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출입처 기자들의 '술자리 간담회'와 '프레시안 기사'에 대한 유감
손주화 칼럼
전북지역 국회의원과 전북도의원들, 여기에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단 일부 기자들이 함께 수해재난 피해 속 술자리 간담회를 보며 여러 의문이 든다. 먼저 이게 공식 간담회라고 하는 것부터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왜 하필 이날 공식 간담회를 한우전문식당에서 술자리를 겸한 저녁 식사자리로 정한 것일까?
또 지역 국회의원은 재난 피해가 속출한 날 술자리를 강행하고 엄지척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프레시안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한 금액을 업무추진비로 쪼개기 결제를 했다고 하는데 기자단은 왜 만류하지 않고 같이 어울려서 낮은 재난 감수성을 드러내고 청탁금지법 논란까지 불러 일으킨 걸까? 언론 보도 이후에 비용을 각출해 송금하고 취소하면 도민들의 의혹만 키울 뿐이라고 생각은 안 해봤을까?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단의 '도민 무시' 행태와 거듭된 '논란 야기'
결론부터 말하면 도민들을 향한 사과는 당연한 것이고 책임을 분명히 해야할 사안이다. 더욱이 지역 언론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무보도 상태라니 더욱 충격이거니와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단은 선심성 광고 논란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를 어떻게 봐야할까? 지난 6월 전북자치도 대변인실이 연수 빌미로 선심성 광고 논란을 발생시켜 이에 대한 해명과 진상조사를 요구한 시민사회단체들에 “해명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해명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으로 '도민 무시' 행태를 보였던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단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기자단은 각성해야 한다.
또 다른 아쉬운 대목이 있다. 이번 '물폭탄 한우회식' 보도를 연속으로 내보낸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18일 '기자의눈'이라는 코너에서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의 SNS 글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운운했다. 그건 바로 필자를 지칭한 것으로 충분한 해석이 가능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레시안의 이 기사는 매우 유감이다. 언론사는 결국 기사와 보도로 자신들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10일 밤 11시경 나온 프레시안의 일명 ‘물 폭탄 한우회식’ 1보는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이 이미 자신의 SNS에 공개적으로 '정읍·고창 도의원과 전북기자단과의 만남(‘24.7.10)'이라고 올렸음에도 프레시안 해당 기자는 단체 사진에서 기자단만 모자이크 처리했을 뿐 아니라 기자들의 동석 사실도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11일 오후 2시경 페이스북에 “기사에서 언론만 제외하고 문제를 지적하니 시민들이 언론카르텔 운운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썼다. ‘프레시안=언론카르텔’이라는 뜻이 아닌,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하니 시민들이 언론카르텔 운운하는 것이라는 보도 행태를 얘기한 것이었다. 이걸 '프레시안=언론카르텔'로 이해한 건 필자도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날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 다른 기자에게 전화가 와서 "기자단 문제를 이후에 언급하려고 했다", "알고 보니 그 자리에 언론인이 있었다는 내용으로 2보에서 다루려고 했는데 그런 의도를 몰라줬다"는 항의를 했다. 언론 보도의 기법 중에 '나눠 찍기'라고 표현했다. 이미 보도한 기사를 놓고 얘기하는데도 자신들의 의도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했다. 숨겨진 향후 보도 계획까지 파악해서 비평해야 하다니 고된 직업이다.
일부 사실 빼고 보도한 기사를 비판한 것인데...'나눠 찍기' 취재 기법이라니, 이해 안 가
그리고 이게 무슨 취재 기법이란 말인가? 일부 사실은 빼고 보도한 것이지. 아니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거나. 이걸 취재 기법이라고 말하는 건 여전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고연차 기자들이 이렇게 말한다는 건 최근 이러한 보도 행태가 시민들에게 매우 비판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씁쓸했다. 보도 감수성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덧붙여 얘기하면 '팩트를 확인하느라 늦었다'거나, 프레시안 기자의 항변대로 '기자단에 대한 건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해서 1보에 담지 못했다'고 했는데 문제는 이후 나온 보도의 사실 관계도 우리 단체가 확인한 것과 일부 달랐다. 확인하다 보니 보도된 것과 사실 관계가 달라서 전북민언련과 전주시민회의 공동성명 발표가 늦어졌다.
프레시안 보도 중 언급한 참석 기자 수도 도의회 출입기자단 간사가 밝힌 바와 다르고, 기자단이 나중에 비용을 일부 보냈다는 내용도 거론되지 않았다. 도의원이 업무추진비로 후 결제 했던 금액을 현금으로 바꿔 결제했던 게 기자단에서 비용을 보내와서 그렇게 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지 않다. 이 모든 과정이 11일에서 12일 사이에 진행되었는데 그 내용은 없다. 1보에서 언급한 김영란법 위반을 논하려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취재했어야 하는데 18일까지 16편 쯤을 낸 프레시안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추가적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물폭탄 간담회' 참석 기자단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프레시안 기자의 말은 그래서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 이미 대중에게 공개된 간담회 사실 중 정치인들은 공개하고 기자단만 모든 정보를 뺀 건 이유가 뭔가? 정치인들이 수해 상황에서 술을 겸한 회식 자리를 가진 건 큰 문제고, 간담회 대상인 기자단은 문제가 아닌가? 내가 볼 땐 술자리에 동조한 기자단이 더 큰 기삿감이다. 정확한 동석 인원이나 금액 등은 나중에 보도했어도 된다. 1보에서 ‘기자’라는 단어만 언급되었어도 SNS 비판은 나갈 일이 없었다.
게다가 프레시안이 ‘면피성 성명’이라고 언론감시단체를 비난했는데 그건 앞뒤 상황을 모르고 한 지적이다. 주말이 끼어서 틀린 보도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느라 늦어졌을 뿐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2023년 완주군청과 완주군 출입기자단과의 공식 간담회 폭력 사건을 돌아보자. 해당 자리에 기자단에 소속되지 않아 초대받지 못한 인터넷 신문 관계자 A가 술에 취한 채 찾아와 문제를 제기하며 폭력으로 번진 사건이다. 당시 전북민언련은 성명을 내어 '출입기자단 중심의 견고한 카르텔'을 지적했다. 또한 '브리핑룸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이 사명 다하도록 언론에 대한 감시, 비판, 견제, 발전적인 대안 제시하는 시민운동 폄훼하지 말 것
여기서 거론된 인터넷신문 관계자는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 소속이었다. 당시 위 사건에 대해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기사화하고 출입기자단 문제를 공론화시켰는가? 2018년 프레시안 소속 관계자가 전북민언련 사무실에 찾아와서 상근 활동가에게 상해를 입힐 것처럼 협박하고 이후 협박죄가 인정되어 벌금을 낸 것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를 했었나?
아무튼 우리는 우리 호흡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의 민주화와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이 사명을 다하도록 언론에 대한 감시, 비판, 견제,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운동단체다. 개인의 SNS 글을 비판하고 문제 삼는 것은 좋지만 오랫동안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해 온 언론시민사회단체를 싸잡아 비방하거나 편견으로 바라보며 폄훼하지는 말아줄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
/손주화(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