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롤 전북] 남원테마파크 운영 중단, 손해배상 패소한 남원시...시민 혈세로 배상?/김제시 ‘오토 캠핑장’ 개장...120억원 넘게 투자하고 1년 넘게 ‘방치’ 논란/전주시 ‘드론축구 산업’, 민간 법인에 막대한 예산 쏠림...왜? -진단
[연중 기획] '패트롤전북jj' 2024년 8월 29일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패트롤 전북-전북언론 돋보기jj' 8월 29일 방송에서는 <남원테마파크 운영 중단, 손해배상 패소한 남원시...시민 혈세로 배상?>, <김제시 ‘오토 캠핑장’ 개장...120억원 넘게 투자하고 1년 넘게 ‘방치’ 논란>, <전주시 ‘드론축구 산업’, 민간 법인에 막대한 예산 쏠림...왜?> 등의 이슈를 놓고 진단했다.
이날 방송은 김로연 작가의 기획·섭외와 함윤호 앵커(언론학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해 토론을 펼쳤다. 다음은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토론의 주요 질의 내용과 답변 요지를 정리해 소개한다.
#남원테마파크 운영 중단, 손해배상 패소한 남원시...시민 혈세로 배상?
함윤호 앵커: 최근 남원시가 남원관광단지 민간개발사업 대주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단 이게 지금은 멈춰 있는 남원관광단지 내 모노레일 등 테마파크사업이다. 배상 금액이 무려 408억원이다. 어떤 내용인가?
손주화 처장: 2022년 개장해서 운영한 남원테마파크인데 최경식 남원시장이 취임한 이후에 발생한 남원시와의 지속적인 갈등과 경영난으로 이어졌다. 올해부터 영업을 중단했는데 이후에 4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빌려줬던 대주단이 남원시에 빌려준 돈을 대신 갚으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에서 남원시가 패소하면서 막대한 재정부담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지역 뉴스들에서 나왔다.
이 사업은 2017년 남원시가 광한루원 등을 중심으로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면서 모노레일과 루지, 집와이어 등 레저시설을 지을 민간 사업자를 선정한 데서 시작됐다. 2020년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기공식이 진행됐는데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참여해서 만든 특수목적법인이 남원테마파크(주)이다. 총 사업비는 당시 383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당시 모노레일 개장식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남원시와의 여러 가지 갈등으로 인해 연기되면서 지역사회에서 끊임없이 사업성에 대한 문제, 예산낭비 우려, 손해배상 판결 등이 뉴스가 되었다.
함윤호 앵커: 문제는 처음부터 사업성이 적절했느냐 하는 적정성이나 타당성이 문제가 없었는지, 아니면 운영을 하면서 발생한 문제인지?
손주화 처장: 이 사업이 개장하기 이전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지적됐다. (남원)시의회에서는 당시 남원관광개발사업이 환경영향평가도 피해가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2022년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전라일보에서는 당시 “시민들에게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질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JTV전주방송은 한옥마을 트램을 남원의 모노레일과 연관시켜 언급하면서 “새로운 교통수단의 파급 효과는 오래가기 어렵고 관리에 부담도 적지 않다”는 보도를 했다.
그 사이에 남원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수익성과 타당성 분석을 했는지에 관해 문제들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런 사업성에 대한 의문뿐만 아니라 이용객에 대한 분석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일보와 연합뉴스 등에서는 “중단은 예견된 수순 아니냐”는 지적의 보도도 나왔다.
함윤호 앵커: 법원의 1심 판결만 보면 400억원이 넘는, 408억원을 남원시가 갚아야 한다. 당시에는 이환주 남원시장이 3선을 했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최경식 시장이 당선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는데, 우선 1심 판결은 어떤 내용이었나?
박주현 대표: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22일 민간 투자 사업인 남원테마파크 조성 사업비를 빌려준 대주단 측이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남원시에 408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남원시가 대체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았고 시가 대출금을 보증하는 약정 역시 위법하지 않다”며 대주단의 청구 금액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남원시가 항소해 다툼을 이어갈 경우 연 12%의 지연이자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사업자인 남원테마파크㈜가 낸 1심에서도 남원시가 1억 7,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도내 자치단체들 중 수백억원의 민사소송에서 패한 건 매우 드문 일로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남원시 재정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은 물론 전임 시장 때 추진했던 사업인 만큼 현 시장과 전임 시장 간의 책임 공방도 치열할 전망이다.
