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 전민재 선수, 파리 패럴림픽 기간 중 ‘연맹 임원 부당성’ 폭로에 전북장애인체육회 ‘묵묵부답’ 빈축…김관영 회장, 지난해 전 선수에 ‘올해를 빛낸 최우수상’ 수여 불구 ‘침묵’
이슈 초점
‘2024 파리 패럴림픽’ 기간 중 전북 출신 육상 국가대표로 참가한 전민재(47·진안군) 선수의 대한장애인육상연맹의 내부 문제점 폭로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지만 해당 선수를 적극 발굴·육성한 전북장애인체육회와 전북장애인육상연맹 등은 아무런 대응이나 목소리조차 내지 않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 전민재 선수는 지난 5일 새벽(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14초 95에 결승선을 통과해 7위를 기록한 후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히면서 “육상연맹 임원 한 명의 반대로 생활 보조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해당 기사]
‘2024 파리 패럴림픽’ 폐막 불구 전북 출신 ‘장애인 육상 레전드’ 전민재 선수 '현지 폭로', 여전히 '충격'으로 남아...관계기관·언론들 '침묵' 외면 '빈축’
전북 출신 ‘한국 장애인 육상 레전드’ 전민재 선수 "연맹 임원 반대로 생활 보조 지원 못 받아 불편" 폭로...충격·파장 '일파만파'
전민재 선수 “오로지 극구 반대한 연맹 임원 권한으로 내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아 불편” 폭로...‘파장’
전민재 선수는 이날 세계 각국의 취재진 앞에서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 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 할 수 없었다”며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 선수는 “연맹 측에서 사적으로 권력 남용을 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며 “지난 4월에 있었던 익산선수권대회도 생활 보조가 없어서 불참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맹(임원)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 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내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그는 "오로지 극구 반대한 임원의 권한으로 엄마가 생활 보조로 들어올 수 없었다. 연맹 측에서 사적으로 권력 남용을 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히기도 해 충격을 주었다.
이와 관련해 장성준 대표팀 감독은 이날 "국가대표 선수가 많다 보니 예산 문제가 있었다"며 "우리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해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도왔지만, 어떤 도움도 가족만큼 편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제기된 문제점과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또한 대한장애인육상연맹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에 선수에게 송구하다"면서 "예산 문제와 여러 상황 때문에 전민재 선수에게 생활 보조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진상규명과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전북장애인체육회 5명 국가대표 선수단 결단식 후 전민재 선수 폭로 파장엔 ‘무대응’
이 같은 상황인데도 전민재 선수를 선발해 출전시킨 전북장애인체육회와 해당 연맹은 아직까지 아무런 대응이나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 임직원들은 8월 12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전민재 선수를 포함한 5명의 전북 선수단을 격려하고 선전을 당부했으나 대회 기간 중 발생한 폭로와 파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이나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전북장애인체육회 회장은 김관영 지사가 맡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14일 전주 아름다운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제16회 전라북도장애인체육상 시상식에서 ‘올해를 빛낸 최우수 선수상’에 스마일레이서 ‘전민재 선수’를 선정해 상을 수여한 장본인이다. ‘전북장애인체육상 시상식’은 전북 장애인 체육발전에 기여해 온 지역 체육인의 노고를 격려하고 장애인 체육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수여해 왔다.
김 지사는 이날 “2024년도 1월 18일 새롭게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에 걸맞게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다 나은 훈련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고 강조한 바 있다.
김관영 지사, 전북장애인체육회 회장…”선수들 더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더니 침묵 일관
이보다 앞선 지난 2023년 7월 14일 전북장애인체육회는 김관영 지사(회장)를 비롯한 임원 21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해 전북을 알린 육상 전민재 선수를 비롯한 사이클 이도연·허윤정·김용기·김정빈 선수와 탁구 백영복·이근우 선수 등을 불러 격려했다.
이 때도 김 지사는 전북장애인체육회 회장으로서 “장애인 선수들이 장애의 한계를 극복하고 꿈과 희망을 위해 도전하는 것처럼 민선 8기 1주년의 성과를 토대로 도민의 응원을 등에 업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며 "새로운 전북, 특별한 전북’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파리 패럴림픽대회에 출전한 전민재 선수의 연맹에 대한 내부 고발 이후 아무런 대응이나 입장이 없다는 점에서 그동안 전북장애인체육회와 소속 연맹이 선수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관심보다는 가식적인 면이 많았음을 반증한 결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 장애인체육회 소속 관계자는 “전민재 선수의 파리에서의 폭로는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여전히 저조한 것도 문제지만 관련 협회와 연맹 임원들이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형식적으로 임기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언제든지 발생 개연성이 높다. 곪은 문제가 터진 것 뿐이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