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무혐의, 정치적 결정...검찰 비호하는 집권 세력에게는 '봐주기 수사', 눈엣가시 같은 정치 세력이나 비판 세력은 '총량 극대화 수사'"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민변 검경개혁소위 위원장 이창민 변호사
지난 17일 서울 중앙지검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4년 6개월 만에 나온 결과다. 검찰은 이날 4시간 동안 김 여사 무혐의 처리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법무법인 검찰’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번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처리에 대해 전문가는 어떻게 보는지 들어보고자 법률사무소 창덕의 대표 변호사로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검경개혁소위 위원장인 이창민 변호사와 지난 21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검찰, 자신들을 비호하는 집권 여당 편에 설 수밖에”
- 지난 17일 서울 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내렸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법 집행 기관인 검찰이 정치적인 결정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만 보아도 피의자 김건희를 재판에 넘겼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죠. 검찰은 이번 정권 들어서 국민의 신뢰를 이미 잃었습니다. 이번에 피의자 김건희를 재판에 넘긴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검찰에 대한 신뢰는 회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검찰은 자신들을 비호하는 집권 여당 편에 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이번에 검찰이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리하면 정권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는 걸 모르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정무 감각이 없는 걸까요?
“검찰이 이번에 무혐의 처리하면서 오히려 용산 대통령실에 더 부담 주는 건 저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권이 바뀐다면 검찰은 개혁 대상이 꼭 될 것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차피 개혁 대상이 될 거 집권여당하고 같이 가는 게 좀 더 현명한 판단이겠고 갈 수밖에 없다고 외통수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만약 김건희 여사에 대한 기소를 해도 어차피 나중에 야당 쪽에서 검찰이 개혁의 대상은 이미 확실한 거고 여당으로부터도 정치 검찰이라고 공격받을 거거든요. 그러니 여야 모두 다 공격 대상이 될 바에는 자신들의 권력을 비호하는 세력에 편승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한 것 같습니다.”
- 17일 검찰이 브리핑을 4시간 동안 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피의자 김건희를 불기소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브리핑 4시간 했다는 것 자체가 기괴한 것이며 다분히 정치적인 쇼 한 것입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수사기관이 특정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4시간 이상 할애해서 브리핑했던 적이 없습니다. 그 내용도 전반적으로 전혀 설득력이 없었고요. 어쨌든 제 기준에는 검찰이 ‘우리가 얼마나 무능해’ 또는 ‘우리가 얼마나 봐주기식 부실 수사를 했는지 알아달라고 하소연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검찰 브리핑, 잘못된 브리핑"
- 조성원 서울 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확인된 증거관계 및 관련 법리를 종합할 때 피의자가 주범들과 시세조종을 공모하였다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직접 주식 거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금일 피의자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했다”라고 하던데.
“우선 설득력이 전혀 없습니다. 당시 피의자 김건희의 전 재산은 얼마인지 추정만 될 뿐 모르지만, 조성원 중앙지검 4차장 설명처럼 공모하였거나 범행을 인식하지 않았는데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17억 원을 선뜻 한 종목에 투자했죠. 또 범행을 인식하지 않았는데 통정매매 97번 중 피의자 김건희 계좌로 47번이 이루어졌고요. 범행을 인식하지 않았는데 그 결과 23억 원의 수익 난 것인데요. 어떤 국민이 이러한 설득력 없는 검찰의 논리에 수긍할까요?
하나 덧붙이면 우리 대법원은 피고인이 공모에 대해 부인하는 경우 간접 사실 또는 정황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공모를 입증하여야 하고, 전체 범죄에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공모에 대한 법리입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하여 2번 거액 투자를 하였는데, 첫번째 투자는 17억원 가량, 두번째 투자는 18억 원 가량 투자 했으며, 이 금액은 당시 김건희 여사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이렇게 거액을 시세 조정 하는 사정 모르고 투자했을리 만무합니다. 또한, 작전세력의 대화 내용과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물량 매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김 여사는 작전세력이 시세 조정 범행을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죠.”
- 검찰 주장은 김건희 여사가 전문적인 식견 없는 일반투자자로 보인다는 거 같은데.
