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통합',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 생각은?...정동영 “갈등·분열 아니라 상생·발전 더 절실, 통 크게 가야” vs 안호영 “전주·완주 통합하면 '전북 불균형' 더 심해질 것”

KBS전주총국 ‘패트롤 전북’ 특집, ‘멍석토론-전주·완주 상생인가, 분열인가?‘ 5일 연속 방송 '주목'

2024-07-25     박주현 기자
정동영 국회의원(전주시병, 왼쪽)과 안호영 국회의원(완주진안무주, 오른쪽), 사진=KBS전주총국 '패트롤 전북'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전주·완주, 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연일 뜨거운 양 지역 정치권의 화두다.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는 전주시와 완주군의 행정구역 통합 건의서를 24일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힘으로써 통합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2014년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당시처럼 전주시의회와 완주군의회에 각각 찬·반 의견을 묻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완주군의회는 여전히 통합 반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설사 통합안이 통과되려면 완주군의 경우 유권자 8만여명의 4분의 1이 투표에 참가해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양 지역 통합 논의는 1992년, 1997년, 2009년, 2013년 네 차례 추진됐으나 매번 완주군민의 반대로 무산됐기에 완주군민들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5번째 전주·완주 통합을 위해 ‘특례시’ 카드를 들고 나왔다. 김 지사는 2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되면 특례시 지정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고, 도지사의 권한을 대폭 특례시로 이양해 더 많은 자율성과 다양한 발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 지사와 전북자치도의 이런 기대와 달리 완주군의회는 김 지사의 기자회견이 있던 날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서 통합의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처럼 난제가 산적한 양 지역 통합 논의에 물꼬를 트기 위해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패트롤 전북‘이 끝장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나서 이목을 끌어모으고 있다.

함윤호 KBS전주총국 앵커(사회)

’패트롤 전북‘은 ’멍석토론-전주·완주 상생인가?, 분열인가?‘란 주제의 특집으로 끝장토론회를 5일 동안 연속 방송해 주목을 끈다. 전주와 완주 양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을 초청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멍석토론'을 펼치며 상생 해법을 찾아 나선 방송 토론회란 점에서 유튜브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패트롤 전북‘이 특집으로 마련한 5부작 '멍석토론회'는 통합의 찬성 측 패널로 성도경 완주·전주상생네트워크 이사장(비나텍주식회사 대표이사)과 최명권 전주시의원(전주시의회 12대 전반기 행정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섰고, 반대 측 패널로는 이돈승 김대중재단 완주군지회 지회장과 이주갑 완주군의원(완주군의회 통합반대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사전에 4시간에 걸친 토론회를 5회로 나누어 방송하는 '멍석토론회' 4일 차인 25일에는 양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출연해 더욱 이목을 끌었다. 전주시를 대표해 정동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주시병)이 찬성론을 펼친 반면, 이제 맞서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이 반대론을 펼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음은 이날 방송에서 펼친 두 국회의원 토론 내용을 정리해 유튜브 동영상과 함께 소개한다. 이날 방송은 김로연 작가의 기획·섭외와 함윤호 앵커(언론학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안호영 의원 반대 토론

KBS전주총국 7월 25일 방송 동영상(유튜브 영상)

“전주·완주 100만 통합시 이룬다면 다른 시·군은 소멸돼 전북의 불균형 심해질 것”

함윤호 앵커(사회자): 완주·전주 통합에 관한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습니다. 먼저 완주·무주·진안 지역구의 안호영 국회의원을 연결하겠습니다. 안호영 의원님 안녕하세요.

안호영 의원: 네. 안녕하세요.

함: 의원님의 지역의 하나인 완주가 전주와 통합 이야기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먼저 의원님의 입장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안: 낙후된 전북을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전주·완주 행정통합을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전북의 국회의원으로서 누구보다도 전북발전에 대한 절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북을 발전시키는 길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주발전, 완주발전, 전북발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성급하게 진행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함: 예. 강경하고 확고한 입장을 지역구 의원으로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안호영 의원님, 그런데 찬성 측 논리도 있고 반대 측 논리도 있습니다. 찬성 측 입장에서는 ‘92개 자치단체들이 통합할 때 전주·완주 2개만 통합이 안 됐다’며 ‘이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더 많은 지방교부세 확보를 위해 통합은 당연히 가야되는 길이다. 그래서 100만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 전주·완주 행정통합으로 100만 도시가 된다는 주장인데요. 말은 그럴듯한데 현실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정통합을 하면 약 75만(명) 정도가 되는데, 어떻게 100만(명)이 된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거든요. 또 만일 전북 내 시·군 인구가 통합시로 몰려들어서 100만(명) 도시를 이룬다면 다른 시·군은 소멸돼 전북의 불균형은 심해질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전북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함: 예.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완주는 한몸이고 서로가 발전·상생하기 위해서는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대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안: 간단히 말해서 통합이 완주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반대 이유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면 통합하면 완주군 예산이 대폭 감소된다는 것입니다. 통합 전에는 완주군 1인당 예산이 약 850만원인데 통합 후에는 약 458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완주군민 10만명을 기준으로 10년 동안 계산해보면 약 3조원이 남는 예산이 줄어들어서 완주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거든요. 완주가 이렇게 손실을 보는데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통합만 강하게 밀어붙이니까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죠.