함윤호 앵커: 그런데 그동안 남원시는 협약 사항에 독소조항이 있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걸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떤 내용인가?
박주현 대표: 남원시는 '주무 관청은 협약 해지 후 1년 안에 대체 시행자를 선정해야 하고 대체 시행자가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남은 재산 처분 등을 통해 대출 원리금을 대주단에 배상해야 한다'는 협약 19조를 독소 조항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남원테마파크㈜ 측이 처음부터 사업 성공엔 관심이 없고, 공사비 등으로 이익을 얻은 후 지자체 자금에 기대 대출금 상환 의무를 해결할 의도로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판부는 달리 해석했다. 즉 재판부는 "관련 협약을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묵과할 수 없는 하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볼 만한 사유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함윤호 앵커: 사실 우리지역 지자체가 이런 소송에 휘말린 경우가 있었나 싶고, 만약 이대로 확정된다면 남원시가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싶은데, 그래서 이미 2년 전 시민들이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한 일이 있었다고?
손주화 처장: 남원시민모임은 2022년 7월에 남원테마파크 모노레일 시설 등 민간개발 사업에 대해 공익감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남원시가 특정감사에 착수한 시기여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데 해당 내용을 보면 ‘시민모임은 감사청구서를 통해 "모노레일 민자 사업비(383억 3,800만원)가 적정한지, 지주회사 설립 경위와 배경은 투명한지, 설계자·시공자 선정은 공정하게 되었는지, 레일 설치 등 부실시공 여부는 없는지 등을 감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개장 후 남원시에 기부채납 될 경우 시민 부채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감사를 요청했다. 경영 악화로 부도가 나면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남원시 책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자본금이 적은 회사들이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가지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공 능력 등이 증명이 돼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왔고, 이런 논란들이 공익감사 요구로 이어졌다.
함윤호 앵커: 시민이 주인이다는 말이 있다. 이미 시민들도 많은 우려를 해온 사업이라는 건데 이환주 전임 시장 시절에 꼼꼼히 검토했을까, 하는 의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또 전임 시장에 이어 현 최경식 시장은 부실시공 등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살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아닌지,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는지?
박주현 대표: 자칫 전 시장과 현 시장과의 갈등과 알력 다툼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앞으로 얘기할 전주시와 김제시 등도 마찬가지만 각 지자체들이 민간사업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너도나도 추진하면서 말썽이 많이 발생한다. 남원테마파크도 사업 초기부터 PF로 진행되면서 부실 징후가 노정됐다. 특히 남원테마파크는 시설 업체가 자기자본 20억원에 PF로 405억원을 대출받아 완공한 놀이시설이다.
대단위 놀이시설이어서 찬반 논란도 많았던 사업인데 3선의 전임 시장이 이를 추진하고 현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이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감사가 이뤄지고, 법적 다툼으로 비화됐는데 결과적으로 남원시는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제시 ‘오토 캠핑장’ 개장...120억원 넘게 투자하고 1년 넘게 ‘방치’ 논란
함윤호 앵커: 행정의 수장이 가장 잘해야 할 두 가지 사안이 인사와 공사라고 하는데 특히 공사와 관련해서 살펴보고 있다. 남원시 외에도 김제시와 전주시의 두 가지 사례도 살펴보겠다.