“여기서 중요한 게 이 사건에서 주가 조작 범행에 대해 인식했다고 함은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적인 방법으로 주식을 조작한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지 구체적으로 주가조작 선수들이 어떠한 매매 기술을 이용하였는지에 대한 인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즉 전주 입장에서 선수들이 주가를 띄운다는 걸 인식하면 족한 것인데 마치 통장 거래의 구체적인 거래 수법을 알아야 이게 인식했다고 검찰이 접근했거든요. 그러니까 브리핑은 잘못된 브리핑이에요. 즉 전문적인 식견이 있고 없고는 전혀 문제가 안 되고 무관합니다. 주가 조작의 전주로서 가담한 것은 당연히 전문적인 식견이 있고 없고는 요건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아니고요. 그런데 저는 이 지점에서도 피의자 김건희가 어느 정도 식견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BW도 사고 오랜 기간 주식 거래 했고 주식으로 번 돈 기반으로 코바나 컨텐츠라는 회사 사장도 했어요. 그리고 한 번에 17억 18억 원을 두 차례에 걸쳐서 이렇게 크게 했단 말이죠. 이 정도면 꽤 시간 있다고 보입니다.”
- 검찰 주장은 김건희 여사 통장이 주가 조작에 이용만 당했다고 하잖아요. 그럼 23억도 김 여사가 가지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검찰 논리는 김 여사가 전문가에 위탁했는데, 그 계좌가 우연히 주가조작 범행에 이용된 것이고, 그 결과 이용당한 계좌의 주인인 김 여사는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한 투자자이기 때문에, 김 여사 입장에서 보면 정당한 투자 위탁에 해당하여, 그 수익을 환수하거나 추징할 수 없다는 논리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검찰 논리대로 이용만 당했다면, 검찰의 논리가 타당해 보입니다. 쉽게 말해 제가 그 시점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우연히 3억 투자해서 1년 뒤 7억이 된 것이면, 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관련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한 것이니, 나중에 시세차익은 제 돈인 것이죠.”
"선택적 수사와 기소로 정치에 개입"
- 검찰은 기소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할 정도로 작은 꼬투리만 있어도 기소하는 곳인데 이번에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 안 했잖아요. 변호사님 보기엔 어떤가요?
“제가 한번 쭉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우선 검사는 기소를 꼬투리만 잡고도 기소했죠. 사실 그게 정확한 지적인데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이번 사건이 검찰 기소 재량에 대한 오남용의 전형이죠. 특히 이번 정권 들어서 검찰이 하는 행태들을 보면 선택적 수사와 기소로 지금 정치에 개입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시점 기준으로 보면 검찰을 비호하는 집권 세력에게는 봐주기 수사 등으로 사건을 묻어버리고 눈엣가시 같은 정치 세력이나 비판 세력은 수사 총량을 극대화하여 수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언론의 수사 과정이나 수사 비밀 등을 흘려서 사회적 생명을 끊어버리고요. 그다음에 공판에서 공소장에 혐의 사실과 관련도 없는 자극적이고 직관적인 내용 낭독하여 다시 한번 판결 전인데도 마치 유죄임을 확정하는 듯한 보도를 하게 만듭니다. 그 이후는 재판이 길어지잖아요. 그러면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죠. 요런 전형적인 패턴으로 지금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 그럼, 변호사님이 검사라면 기소할까요?
“기소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근거는 너무 뻔한 말인데요. 통정매매 선수들끼리 주고받은 몇 분 뒤에 바로 똑같은 수량을 똑같은 가격에 매도 주문을 냈죠. 요거 하고 한두 푼 거래를 한 것이 아니에요. 제가 알기로는 1차 17억 원 2차 18억 원을 매집하는데 점주로서 17억 원 18억 원을 투자한 거죠. 자기 자산이 40~50억밖에 없는데 누가 그걸 또 투자해요? 그리고 수사를 제대로 안 했으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5천만 원 정도 다시 보전해 준 거 보면 원금 보전도 어느 정도 받은 것 같아요. 이건 걸 저 포함해서 조금만 관심 있는 국민이 다 알고 있어요. 즉 이건 뭐예요? 알고 했다는 거죠. 즉 뭐를요? 주식 띄우고 혹시라도 실패하면 돈을 어느 정도 물어준다 좀 보전해 주겠다는 약속도 있었을 수도 있고요. 어쨌든 주가를 띄우고 주식으로 재미 볼 수 있으니 17억 18억 투자한 거죠. 즉 이는 적어도 주가 띄운다는 점에 대해서 인식했다고 봐야죠. 이것을 우리가 법률 용어로 방조라고 하잖아요. 적어도 방조는 되는 거예요. 그러면 요 사실만으로도 바로 기소해서 재판받는 게 맞아요.”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심 판결에서 손 모 씨가 방조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았죠. 그러나 검찰은 손 모 씨와 김건희 여사는 다르다고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다르단 증거는 지금 2심까지 간 피의자들의 김건희에 대한 진술만을 듣고 다르다는 증거로 전혀 설득력 없는 말을 하는 것이고요. 다른 거 맞아요. 피의자 김건희 씨가 훨씬 더 주식시장에 영향을 많이 미쳤고요. 그리고 통장 거래 및 주식을 띄운다는 것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이 인식했다는 것은 저는 거의 확실합니다. 그 결과 김건희 씨 및 그의 어머니 포함해서 약 23억 원 이익도 얻었죠. 손 모 씨는 심지어 제가 알기로 손해 봤어요.”
