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지 않은 윤 대통령, 사실상 국민들에게 레임덕 선고받은 상태”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
최근 검찰이 김건희 여사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13일 이례적으로 검찰 인사가 나왔다. 누가 봐도 ‘김건희 의혹 사건 수사 방해’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했다. 대통령도 이런 의심 나올 걸 예상했을 텐데 왜 지금 검찰 인사를 단행했을까?
13일 단행된 검찰 인사를 비롯해 총선 후 정치권 상황을 짚어보고자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을 지낸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을 지난 16일 서울 충정로역 근처에서 만났다. 다음은 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국민이 국정 운영하라고 대통령 뽑았지 좋은 남편 노릇 하라고 뽑은 거 아냐”
- 13일 검찰 인사가 있었잖아요. 후폭풍이 큰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일단 검찰 인사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분석하지 않아도 국민이 봤을 때 ‘이렇게 대놓고 본인 안에 배우자를 보호하려고 인사할 수 있냐. 참 파렴치하다’는 인상 지울 수 없을 것 같아요.”
- 그런 인상 줄 거라는 걸 용산도 생각했을 거 아니에요. 근데 왜 했을까죠?
“결국 김건희 여사의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적인 영역이 아니라 사적인 영역 같아요. 그러니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문제, 주가 조작 문제는 공적으로 법적 책임 물어야 되는데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는 보호해야 할 배우자일 뿐이에요. 국민이 국정 운영하라고 대통령을 뽑아놨지 좋은 남편 노릇 하라고 뽑아놓은 거 아니거든요. 근데 국민이 이 엄중한 자리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사사된 권력을 쓴다? 이런 걸 보통 직권남용이라고 하거든요.”
- 공사 구분을 윤석열 대통령이 못 하는 걸까요?
“지난 2년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공사 구분 못 했죠. 인사를 보면 처음부터 용산으로 올 때 대검에 있던 식구들 다 데려왔잖아요. 그다음에 채 해병 특검 자체도 대통령실에 수사 혐의 분명히 있음이 드러나고 대통령이라면 먼저 나서서 ‘이거 즉각 수사해라. 이게 대통령실이 채 해의 순직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수사 외압에 들어가면 되겠어?’라고 해야 되거든요.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 결국 공사 구분이 자체적으로 안 되는 사람이에요. 본인이 황제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죠. 본인이 법이죠.”
- 이해가 안 가는 게 제가 알기로 명품백 수사해도 처벌 조항이 없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도 왜 이렇게 할까요?
“보통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죠. 그다음에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했던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죄가 없으면 이걸 뭐 하려고 자꾸 피하겠어요. 명품백 사건의 본질은 김건희 여사가 부정 청탁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더라도 명품백 받게 된 배경이 인사 청탁이 있었는지와 인사 개입이 있었는지 그리고 국정에 대한 어떤 개입이 있었는지가 이게 요체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이원석 검찰총장이 명품백을 부정 청탁 방지법 하나만 가지고 수사하면 김건희 여사는 쉽게 털 수가 있어요. 근데 저는 이번 인사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사단을 못 믿는 거로 생각해요.”
- 왜 못 믿어요? 이원석 총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의 속성이 권력에 아주 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죠. 지난 2년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 이번 총선에서 아주 엄혹하게 내려졌잖아요. 검찰은 사실상 레임덕이 왔다는 걸 알겠죠.그러니까 이제 갈아타야겠다는 거죠. 검찰 내부 반란의 기미를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읽지 않았을까 해요.”
- 이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대결이란 소리도 있는데.
“그게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데 그런 조짐이 있죠. 결국 구도와 상황과 패턴을 보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시 비대위원장 할 때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줬던 게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 했다고 해서 윤한 갈등이 있었잖아요. 그때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굉장히 서운했을 거예요. 그리고 총선 이후에도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듯한 상황으로 변하면서 아마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제는 거리를 두자고 판단했을 거 같아요.”
“윤 대통령·국민의힘 바뀌지 않아...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와서 각 세울 수 있는 여건 마련”
- 지난 주에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잖아요. 어떤 의미일까요? 일각에서는 작별로 보기도 하던데.
