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에선 민심에 심판 당하고 전당대회에선 당심에 심판 당해...민주당 전당대회 낮은 투표율, ‘어대명’ 때문"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최고위원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2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개원식도 열지 못하고 있다. 지금 국회는 21대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야권이 거대 의석으로 법안 통과시키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는 게 무한 루프처럼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 2개월에 대한 평가와 함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들어 보기 위해 지난 7월 30일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을 만났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윤 대통령, 오로지 본인 실정 덮기 위한 야당 공격 수단만 계속 쓰고 있는 것 같아”
-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지만 아직 개원식도 못 했어요. 22대 국회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예측했던 대로 가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강대강 대치를 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고 더더군다나 총선에서 엄청난 심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민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어요. 오로지 본인의 실정을 덮기 위한 야당 공격 수단만 계속 쓰고 있는 것 같아요.”
- 예전에는 원 구성 때문에 개원식이 늦어졌는데 이번에는 원 구성도 빨리 끝냈잖아요.
“원 구성은 빨리 끝내도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상임위가 많지 않아요. 국민의힘 상임위원장인 곳들은 대부분 다 안 돌아가고 있어요.”
- 왜 안 돌아가요?
“여당과 대통령은 국회를 돌아가게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계속 올라오는 법안들이 본인들의 치부가 드러나는 법안들이잖아요. 그런 거에 협조하기가 싫은 거죠. 무엇보다. 대통령과 여당이 하고 싶은 게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게 근본적 문제죠.”
- 일부러 안 하는 거라고 보는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해요?
“대통령이 일단 준엄한 총선의 심판을 받았고 거기에서 민심이 가리키는 대로 방향 전환 해야 되는데 본인은 방향 전환할 마음 없는 거잖아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대통령을 또 심판했잖아요. 결국에는 민심과 당심의 요구를 거부하는 모양새를 계속 보여주고 있죠.”
-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당원들이 모이니까 당원들에게 ‘우리는 똘똘 뭉쳐야 된다.’라는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 거기 갔던 거라고 봐요. 그리고 결과까지 보지도 않고 나가버렸잖아요. 결국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전당대회에서도 남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기 말만 하고 떠나버렸어요. 저는 그런 걸 보면서 이 사람이 국민의힘 자체를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정당이고 이 정당 활용해 세상을 바꿔야 하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자기 말 들어야 하는 하수인 정도로밖에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 그래도 전당대회 끝난 다음 날 바로 신임 지도부와 밥 먹었는데?
“이건 처음 보는 장면이었는데 보통은 당선된 지도부만 모아서 축하하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메시지 전달하는 게 일상적이고 기본인데 떨어진 사람들까지 다 불러보아서 27명이 모이는 거죠. 그건 위로하는 것도 아니고 환영하는 것도 아니고 되게 애매하게 봤어요. 거기에다가 대통령이 자리 배치 역시도 되게 좀스럽게 바로 앞에 대표를 둔 게 아니라 양쪽으로 원내대표와 대표를 동등한 위치에 놨더라고요. 원내 의원들에 의해서 뽑힌 분이 원내대표고 당원 전체 딱 뽑힌 사람이 당 대표인데 대표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어요.”
"총선에선 민심에 심판 당하고, 전당대회에선 당심에 심판 당한 상황”
-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어떻게 봤어요?
“국민의힘 당원들도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하고 있다고 봐요. 그럼에도 김건희 여사의 문자까지 등장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원했지만 결국 백약이 무효였잖아요. 결국 당원들을 설득하지도 못했고 그런 방식은 옳지도 않다고 해서 당원들이 대통령을 심판한 전당대회예요. 총선에선 민심에 심판 당하고 전당대회에선 당심에 심판 당한 상황이죠.”
- 김옥균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그 프로젝트는 당연히 진행될 거로 생각하고 그게 상식이에요. 왜냐면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니까요. 두 명의 당대표가 정상적 절차를 거쳐 뽑혔음에도 비정상적으로 물러났죠. 한 대표 역시 당연히 쫓아낼 거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런 시각일 겁니다.”
- 한동훈 대표, 대통령과의 7월 30일 만남은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과 비공식으로 만나고 사후에 알려지게 됐는데, 역시나 대통령의 워딩은 많이 나오는데 한동훈 대표가 무슨 말 했는지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일방적으로 말씀하시고,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던 건 아닌가 생각돼요. 그 만남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이나 김건희 여사 조사 관련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걸 어떻게 대응하자는 얘기도 없고, 티몬 위메프 사태나, 의료대란 문제에 대한 메시지도 없었지요. 실망스럽고요. 기껏 나온다는 이야기가 정책위의장을 유임시키라는 의도가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등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표는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행동이 다른 윤석열 대통령 상대하며 민심과 당심을 구현하는 데 있어 상당히 피곤한 일상 보내야 할 것 같네요.”
- 김건희 여사가 검찰 조사받았다고 하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검찰이 조사하겠다면서 검찰청으로 부르지 않고 대통령실이 정해준 그 장소에 들어가서 핸드폰 뺏겼죠. 저는 그게 검찰이 감금돼 있었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거예요. 거기서 무슨 제대로 된 조사를 받았겠어요? 이미 자기가 다 써놓은 것들로 가름하라고 하고 하고선 차 마시고 전화하고 있었겠죠. 그러니 한동훈 대표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더군요. 근데 말뿐이죠.”
- 이원석 검찰총장도 몰랐다고 해요.