"지난 정권 검찰총장은 윤석열 검사...총장 배우자 수사 제대로 되었을 리 만무"
- 5월에 검찰 인사가 있었잖아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교체됐는데 무혐의 처분에 영향 있었을까요?
“이 부분은 단언할 수는 없는데 그렇겠죠. 왜냐하면 송경호 중앙지검장이 있었다면 적어도 수사를 더 하는 척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니면 수사심의위원회 수심 위를 열던지요. 다만 중요한 게 결론은 같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 주장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기소 못 했다는 건데.
“제가 알기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서 그런 멘트를 쳤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바로 검찰이 정치적 결정 한다고 여야 모두 심지어 중앙지검장도 인정하는 것이겠죠. 검찰은 법 집행기관이고 공무원이고 수사기관인데 정권마다 또 동일한 사건을 다르게 결정한다는 것이야말로 검찰이 정치화되어 있다는 방증입니다.. 그런데 참고로 아시다시피 지난 정권의 검찰총장은 윤석열 검사예요. 거기에 그 총장의 배우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되었을 리가 만무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그 검사가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그 배우자에 대한 수사 과정을 전 국민이 유심히 지켜본 것일 뿐이죠.”
- 김건희 여사를 기소해도 기껏해야 집행유예 나온다고 하거든요, 왜 그조차도 안 받으려고 불기소했을까요? 어차피 감방 안 가잖아요. 집행유예도 유죄니, 욕은 먹겠지만 끝낼 수 있잖아요.
“맞아요. 기자님 말씀대로 기껏해야 집행유예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면 감방 안 가는데 뭐 하러 불기소 처분하냐죠.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뭐냐면 이 정권이 도덕성에 흠집이 나고 두 번째는 김건희 여사는 한 건이 아니에요. 또 다른 의혹들도 상당히 많잖아요. 그래서 재판을 여러 개 받아야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럼 둑이 무너져버려요.”
- 압수수색에 대한 논란도 있었죠. 검찰은 법원에 압수수색 신청했는데 기각당했다고 했지만 그건 코바나컨텐츠라는 게 알려지면서 거짓말했다는 문제로 번졌죠.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이건 아주 단순해요. 누가 보더라도 검찰은 피의자 김건희 말을 신뢰하였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범행을 부인하는 권오수 등의 말을 이번에는 갑자기 신뢰하여 김건희 무혐의 처분 근거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국민 입장에서 드는 의문은 강제 수사했냐고 물어볼 거 아니에요. 근데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대충 거짓말하고 넘어간 것입니다.”
"특검이 사실상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
- 그럼, 의도적으로 거짓말인 거 알고 했을까요?
“저는 거짓말인 거 알고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근거는 도이치모터스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 브리핑한 것이고 그거에 대해서 4시간 브리핑 했고 4시간 브리핑하려면 200페이지에 가까운 PPT 자료도 만들었고 레드팀 회의까지 다 거쳤잖아요. 그리고 하나 더 나아가서 국민의 엄청난 이목을 끄는 매우 중요한 사건에서 강제 수사를 했는지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못 한다고? 그건 있을 수 없어요. 이거는 의도적으로 그냥 두루뭉술하게 말한 거예요.”
-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언론 보도가 많았잖아요. 대부분 검찰이 흘린 거 같은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우선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이 언론에 흘리는 건 원칙적으로 매우 나쁜 관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 국한돼서 보면 이 사건은 일부 검사들이 직업적인 양심 때문에 흘렸을 수도 있고요. 반대로 무혐의 처분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살피고자 무혐의 처분한다고 지속적으로 예고하기 위해서 흘렸을 수도 있습니다.”
- 그럼, 이 사건 이렇게 끝나나요. 항고한다는 것 같은데.
“항고 대상은 맞는데요. 일단 항고도 검찰이 적정성을 심사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크게 기대는 안 되고요. 그리고 재항고 넘어서 재정 신청이 있는데 이 사건은 재정 신청 대상 사건은 아니기 때문에 재항고까지만 가능합니다.”
- 방법은 특검인가요?
“특검이 사실상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아마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