“근데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윤 비대위원장을 정치인이라고 얘기했을 때 결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 잘 판단하라고 얘기한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는 연락 한번 해서 보겠다고 하는 부분은 그만큼 20년 지기에도 불구하고 거리가 있고 이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나의 거리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걸 스스로 고백한 거죠. 예를 들면 20년 지기라고 하고 돈독한 사이라고 하는데 그 전화 한 통 하기 힘들어요? 제 생각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불편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지금 행보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점점 더 멀어지기 위한 행보 하고 있지 않냐 해요.”
- 한동훈 위원장은 전당대회 나올까요?
“그건 본인이 결정하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나올 공산이 크죠. 왜냐면 제가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정치적 구도와 상황 패턴이거든요. 그러니까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등판해야 하는 첫 번째 요건은 윤석열 대통령과 각 세울 수 있는 정치 상황이 와야만 나올 수 있어요. 지금 보면 총선 이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잘할 기미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국민의힘도 바뀔 기미가 하나도 보이지 않죠. 그랬을 때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나와서 각을 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거예요.”
- 16일 김건희 여사가 공개 행보를 했다고 해요.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 오찬 했잖아요. 활동 재개한 걸까요? 시기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우연치고 국민 보기에 너무 고약한 활동 재개라는 생각이에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가 최재영 목사 조사 이후 대통령 배우자 소환을 앞둔 시점에서 수사팀을 공중분해 시킨 뒤에 이뤄진 공개 일정이죠. 너무 노골적으로 대통령 배우자를 위해 국정운영이 비정상적으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지지도가 20%대에 머무르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박근혜 정권을 한번 돌이켜보면 박근혜 정권이 탄핵 시점에서 국정 지지도가 25%였습니다. 그러니까 25%보다 낮은 국정 지지율이 지금 보이고 있어요. 총선 이후 사실상 레임덕이죠. 그러니까 국정을 이제 그만해달라는 신호입니다. 그러면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이걸 회복하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근데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 끝난 이후에 지금까지 한 달이 지나도록 뭐가 바뀌었어요? ‘나는 잘했는데 왜 국민 여러분 이해를 못 하세요?’라는 거밖에 없거든요. 그걸 보는 국민들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저는 향후에 본인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어떤 메시지를 낸다고 하더라도 그 메시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결국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국민들에게 레임덕을 선고받았죠.”
- 국민의힘이 총선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출구를 못 찾죠. 국민의힘의 출구를 못 찾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숨통을 놔줘야죠. 결국 국민의힘과 용산의 관계를 재정립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의 출구를 찾을 수가 없어요. 총선 이후의 민심은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자율성을 가지고 혁신하고 변화해라. 안 그러면 당신들한테 표를 줄 수 없고 신뢰를 줄 수 없다.’라는 거예요. 보수 지지층 내에서도 국민의힘을 불신하기 시작했거든요.
출구를 찾으려면 첫 번째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으셔야 됩니다. 그리고 정당 정치라는 측면에서 국민의힘이 자율성을 가지고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 계속 쓴소리를 해줘야 됩니다. 그런데 지난 2년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은 당무 개입 안 한다고 해놓고 당무 개입을 하면서 친윤의 당을 만들었잖아요. 거의 출장소가 됐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총선에서 심판받았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떠나지 않는 이상 국민의힘은 자율성 못 가져”
- 이번에 황우여 비대위가 출범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황우여 비대위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고려를 한 거 같아요.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이력 자체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중책 맡았던 5선 의원이고 합리적이라고 평가를 듣는데요. 여기도 따지고 보면 용산과 국민의힘의 관계를 재정립하지 않고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 비대위 면면을 보면 대부분 친윤이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결국에는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왔다 하더라도 비대위가 다 친윤이고 친윤이 될 수밖에 없는 건 이번 국민의힘에 자율성이 생기기가 쉽지 않죠. 이유는 명확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떠나지 않는 이상 국민의힘은 자율성을 못 가져요.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특검 정국이 될 거예요. 그러면 국민의힘이 자율성을 갖고 특검 통과시켜 준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가만히 두겠어요? 결국 그 특검 막으려면 국민의힘을 본인이 또 장악해야 합니다. 그러나 108명에서 8명이라도 이탈하면 거부권 자체가 의미없게 돼버리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더욱더 강한 친윤의 대표를 앉혀야 되는데 그조차 인물란에 지금 있는 것이고 그래서 지금 친윤들은 나름대로 당원 100%를 가자는 것이죠, 결국엔 그걸 비대위에서 결정하잖아요, 그러니까 비대위를 친윤 일색으로 하고 싶어 하죠.”
