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세계와 같아 좋고, 세속적 잣대 필요 없어 좋은 '모교'...어느덧 103주년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4-05-04     이화구 객원기자

1921년 일제 강점기 ‘교육의 요람’이라는 건학이념에 따라 설립된 관촌초등학교는 우리 아버지도 다니셨고, 우리 형과 나 그리고 동생 등 대를 이어 다녔고, 동네 형님들과 누나들 그리고 친구들도 책보를 어깨에 둘러메고 다녔던 우리의 모교입니다.

그런 모교가 100주년, 아니 10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엄격한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했던 ‘코로나19’라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인하여 생일잔치도 못 하고 있다가 예전처럼 평범한 일상이 회복되어 이제야 100주년 기념식을 한답니다.

이제 시절은 세월이 많이 흘러 먼 옛날의 일이지만 추억만은 새록새록 그 시절이 엊그제만 같지 않으세요? 그리고 넓은 운동장에서 청운의 푸른 꿈을 꾸며 함께 뛰어놀던 옛 친구들이 보고 싶고 그립지 않으세요?

♬ 지난날 시냇가에 같이 놀던 친구는 ~

냇물처럼 구름처럼 멀리 가고 없는데 ~

다시 한번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옛~친구 ~ ♪♬

오월은 계절적으로나 시기적으로 나무들은 싱그러운 새순들로 초록물이 오르고, 꽃들도 차례를 기다려 예쁘게 피어나고, 우리 동문님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는 싱그러운 계절입니다.

특히 오월에는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어버이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등 많은 기념일이 있는 사랑과 감사의 달이기도 하며, 또한 오월은 만물이 진한 푸르름으로 포장되어 생동감이 넘치는 날들이 많은 달입니다.

♪♪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 ♪♬

과거 1,700명의 전교생이 북적대던 모교는 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이농으로 고향을 떠난 분들이 많아 타관 객지에 사시는 동문 분들이 많을 겁니다. 옛말에 '모천회귀(母川回歸)'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어미의 강을 찾아 돌아온다는 뜻으로 고향이나 옛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일 것입니다.

그래서 옛 고향에 대한 향수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물길이 동창회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역마다 동창회를 조직하여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랩니다. 고향은 단순히 태어나고 자라난 곳을 뛰어넘어 나의 현재를 있게 한 정신적 지주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비단 시나 소설 같은 문학 작품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고향은 언제나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누구에게나 가슴 속 깊이 따뜻한 울림을 줍니다.

또한 초등학교 동문과의 만남은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담겨 있는 동화의 세계와 같아 좋고, 어릴 적 같이 놀던 친구들이라 잘났고 못났고 같은 세속적인 잣대가 필요 없어 좋은 것 같습니다.

♬ 뒷동산 아지랑이 할미꽃피면 ~

꽃댕기 매고 놀던 옛친구 생각난다 ~ ♪♬

그동안 우리 모교가 배출한 약 1만여 졸업 동문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나라와 지역 발전을 위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금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모교의 초석을 다지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셨던 많은 선후배님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또한 이 순간에도 모교의 발전을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관촌초 동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관촌초 49회 이화구 올림.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