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푹푹 찌는 날씨, 왜?...“북태평양 고기압 남쪽에서부터 서서히 북상,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

2024-06-19     이영광 기자

6월 중반인데도 기온이 30도를 넘기고 있다. 또한 보통 6월 20일경부터 장마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장마도 감감무소식이다. 여름은 더워야 맛이라지만 아직 여름 초입인데 더워도 너무 덥다. 올여름 날씨는 어떻게 될까?

올여름 더위와 함께 태풍 등 날씨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17일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공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기압 영향권 지속되면서 평년보다 낮 최고 기온 3~4도 높아...6월 평년 폭염주의보 발표되는 경우 많이 있어”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사진=공상민 제공)

- 6월 중순인데 30도 넘어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요. 보통 6월은 그래도 초여름으로 30도까진 안 간 거 같거든요. 현재 날씨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최근에 고기압 영향권이 지속되면서 평년보다 낮 최고 기온이 3~4도 높았었고요.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었습니다. 주말 동안 강수로 잠시 기온이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 주에도 33도가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겠습니다.”

- 30도가 넘는 건 거의 없지 않나요?

“아닙니다. 저희가 체감 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표하는데요. 5월 말에도 발표되는 경우도 간혹 있고요. 물론 물론 모든 지역이 발표되는 것은 아니지만 6월 평년에도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는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 근데 아까 3~4도가 오르긴 했다고 했잖아요. 이유가 뭔가요?

“고기압이 계속 우리나라 부근에 머물게 되면서 맑은 날씨가 이어졌고요. 우리나라 남쪽에 있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게 되면서 기온을 올려줬고요. 또 서풍이 산맥을 넘어 동쪽 지표 부근으로 내려오면서 승온효과에 의해 서쪽보다 동쪽이 기온이 더 높게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세 가지 요인이 계속 더해지는 지역인 동쪽 중심으로 기온이 높았습니다.”

- 김해동 계명대 교수는 올여름을 폭염 아님, 폭우라고 예상하던데 분석관님 생각은 어떠세요?

“기온을 그릇이라고 하면 그릇이 커질수록 수증기를 많이 포함할 수 있는 것은 맞는데 여름이 덥다고 반드시 폭우가 오는 것은 또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될 때 북태평양 고기압과 또 티벳 상공에서부터 우리나라로 접근하는 티벳 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 상공을 장기간 덮으면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그런 폭염이 지속되는 날에는 대체로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오히려 비가 덜 올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폭염과 폭우는 기압계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고 폭염 아니면 폭우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 2022년 8월 한두 시간에 폭우가 쏟아져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죠. 그러나 작년엔 그런 폭우가 없었어요. 올해는 어떨까요?

“22년에는 수도권에 1시간 집중적으로 144mm의 많은 비가 내렸었고요. 또 23년에는 2~3일 동안 충청권 중심으로 600mm가량의 비가 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예측이나 대응에 어려움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폭우의 예상이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분석과 예측에 달려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올해 폭우가 어떻게 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상청 기후 예측과에서 발표한 6~8월 장기 전망에서 보면 인도양의 고수온이나 타뱃의 눈덮힘 약화에 의한 찬 공기 남하 등으로 올여름 평년보다 강수량이 늘어날 경향성에 무게를 두는 만큼 또 올여름은 저희가 또 만반의 준비 태세 갖추고 또 예측이나 대응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동남아 날씨는 우리와 건기가 있잖아요. 우리나라 날씨가 동남아 날씨와 비슷해진다는 의견도 있던데.

“우리나라가 동남아 날씨처럼 비가 왔다 말다 하는 시기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동남아 열대 기후를 따라가는 건 아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온대 기후에 속해 있고 또 저희도 온대저기압이 발생해서 지나가는 만큼 동남아 날씨와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 장마도 중요하잖아요. 올해 장마가 6월 말 제주부터 시작된다는 전망이 있더라고요. 보통 장마는 6월 20일 전후로 시작되던데 늦은 거 아닌가요?

“장마를 일본에서 baiu라고 하는데 일본도 평년보다 일주일 넘게 선언된 상황이기는 하고요. 우리나라 장마철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쪽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정체전선의 북상이 빠르지 않은 상황이긴 맞지만 지금 정체전선이 제주도 남쪽 해상에 위치해 있는 만큼 이게 언제 북상해서 제주도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아직 변동성이 크게 있어서 아직 늦다 빠르다고 말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큽니다.”

- 언제 장마가 시작되는지 아직 모르는 건가요?

“지금 변동성이 큰 거고요. 제주도부터 올라갈지 아니면 전국적으로 올지에 대해서 여러 모델이 예측도 다르고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저희가 분석해서 조금 정확도가 높아지면 언론 통해 자세하게 알려드릴 계획이 있습니다.”

“최근 태풍 강력해졌다기보단 그때그때 태풍을 형성하는 주변 환경이 잘 갖춰져서 태풍 강화에 영향”

2022년 9월 4일 태풍 관련 KBS전주총국 뉴스 화면(영상 갈무리)

- 여름 날씨에서 중요한 게 태풍이죠, 지난해도 태풍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어요. 올해 태풍은 얼마나 올까요?