“완주군, 통합으로 3조원 넘게 예산 감소...인센티브는커녕 엄청난 피해를 입게 돼”

함: 1인당 GRDP가 군 단위 중에서는 가장 높은 완주군 입장에서 경제적인 측면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인데요. 예산을 1인당으로 따져 봐도 850만원으로 전주시 1인당 예산보다 훨씬 많다는 입장이군요. 그런데 청주·청원 사례가 전주·완주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많이 하는데 반대대책위원회에서는 그래서 청주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청주·청원 통합 이후 발전은 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안: 통합과 관련해서 인센티브가 있다고 하는데요. 인센티브는 법에 따르면 보통교부세액의 연 6% 지원금을 10년간 지원한다는 건데요. 전주·완주를 통합할 때 이 지원금이 약 3,300억원이 됩니다. 그렇다면 통합으로 완주만 3조원 넘게 예산이 감소되기 때문에 사실 인센티브는커녕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는 거죠. 청주 같은 경우 통합 후에 인구가 약 2만(명) 정도 늘고, 발전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 통합 전에 식약처하고 관련 기업이 이전한 효과라고 보아집니다. 또 창원시의 경우에는 통합할 때 109만(명) 인구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9만명 가량 감소했거든요. 결국은 경제 발전과 인구 증가는 행정통합이 아니라 전략산업의 발전에 달려있다고 봐야 합니다.

함: 행정통합보다는 기능적·경제적 통합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결국 유희태 완주군수와 비슷한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기득권의 이해를 따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지적, 정치권들이 합의만 이끌어 낸다면 통합은 얼마든지 이끌어 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들에 대해서 3선의 안 의원님께서는 어떤 생각이세요?

안: 몇몇 정치인들에 의해서 통합이 결정된다는 것은 그 발상부터 위험합니다.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의 뜻입니다. 전북발전을 바라는 도민의 뜻을 실현시키는 것 역시 정치인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완주, 전주, 전북 어느 한쪽도 손해 보지 않고 모두가 상생 발전하는 새로운 상상, 담대한 구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전북의 권역별 균형발전을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주·완주·익산이 인구 100만의 중추 도시권인데 이곳을 경제통합시키는 100만 경제권, 전북형 메가경제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중추 도시권을 관통하는 서울의 한강처럼 만경강을 중심으로 전주의 탄소산업, 완주의 수소산업, 익산의 식품산업을 연계시키고 교통망을 연결하는 만경강 경제권을 만들고, 그것이 다른 권역의 발전을 기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민들과 함께 논의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함: 예. 유일한 우리 지역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잘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 네. 감사합니다.


정동영 의원 찬성 토론

KBS전주총국 '패트롤 전북' 7월 25일 방송 동영상(유튜브 영상)

“갈등·분열 아니라 상생·발전 더 절실...통 크게 가야 미래 보인다”

함윤호 앵커(사회자): 자 이번엔 전주·완주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계신 분이죠. 전주병의 정동영 국회의원을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정동영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의원: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함: 우선 정동영 의원님 생각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정: 최근에 대구시장하고 경북지사가 만나서 대구·경북을 하나로, 더 큰 광역단위로 한다는 것 아닙니까. 메가시티로. 그래서 '대구경북시티'라는 이름을 짓는다는 것인데, 저는 그것을 보고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야, 다른 동네는 이렇게 달려가는데 우리는 눈 앞 작은 목전의 이해관계에 붙잡혀서 앞으로 못 나가는 구나 하는 답답함과 부러움이 교차했습니다.

