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코로나’ 와중에도 송지사 띄우는 신문들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 뉴스 톺아보기] 2020년 8월 25일(화)

2020-08-25     박주현 기자

'코로나19  n차 감염 확산 우려'

'병원·의료원 의료공백 현실화'

'힘세진 제8호 태풍 ‘바비’ 북상 중'

'수능 D-100일 카운트다운...깜깜이 대입전형'

8월 25일. 오늘은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음력 7월 7일 칠석(七夕). 칠석은 행운의 숫자 7이 겹치는 날이어서 길일로 여겨왔다.

'견우와 직녀가 까막까치들이 놓은 오작교(烏鵲橋)에서 한 해에 한 번씩 만난다'는 고대 설화에서 전래된 칠석.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이 맑고 푸르며, 햇벼가 익으니 사당에 천신하고 우물을 깨끗이 청소하고 우물고사를 지내기도 했다는 바로 그날이다.

KBS 전주방송 8월 24일 보도(화면 캡쳐)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확산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코로나 감염병과 폭염, 폭우로 인한 피해 확산에 이어 제8호 태풍 ‘바비’까지 북상 중이어서 칠석의 기운과 길조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

언론사들의 의제는 온통 코로나19 확산에 집중됐다. 3차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n차 감염 또는 깜깜이 전파 확산을 우려하는 기사들로 넘쳐났다.

이런 와중에 의료공백 현실화와 제8호 태풍 ‘바비’의 북상 소식까지 온통 우울한 뉴스들로 지면과 영상을 가득 채웠다. 상관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신문 사설들의 논조와 주장도 거의 일치했다.

전북일보는 ‘물 폭탄 이어 태풍까지 북상, 피해 예방 총력을’, ‘코로나19 재확산 막으려면 모두 협력해야’란 제목의 두 꼭지 사설에서 우려를 쏟아냈다.

특히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신문은 사설에서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참가자를 비롯해 일부 몰지각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 광화문 집회 참가자는 방역당국의 코로나19 검사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전북도민일보도 사설 ‘집단감염 확산우려 집회·모임 중단해야’에서 “전북지역에서도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집단감염을 불러올 수 있는 종교계 모임과 식사제공, 집회·모임·행사 등을 자제하고 감염병 차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설은 “코로나 19와 집중호우에 태풍까지 몰려오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바이러스 위기에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라일보 또한 사설 ‘코로나 재 확산 여기서 막아야 한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함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신속한 추적 검사에 당국과 당사자 모두 적극적인 협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전북신문은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엄정 대응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공동체의 안녕과 질서를 해하는 행위는 제재 받아야 마땅하다”며 “더 이상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관용을 베풀어서도 안 된다. 형사고발과 구상권 청구 같은 엄정한 대응도 당연하다”고 수위를 높였다.

JTV 8월 24일 보도(화면 캡쳐)

방송사들은 이런 와중에 전공의들이 진료실과 병실 대신 복도에서 피켓을 들고 파업하는 현장을 속보로 전하느라 분주하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지난 21일 인턴과 전공의 4년차가 시작한 파업에는 모든 연차의 전공의들이 참여하고 있다.

JTV는 "전북지역에 전공의가 있는 병원은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군산의료원, 예수병원, 남원의료원 등 다섯 곳으로 전체 전공의 391명 가운데 96%가 넘는 376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수능 100일을 앞두고 수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도민일보 8월 25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많은 대학들이 올해 입시요강을 변경하는 등 입시설명회도 취소돼 ‘깜깜이 대입전형’이라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전북도민일보가 이 문제를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다. 4면 ‘수능 D-100일 카운트다운 시작’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국 70여개 대학이 입시요강을 변경했다”는 기사는 “지난 22일 전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입시설명회가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면서 학생들은 홀로 공부하며 수시 정보를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원도 휴강이고 방학 중 자율학습도 취소돼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한 수험생의 말을 인용해 “수시 지원 등의 방향을 가늠하지 못하는 게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전북중앙신문 8월 25일 2면

이처럼 우울하고 불안한 뉴스들 속에서도 지역일간지들은 송하진 도지사를 지나치게 띄워주는 제목과 기사, 사진을 큼지막하게 배치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북중앙신문은 2면 톱으로 ‘수해특별재난지역 차등지정··· 송지사가 있었다’는 제목과 함께 송 지사 사진을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기사 리드에선 “송하진 도지사가 코로나 재 확산에 이어 최악의 물난리를 겪으며 ‘난세’에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전북신문 8월 25일 2면

톱기사 바로 아래에는 최훈 전북도 신임 행정부지사 사진과 관련 기사를 박스로 배치해 마치 도정 홍보지를 연상케 할 정도다.

전북일보는 3면 '송하진 지사,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결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또 전북도민일보와 새전북신문도 나란히 2면에 "특별재난지역 현실화 전국 추가 선포 결실", “특별재난지역, 읍면동 확대지정 결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송 지사 사진과 함께 칭찬 기사를 배치했고, 전민일보는 1면 톱기사로 다루었다.

전북지역 일간지들의 송하진 도지사를 띄우는 기사 내용들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했음이 지면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다음은 8월 25일(화) 전북지역 주요 신문과 방송의 1면 및 주요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도내 코로나19 n차 감염 속출 ‘초비상’

자치단체 재난관리기금 고갈 위기

전북 호우피해 특별재난지역 추가

송하진 지사,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결실’ -3면

[사설] 코로나19 재확산 막으려면 모두 협력해야 -15면

[사설] 물폭탄 이어 태풍까지 북상, 피해 예방 총력을 -15면

전북도민일보

코로나 공포감, 사람 만남 조차 겁난다

완주·진안·무주·장수·순창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힘세진 태풍 ‘바비’

“특별재난지역 현실화 전국 추가 선포 결실” -2면

도내 의료 공백 현실화 우려 -2면

수능 D-100일 카운트다운 시작 -4면

전라일보

간이 승강장 타지 유입객 검사 무방비

수도권발 ‘n차감염’ 확산

완주·진안·무주·장수·순창·임실(2곳)·고창(3곳)

수해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태풍 ‘바비’ 북상… 전북 비상체계 가동 -2면

새전북신문

동부권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코로나19 감염 걱정되지만… `보육 스트레스' 받는 맞벌이 부부

종교단체, 비대면 권고불구 75% '대면 예배'

“특별재난지역, 읍면동 확대지정 결실” -2면

전북중앙신문

도내 5개군 특별재난지역 선포

전북 코로나확진 76명 불안 확산

전북도민 서울방문때 마스크 안쓰면 과태료 낸다

수해특별재난지역 차등지정··· 송지사가 있었다 -2면

"도민 삶 개선 최선 다 할 것" -2면

전민일보

전북 5개군·5개면특별재난지역 지정

‘N차 감염’확산세 도방역당국 초비상

태풍 ‘바비’, 최대시속 216km 강풍 몰고 북상

KBS 전주방송

확진자 급증에 치료 병상 확보 ‘비상’ -24일

태풍 ‘바비’ 북상…전북, 모레 낮 최근접 예상 -24일

전주MBC

심상찮은 지역 확산세.. 추가 병상 확보 -24일

군산 2명, 전주 4명 코로나19 확진 잇따라 -24일

JTV

전공의 파업...장기화시 진료 공백 우려 -24일

방문판매업자 접촉 후 잇단 확진...누적 11명 -24일

교회 관련 감염 10명...75% 현장예배 강행 -24일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