“기강이 완전 무너졌고 저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지금의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어차피 공정과 상식 이런 것들을 지킬 수 없는 상태로 전락해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원석 총장은 검찰 해체 홍보대사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 지금 국정 문제가 김건희 여사로 모아지는 것 같거든요. 장·차관 인사에 김 여사가 개입한다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사람들은 여전히 궁금한 거예요. 전직 대통령도 검찰청에 가서 수사 받았어요. 이런 경우가 없거든요. 검찰을 출장 오게 해서 핸드폰 빼앗고 이 정도까지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장 차관 인사 이건 껌이었을 거라고 상상하는 게 일반적일 수밖에 없어요. 여전히 이 시점에서도 제대로 된 사과 안 하고 있고요. 자기의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있고요. 모든 게 다 남 탓이에요. 어느 국민이 속을까요?”
"한동훈 대표, 스스로 입법안 내지 않고 말로만 하는 이상 진정성 믿어줄 수 없어...먹튀 전략"
- 한동훈 대표는 대표 출마 선언할 때 채 상병 특검하겠다고 했는데 대표된 후 말이 바뀐 것 같은데.
“저는 한동훈 대표가 대표되기 전에는 대표 되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얘기 했으면서 말만 계속하지 실제로는 통신 기록 지워지고 있는 이 시점까지 시간 끌기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닌가 라고 의심합니다.”
- 한동훈 대표는 대법원장에게 추천권 주자고 하잖아요.
“먹튀 전략이에요. 스스로 입법안 내지 않고 말로만 하는 이상 진정성을 믿어줄 수 없죠. 그리고 지금 여당의 1호 당원인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여당이 그 사람을 지목하는 게 맞아요? 그러니까 여당이 대법원장으로 하든 어떤 변호사로 하든 그걸 여당이 정하는 게 맞냐고요. 결국 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은 거잖아요. 희생자 추모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책임이 있죠. 정치라는 가능성의 공간에서 제3자 특검법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협상은 열어놓고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채 상병 특검 두 번째 재의결할 때 이탈 표가 나왔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힘에서 확인했더니 오기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궁색하죠. 한동훈 대표 측에서 세 사람이 이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실과 친윤 그룹의 거대한 비토에 맞설 카드를 일부분 보여준 것 아닐까 하죠.”
- 민주당 등 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시작으로 여러 특검법 하려고 하는데 너무 특검 난발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지점은 민심의 파도를 정확하게 잘 볼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면 사람이 약을 먹어도 같은 약 너무 오래 먹으면 나중에 효력도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더 양을 늘리게 되고요. 현재의 수사기관이 진영에 따른 선별 수사를 대놓고 한다는 느낌 지울 수 없는 현실이기에 특검 수사가 필요한 것인데, 두 번 얘기하고, 세 번 얘기하고, 네 번 얘기하다 보면 이게 익숙해져서 무뎌질 수도 있다는 우려는 들죠. 결국 하나를 하더라도 마무리까지 완수하는 효능감을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 민주당은 전당대회 중이에요. 대표 후보 3명이 출마했는데 이재명 전 대표 지지율은 90%대 나와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똘똘 뭉쳐서 윤석열 정부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요인으로건 민주당이 분열된다면 그건 최악이거든요. 민주당은 똘똘 뭉쳐서 민생문제를 살피고 정부에 해결을 촉구하고 때론 대안도 제시해 가며 적절한 싸움 해야죠. 1인 체제니 하는 비판들은 나올 수 있다고 보지만 분열하는 것보단 백번 천번 낫습니다. 이번 전당대회가 윤석열 정부에 맞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판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민주당 전당대회 낮은 투표율, ‘어대명’이어서 그런 것 같아...결과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니까 투표 안 해도 되겠지 생각"
- 그런데 90% 넘는 건 공산당이나 가능한 것 아닌가요?
“이재명 대표가 이렇게 높은 지지율 받게 된 건 윤석열 대통령의 탓도 큽니다. 자신과 경쟁했고 대선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법의 올가미로 묶어서 감옥에 보내려고 2년 넘게 노력하고 있잖아요.”
- 지금 민주당에서 다른 목소리는 용납 안 하잖아요.
“저는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는데요. 예를 들면 금투세 관련해서도 찬성과 반대가 있고요. 그다음에 종부세 관련해서도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라고 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있어요. 그리고 당원이나 시민들, 또는 유권자의 지지 또는 선호도를 폄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더 건강한 사회개혁의 에너지로 만들 방안을 강구해가야죠.”
- 그러나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낮은데.
“그건 일단 같은 계열이라고 볼 수 있는 조국혁신당과 일정 부분을 나누어 받고 있기도 하고요. 최근까지는 국민의힘이 전당대회가 굉장히 주목을 많이 받았잖아요. 물론 민주당 스스로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은 강구해야지요.”
- 최고위원 선거는 어떻게 보세요? 최고위원 후보들이 자기가 뭘 하겠다는 말은 안 하고 자기가 이재명 대표와 친하다는 것만 얘기하는데.
“일반적으로 지금 당원 구조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확고하게 만들려고 하는 기류가 강하게 있고 이에 호응하는 말을 던지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자세히 보면 후보들별로 언론개혁, 국방 개혁, 집권플랜 등 자기 색깔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고 있던데요. 언론에서 더 다양하게 후보들의 목소리를 조명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 민주당 전당대회 투표율이 30%대인데.
“이건 ‘어대명’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벌써 결과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니까 사람들이 투표 내가 안 해도 되겠지 뭐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 그러나 30% 투표율이면 대표성이 있을까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정상적 체계 내에서 정상적 제도로 이걸 뽑은 것이기 때문에 대표성이 없으니까, 대표로 인정 안 한다고 수는 없죠. 그냥 민주주의가 투표를 모두에게 허용 해놨고 그걸 하고 안 하고는 유권자의 판단인 거예요. 투표율이 낮은 거에 대해 이거는 이재명 대표를 지지 안 해서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저 사람이 될 건데 내가 투표를 뭐 하러 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걸 완전히 다 깎아내릴 필욘 없죠.”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