먼저 김제지역 사례는 풀뿌리언론인 김제시민의신문과 KBS전주총국에서도 보도가 됐는데 김제시가 야심차게 조성한 캠핑장이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여러번 유찰이 된 가운데 마지막 입찰 결과를 남겨두고 있다. 여기서도 유찰이 되면 시가 직영하겠다는 것인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박주현 대표: 남원시의 놀이시설에 이어 김제시는 오토캠핑장 문제가 논란으로 대두됐다. 금구 대율저수지 오토캠핑장이 120억원 넘게 투자됐지만 1년 넘게 방치된 상태란 지적이 김제시민의신문에 의해 지난 26일 보도되면서 파장이 더욱 크다. 금구 대율저수지 오토캠핑장은 5만 3,698㎡(1만 6,272평) 면적에 국비 30억 5,500만원과 시비 90억 5,500만원 등 총 121억원을 넘게 투입해 지난해 6월 준공한 대규모 사업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사업은 공사 진행과 함께 관련 조례 제정과 민간위탁동의 등의 행정 절차를 동시에 진행했어야 하는데 절차가 지연되고 수탁업체 선정이 지연되면서 앞으로 이 문제가 혈세를 잘못 운영하는 대표적 사례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함윤호 앵커: 전국의 지자체들이 놀이시설에 이어 캠핑장 인기가 높아지니까 많이 추진하고 있다. 김제시도 많은 기대를 안고 사업을 추진했을 텐데 당장 운영자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자체가 캠핑장 운영을 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지역경제 유발 효과일 텐데 언론 보도를 통해 이 내용을 짚어본다면?
손주화 처장: 먼저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김제시민의신문은 "캠핑장은 이용객 대부분이 자신의 지역에서 물건을 구매해 오기 때문에 지역경제 유발효과도 미미한 실정이므로, 국비 지원 여부를 떠나 향후 효과 등을 분석해 캠핑장 개설을 신중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BS전주총국은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위탁 수수료가 비싸다"며 "캠핑장을 맡길 만한 민간업체가 없다"고 지적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적절한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이처럼 관광 트렌드가 가족 단위로 바뀌면서 지자체들이 2010년 이후에 관광시설을 본격화하려는 경향이 많았다. 남원의 경우도 이환주 시장이 2011년 취임 이후에 테마파크 개발 뿐만 아니라 외곽의 골프장이나 호텔, 드래곤관광단지 조성사업, 남원예촌사업 등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런데 작은 시·군 같은 경우는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자를 받는 민간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굉장히 많다. 따라서 지역에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을 계속해서 봐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독소조항이 협약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잘 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 ‘드론축구 산업’, 민간 법인에 막대한 예산 쏠림...왜?
함윤호 앵커: 계속해서 전주시 드론 산업과 관련해 전주MBC 보도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최근에는 드론축구 등 관련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캠틱종합기술원에 대한 지원 여부가 적절한지를 따져 묻는 내용이 나왔다. 어떤 내용인지?
손주화 처장: 지난 7월 드론축구 비자금 논란으로 비룻됐는데 전주시의회는 전주시가 직접 회계감사를 실시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그런데 캠틱쪽에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전주시는 적접 감사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캠틱쪽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캠틱이 어떤 기관인지 의문이 나왔고 전주MBC에서 관련 보도가 계속 나왔다. 8월 27일 보도를 보니까 민간인 듯 공공기관인 듯 캠틱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함윤호 앵커: 결론이 무언가?
손주화 처장: 전주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공공기관이라 짐작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지자체의 관리·감독과 인사권에도 비켜서 있는 민간법인이라고 보도했다.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드론축구 산업에 투입하는 전주시가 별도로 이 단체에 70억원이 넘는 혈세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함윤호 앵커: 시가 주는 막대한 보조금이기 때문에 예산지원이 바람직한가와 캠틱종합기술원이 운영하고 있는 체계를 잘 살펴보아야 할 텐데 전주MBC 외에는 다른 언론의 보도를 찾기 어렵다. 물론 전북의소리는 다루고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지?
박주현 대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을 하기 싫어서 그런 것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에서는 전주시에서 생산되는 드론축구공 5만개가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수출된다거나 수출이 완료됐다는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많은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이었지만 확인 결과 1,000개도 수출되지 않은 상황인데 언론은 오보에 대해 한 마디 해명도 없다. 또한 전주시가 민선 7기부터 추진해 온 ‘글로벌 드론축구 육성산업’을 위해 많은 혈세를 투입하고 있고, 특히 그 중심에 캠틱종합기술원, 대한드론축구협회, 국제드론축구연맹과 함께 드론축구 종주도시임을 선포하고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