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 박세리는 없었다"...새만금 관광개발사업 '서류 위조·공사 중단' 등 총체적 부실, 책임은 누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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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박주현 기자

'국민 영웅 이름 걸고 3천억 골프사업...박세리, 아버지 고소' 

'무산된 3천억 박세리 골프사업...새만금개발청 속았다' 

3,000억원대 새만금 골프관광 개발사업 등이 무산되면서 그 배경과 책임 규명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전북자치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새만금 관광 명소화 사업은 그동안 많은 공을 들이고 홍보해 온 것과 달리 연거푸 중단되거나 무산됨에 따라 행정의 신뢰도 실추는 물론 책임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골프 선수 출신인 박세리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은 최근 새만금 골프관광 개발사업과 관련 그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및 사문서 행사 혐의로 고소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는 새만금개발청이 진행했던 3,000억원 이상 대규모의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이란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허위서류 제출‘ 드러나면서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 중단

박세리희망재단 홈페이지(초기화면 갈무리)

14일 전북자치도와 새만금개발청 등에 따르면 바다를 메워 축구장 200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1.64km² 면적에 개발할 예정이었던 부안군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은 2022년부터 착수해 2030년까지 완공할 예정으로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해양레저단지 조성 취지에 맞는 관광시설과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게 된다며 그동안 많은 언론에 홍보를 해왔지만 허위서류 제출(문서 위조)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재 박세리희망재단은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재단은 최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박세리희망재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단체의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외국인학교 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박세리희망재단은 국제골프학교설립의 추진 및 계획을 전혀 세운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어떠한 계획이 없다”며 “현재 경찰 수사가 완료됐으며 검찰에 송치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새만금개발청도 이와 관련 13일 “사업계획 검증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의 허위서류 제출 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민간사업자에게 직접투자비의 2%, 약 60억원에 해당되는 우선협상이행보증증권을 요구했으며 허위서류 제출 등 협상 미이행 시 우선협상이행보증증권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하고 있다. 허위서류 제출 등 문제 발견 시 일정기간 새만금 사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진행돼 온 대규모 사업인데 이제까지 모르고 중요 사업을 추진하고 홍보해 왔다는 점에서 따가운 시선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세리희망재단, 지난해 9월 박세리 씨 부친 '위조 혐의' 고소...검찰 송치 

새만금개발청 주변 전경(사진=새만금개발청 제공)

새만금 관광 명소화 사업인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은 부안군 새만금 관광레저용지에 민간 주도로 국제골프학교와 해양골프장 등의 조성을 위해 지난 2022년 6월 6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박세리 씨가 세운 비영리법인인 '박세리희망재단'의 도움을 받아 3,000억원대 골프레저 관광사업을 제안하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여기에 박준철 씨가 위조한 '박세리희망재단이 돕겠다'는 명의 의향서가 포함돼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지난해 9월 박세리 씨 부친 박씨를 위조 혐의로 대전유성경찰서에 고소한 이후 경찰은 최근 해당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파문이 점점 커지는 양태다. 박준철 씨는 새만금에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단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은 지난 11일 재단 측이 공식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공지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날조된 사업계획을 제안한 사업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새만금 해양레저복합단지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서 위조에 속아 온 새만금개발청"...따가운 시선

특히 민간 사업자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2년 만에 이 같은 암초를 만난 새만금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대규모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조성을 목표로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022년 6월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해당 민간사업자는 3,000억대 규모의 해양 골프장과 웨이브 파크, 마리나 및 해양 레포츠센터 등 관광‧레저 시설과 요트 빌리지, 골프 풀빌라 등 주거‧숙박시설, 국제골프학교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그동안 자랑해 왔다. 

그런데 뒤늦게 위조 사실이 드러나자 새만금개발청은 “우선협상자 지위는 사업시행자 지정과 달리 사업자로서 지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사업계획 검증 과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 지위가 박탈될 수 있는 임시적 지위에 불과하다”며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사업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사업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자가 제안한 ‘박세리희망재단이 참여하는 국제골프학교 사업’이 허위 서류로서 실현 불가능한 것을 확인하고 우선협상자 지정 취소 처분을 통지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류 위조에 속아 온 새만금개발청"이라는 따가운 비판이 일고 있다. 게다가 최근 새만금 관광명소 사업으로 추진해 온 다른 관광·레저사업인 ‘새만금 챌린지테마파크'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공 참여사가 자금난 등을 이유로 사실상 공사가 중단돼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새만금 챌린지테마파크도 ‘적신호’ 

새만금 챌린지테마파크 조감도(총리실 제공)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 7일 제410회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지난 5월 챌린지테마파크의 사업시행자인 계성건설이 자금난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워 사업 포기서를 제출했고 향후 대체될 건설사에 지분을 양도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혀 이후 파장이 거세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당 건설사는 "도지사의 도정질의 답변은 사실과 다르고, 내부 기업들간에 작성한 ‘지분양도 합의서’가 와전돼 전달됐다"며 "향후 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되면 새만금 챌린지테마파크 사업은 지속 될 것이며, 함께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다른 업체와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권과 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파장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440억여원이 투입되는 챌린지테마파크는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일대 8만 1,322㎡ 부지에 대관람차·테마시설·문화 공연장 등 관광·공연시설, 콘도미니엄 150실·풀빌라 15실 등 숙박시설, 편의시설 등을 짓는 대규모 휴양시설 건립 사업으로 2027년에 완공 예정이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