: 글쎄요. 그 말씀에는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가 더 크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 광역지자체 조차도 통합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시·군간의 통합도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하는, 아마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정: 갈등, 분열이 아니라 우리는 상생, 발전이 더 절실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경상남도나 충청남도나 충청북도만 돼도 이렇게 절박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둘러 봐도 우리 뒤에는 없습니다. 우리가 꼴찌입니다. 인구는 줄지요, 경제력은 최하위지요, 앞으로 비전은 없지요, 전망은 안 보이죠, 이 정권은 전북을 홀대하죠, 그럼 어디로 가야합니까. 결국 우리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도시와 농촌 복합 지역이 92개가 있었는데요, 90개가 다 합쳤습니다. 30년 전에 다 합쳤어요. 우리 지역에도 옥구군이 군산시와 합쳤고, 이리시가 익산군과 합쳤잖아요. 천안·천원, 대구·달성, 경주·월성, 여수·여천 등 전국의 92개 중 90개가 합치고 한 개 군, 한 개 시가 남았어요. 통 크게 가야합니다. 통 크게. 대구·경북이 광역 단위로 하나로 뭉치는 판인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내부에서 이런 작은 목전의 소우리를 가지고 다투는 이런 모습이 바깥에서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KBS가 이런 끝장토론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함: 그래서 단도직 입장으로 이렇게 여쭙겠습니다. 통 크게 가야한다는 말씀 하셨는데, 주민들이 통 크게 가야되겠니까, 기득권이라고 하는 정치권이 통 크게 가야 하겠습니까? 솔직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 핵심 말씀입니다. 핵심이지요. 결국은 권력을 가진,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현역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나 다 권력 즉, 기득권이잖아요. 두 분이 제일 중요합니다. 완주에 걸려 있는 현수막도 ‘희생을 강요하는 희생 결사 반대’인데, 희생이 아니라는 게 확인되면, 상생이고 전북을 키우고 꼴찌 탈출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면 단체장님이나 국회의원님이나 판단을 달리 하시리라 생각하고, 이런 면에서 지금 안호영 의원님이나 유희태 군수님이 깊이 있게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유희태 군수님과 김관영 지사님과 제가 셋이 만나서 막걸리도 한잔 하면서 전북의 미래, 완주·전주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구요. 또 며칠 후에도 안호영 의원님하고 김관영 지사님하고 셋이 만나서 그런 자리를 가질 예정인데요. 이걸 풀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달팽이처럼 움츠러드는데 어떤 기회가 생기겠는가?...새만금특별시, 전주·완주 통합시부터 시작해야”

함: 많은 노력들을 진심과 절실한 마음으로 하다보면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완주군 내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면 그러질 못합니다. 그렇다면 기존 세 번과 달리 무엇을 준비해서 양보가 아니라, 흡수가 아니라 서로를 위한 상생 차원에서 전제가 돼야 된다고 보시는지, 그 핵심 과제를 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 그 거울이 청주·청원입니다. 청원에서도 반대가 심했어요. 그래서 상생발전협회를 만들었는데 청주에서 10명의 대표를 만들어 내고 청원에서 2배인 20명이 모여 30명이 아주 진지하고 깊이 있는 토론을 해서 70여 가지의 실행과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에 이걸 접목해 보니까 70여 가지 중 1가지 빼고 69가지가 다 실행이 됐다는 거죠. 지금 청주·청원이 통합되고 제일 상전벽해 된 곳이 청원지역입니다.

청원이 완전히 중부 내륙의 중심으로 떠올랐어요. 청원의 경제가 대전이 됐어요. 청주와 대전이 접경이거든요. 완전히 대한민국의 중부권의 중핵으로 변해가고 있는데요. 전북은 어디서 시작해야겠습니까? 새만금특별시, 전주·완주 통합시 여기서부터 우리 스스로... 하늘이 돕는 자는 스스로 돕지 않았요? 우리 스스로가 달팽이처럼 움츠러드는데 어떤 기회가 생기겠습니까? 간절한 마음입니다.

함: 예. 알겠습니다. 그럼 민주당 당론은 지금은 희박하다고 봐야 하겠습니까?

정: 의원님들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농촌지역과 산악지역 의원님들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인구소멸, 지방소멸 등 여러 가지 어려운데 전주로 흡수되면 우리는 또 더 못 산다는 피해 의식이 있는 데 이것 역시 잘못된 전제이고 생각입니다. 전북 전체의 파이가 커져야 나눌 것도 있는 것이지 전북 자체가 쪼그라드는데 무슨 희망이 있습니까? 좀 더 눈을 높이 들어서 발밑을 볼 것이 아니라 하늘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통 크게 전북 정치인들이 가야합니다.

함: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 감사합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