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낙원 '보타니아'...민간인이 섬을 사서 이토록 아름다운 '관광명소'로 만들다니, 가는 곳 마다 '감탄'이 절로

거제도 '외도' 여행기(2)

2024-07-14     김미선 시민기자
외도 '보타니아' 정원 모습.

30여 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모처럼 가족들과 국내 여행을 떠났다. 우리 가족이 1박 2일로 함께 떠난 곳은 경남 거제도의 외도(外島)란 섬이었다. 홀로 떨어진 섬이라 외롭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지만 주변에 해금강을 끼고 있고 섬에는 볼거리가 너무 많아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많아 대표적인 풍경들을 정리하다 보니 한 편으로 부족할 것 같아 두 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사진들 위주로 정리한 글이니 독자들도 부담 없이 보아주길 부탁 드린다. 낯설지만 왠지 마음 속에 누구나 간직하고 싶은 외로운 섬, 외도를 향해 함께 떠나보도록 하자. /필자 말

 


외도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반겨주는 '보타니아' 식물원.

거제도에서 약 4km 떨어진 섬 외도에 드디어 도착했다. 오전 11시쯤 되었는데 선장은 오후 1시30분까지만 외도 관람을 허용했다. 2시간 30분 동안 대충 섬 한 바퀴 둘러보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내렸는데 웬걸, 배에서 내리자마자 ‘보타니아’가 가장 먼저 우릴 반겨 주었는데 눈을 잠시도 한 곳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

보타니아는 ‘식물 낙원(botanic+utopia)’이라는 조어라고 한다. 고 이창호·최호숙 씨 부부가 1973년 이 섬을 사들여 꽃과 나무 등을 심고 가꾸어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민간인이 섬을 사서 일구어 지금은 거제도에서 누적 입장객 2,000만명을 돌파한 가장 유명한 명소가 된 곳이다. 거제도 내 7개 항구에서 외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이국적인 꽃·식물 가득한 정원서 바라본 바다...너무 ‘황홀’

외도를 개인이 직접 사서 아름다운 정원 '보타니아'를 가꾸어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한 이창호 씨 비석.
보타니아 식물원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숲길 통로.

이국적인 꽃들과 육지에서 보기 힘든 희귀한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외도라니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선인장, 알로에, 용설란 등이 자라는 선인장 가든을 지나면 외도 보타니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비너스 가든이 나온다. 마치 그리스나 로마 신전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게다가 지중해풍의 건축물과 정원,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세워진 하얀 비너스상들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정원은 바로 최호숙 씨가 영국 버킹검 궁의 뒤뜰을 모티브로 직접 구상하고 설계한 공간이라고 한다. 비너스가든 끝에 있는 유럽식 사택 ‘리하우스’는 2002년 방영된 KBS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촬영 장소여서 외도 보타니아를 전국에 소문 낸 '일등 공신'이라고 한다.

보타니아 식물 정원으로 향하는 길.

이탈리아어로 ‘환영합니다’라는 뜻을 지닌 '벤베누토 정원'은 사계절 꽃이 피는 꽃동산이어서 더욱 인기를 차지한다. 철따라 튤립과 양귀비, 수국, 동백 등이 피고 지는 이 꽃들은 관람객들의 감탄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꽃길을 걷다 보면 짙푸른 동백숲길과 대숲길이 반겨준다.

7월 초, 벌써 육지는 펄펄 끓는 가마 솥과 같지만 이 곳 외도 섬은 그리 덥지 않은 적절한 날씨여서 그런지 모든 식물들이 생기가 가득 넘쳐 보였다. 야자수 산책로 하며 프랑스식 연못과 조각상들이 외로운 섬을 가득 메워 전혀 외롭지 않게 해주고 있었다.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외도에서 바라본 해금강의 경치는 더욱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2시간 30분 만에 외도 관람 마치려니 너무 아쉬워…'몽돌해변'서 남은 추억 쌓기

보타니아 정상의 가장 큰 정원 모습
외도에서 바라본 해금강 전경. 
'동심 시리즈' 정원 모습.

이처럼 구석구석이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외도 보타니아를 2시간 30분 만에 다 구경한다는 것은 너무 촉박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우리 가족만 남아서 구경할 수도 없는 것이 이 섬에서는 숙박이 허용되지 않는다. 더욱이 우리가 타고 온 배가 다시 우리를 데리러 오기 때문에 이 배를 놓치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시간에 외도 관람을 마치고 우릴 다시 데리러 온 배에 승선하는 순간까지 외도는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볼거리를 안겨주었다. 선착장과 이어지는 '바람의 언덕' 위의 파란 하늘과 비취빛 바다는 너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외도 정상에서 바라본 먼 바다.
보타니아 식물 정원 모습.
선착장과 보타니아 정원을 잇는 길목에 위치한 조각 예술품.

외도 '보타니아'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해금강을 지나 거제도를 향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거제도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맛있는 해물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약 20분 거리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리조트 숙소 주변은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인근에 해수욕장도 있었다. 바닷내음 물씬 나는 거제 해산물로 요리한 저녁 식사를 즐긴 후 우리 가족은 몽돌해변을 걸으며 소중한 추억을 쌓으며 알찬 하루를 마무리했다. 

/김미선(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