m, 수관폭 동-서 18.2m 남-북 22.7m로 지난 2021년 6월 전북자치도 기념물에 이어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또한 2020년 한국임업진흥원의 수령조사 결과 537(±50) 살로 측정돼 생장추로 수령을 확인한 팽나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제마을은 한때 2,000여명이 거주했지만 군산시설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떠나 현재는 팽나무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평화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하제마을은 한때 큰 마을을 이뤘지만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탄약고가 들어서고 계속되는 전투기 소음으로 시달렸다. 특히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에 의해 군산 미군기지 탄약고 주변 201.9만㎡가 안전지역권으로 설정되었고 국방부가 토지를 강제 매수에 나서면서 남아 있던 마을 주민 644세대가 떠나 현재는 팽나무만이 마을을 지키고 서있다.

이 팽나무를 지키기 위해 군산지역과 전국의 시민들이 모여 2020년 결성한 '팽팽문화제 조직위원회'는 천연기념물 지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직위는 "국가유산청의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군산시민들과 팽나무를 지키고 보존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행정에 반영된 결과"라며 "미군기지와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할 때 천연기념물 하제마을 팽나무의 관리와 보존은 매우 중요한 만큼 하제마을 대다수의 토지가 국방부 소유라는 점에서 천연기념물 등재를 계기로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존지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산시 관계자는 "군산의 자연과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유산 발굴과 보존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며 "앞으로 팽나무와 자연유산의 보존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