- 채 상병 특검법은 어떻게 보세요?
“ 21대 국회에서의 마지막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재의결이 들어왔을 때 국민의힘 전체 의석수 중에 낙천 낙선한 분이 55명이에요. 그 중에 17명이 필요하잖아요. 그중에 또 안철수 의원도 끼어 있어요. 그러니까 1명을 빼면 16명인데 그렇게 따졌을 때 특검 용인할 사람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무모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저는 보수 여론조사에서 많은 보수가 빠져나갔듯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일부도 그렇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계속 수를 세겠죠.”
- 민주당 이야기해 볼게요. 오늘 국회의장 경선했는데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어요, 이변인데 어떻게 보세요?
“일단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건 의원들이 나름대로 그게 당심과 민심의 평가에 있어서 민심 쪽 손을 들어준 게 아닌가 해요. 그러니까 강성 일변도보다는 전체적으로 당원들의 수요 플러스 국민들이 바라는 입법부 수장의 모습을 추미애 당선자보다 우원식 의원 쪽에 손을 들어준 결과죠.”
“추미애 당선자, 국회의장으로 뽑았을 때 이재명 대표에게 리스크가 되겠다는 판단 한 것 같아”
- 두 후보가 명심 경쟁을 했고 이재명 대표가 추미애 당선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알려졌잖아요.
“제가 누누이 방송에서 명심은 추미애 당선자에 안 갔다고 얘기했던 사람이고요. 이번에 추미애 당선자로 단일화로 정리됐던 모양들은 결국 명심이 당심을 이기지 못했던 것뿐이에요. 그러니까 결국 추미애 당선자가 많은 당심을 가지고 강하게 압박한 결과가 주장하는바 명심이 나한테 왔다고 하는 것인데 결국 추미애 당선자의 말이 경선 결과로 거짓이 있는 게 드러난 거잖아요. 명심은 추미애 당선자에 있던 게 아니었던 것이죠.”
- 근데 명심이 어디 있는지 따지는 게 문제 아닌가요?
“그렇죠. 그러니까 입법부의 수장을 뽑는데 야당 대표의 마음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이 보기에 이례적이었고 그렇게 썩 보기에 좋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은 들어요. 예를 들면 입법부의 수장의 길 즉 국민들이 봤을 때 윤석열 정부와 제대로 된 입법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여기까지는 용납이 됐어요. 근데. 명심 경쟁을 하는 것들이 국민들이 보기에는 이재명 대표에 도움 안 돼요. 결론적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이 선출된 부분들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당선된 분들을 비롯한 많은 의원이 이재명 지키기를 한 것이죠. 결국 추미애 당선자가 후보 선출 전에 대선 불출마를 했다면 의장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잠재적인 대선 대권 주자인 추미애 당선자를 국회의장으로 뽑았을 때 이재명 대표에게 리스크가 되겠다는 판단 한 것 같아요.”
-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지도부의 리더십 타격은 없을까요? 박찬대 원내대표는 교통 정리한 거로 알려졌잖아요.
“저는 타격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리더십이 재확인됐다고 봐요. 22대 당선인들이 여러 추미애 후보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강한 압박을 이겨내고 우원식 의장 후보를 선택한 건 민주당 대권주자로 추미애보다 이재명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거라고 보면, 리더십 타격이 아닌 재확인이죠.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 갈등 확산 방지 차원이라고 봐야죠. 교통정리는 할 수도 없는 위치예요.”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