“매년 수십 개의 발생하는 태풍 중에 일부가 우리나라에 영향 주는데 아직 몇 개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 줄지 구체적으로 숫자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우리 국가태풍센터에서 여름철 장기 전망으로 올여름 우리나라에 영향 주는 태풍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또 적을 확률이 각각 40%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서는 그것을 비슷하거나 적을지라도 혹시나 태풍 정보의 생산 주기를 6시간에서 3시간으로 앞당기는 등의 개선하고 또 태풍이 발생되기 전부터 태풍을 추적 분석해서 태풍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태풍이 몇 개 오느냐보다 얼마나 강력한 태풍이 오느냐가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렇죠. 태풍이 몇 개 오느냐보다 한 개가 오더라도 얼마나 강하느냐 적을 거냐 우리를 관통하느냐 아니면 비켜 통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또 태풍이 발생하고 북상할 때 우리가 단기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근엔 강력해진 태풍이 많이 왔던 것 같거든요.

“제가 최근 태풍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 오는 태풍이 특히 강해진 건 아니고요. 강한 태풍이 저희한테 영향을 줬을 수는 있지만 특히 최근에 와서 이렇게 태풍이 강력해졌다기보단 그때그때 그 태풍을 형성하는 주변 환경이 잘 갖춰져서 태풍 강화에 영향 줬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유럽 같은 데는 여름에 47도 정도까지 올라간다는 보도를 본 적 있어요. 우리나라도 그 정도까지 갈 수도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져 있어서 여름철에 수증기가 유럽이나 중국 내륙 같은 데보다 좀 더 많은 편입니다. 건식 사우나와 습식 사우나 예를 들어보면 건식 사우나는 기온이 많이 올라가잖아요. 대신 습식 사우나는 기온은 제한적으로 올라가지만 조금 숨이 턱턱 막히는 게 있죠, 그것처럼 기온이 47도까지 확 올라가기는 어려운 환경에 있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이게 날씨나 기압계에 따라 47도까지 올라갈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고요.”

- 그러면 유럽의 날씨와는 다른 건가요?

“유럽의 날씨와 다른 게 있죠. 유럽의 기온은 말씀드렸듯이 건식 사우나에서 열을 가해 기온이 확 올라가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수증기가 많은 편이라서 기온을 많이 올리기는 어려운 환경이죠. 다만 우리나라도 기압계가 그때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폭염이 가능한 조건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제가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 남쪽에서부터 서서히 북상하고 있기 때문에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2023년 7월 14일 군산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사정동 금호2단지 앞 도로가 침수됐다.(사진=군산시 제공)

- 올여름이 예년과 다른 게 있다면 뭘까요?

“올여름이 아직은 특이하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여름철에 장마철이 되기 전 폭염주의보가 나는 것도 있고 장마철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특이할 것도 없고 지금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쪽에서부터 서서히 북상하고 있기 때문에 예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근에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서 올여름에도 예상치 못한 날씨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최선의 분석을 통해서 3일 4일의 날씨 그리고 또 재해 기상이 발생하는 걸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분석과 예측에 노력을 기울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예상치 못한 날씨라면 국지성 호우일지 아니면 다른 것도 예상할 게 있을까요?

“예상치 못한 날씨는 기상청이 예상한 것보다 비가 더 많이 오거나 때론 구름대가 빠져나갈 것으로 봤는데 빠져나가지 않고 정체하면서 더 집중적으로 내리거나 한 것을 말합니다. 국지성 호우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그중 하나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강우량은 어느 정도 예상할까요?

“강우량 같은 경우는 지역마다 다르죠. 지난해 충청도에는 비가 많이 왔지만, 수도권은 그렇지 않은 게 있었고요. 2022년에는 수도권에만 집중했었지만, 또 다른 지역은 아닌 게 있는 것처럼 그때그때 지역마다 기압계에 따라서 비가 많이 오는 지역과 적게 오는 지역이 또 달라지기 때문에 강수량이 현재 올여름에 얼마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어렵겠지만 기후 변화 등으로 비가 내릴 때 많이 내려서 기록들이 경신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많이 올 것이라는 걸 예상하기보다 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분석하고 국민들 혹은 언론들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올해 비가 많이 올 것으로로 예상되는 지역이 있을까요?

“저도 예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현재 어려운 상황이고요. 단기적으로 한 3~4일권에 가야 어떤 기압계의 시스템에 따라서 어느 지역이 많이 오겠다는 정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올여름 어느 지역에 많이 오겠다고 말씀드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여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우리나라 여름철은 긴 장마철로 비가 길게 오는 시기와 폭염 그리고 폭염이 끝나갈 때쯤에 집중호우 등 여러 가지 재해 기상이 발생할 수 있는 요소요소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기상청의 최신 정보를 확인하셔서 휴가 가시거나 아니면 작업 하실 때 도움 받으면서 생명이나 재산 등에 피해가 있지 않을 수 있도록 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기상청은 여름철이 되면 다른 계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집중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로 인해서 피해 입으시고 또 폭염에 의해서 피해 입으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기상정보를 드리고자 저희가 좀 더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고요. 또 국민들도 이러한 정보를 좀 잘 이용하셔서 좀 피해 안 입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