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교육감 '동료 교수 폭행 의혹' 진실공방, ’위증교사‘ 최대 변수 부상...이귀재 교수 측근들 혐의 일부 인정 ’파장‘, 이달 두 재판 결과 '주목'
진단
'서거석 전북교육감·이귀재 전북대 교수 폭행 사건 진실공방' 일지
-2013년 11월 18일: 서거석 전북대 총장(현 전북교육감)과 동료 교수들 회식(전주시 완산구 음식점). 이날 회식 자리에서 이귀재 전북대 교수, 서 총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주장 제기.
-2013년 12월 3월: 연합뉴스 '전북, 국립대 총장이 교수와 주먹다짐 '구설수'' 보도. ”전북지역의 한 국립대 A 총장이 교수와 주먹다짐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A 총장은 지난달 18일 대학의 일부 교수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이어진 식사자리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함.
-2022년 4월 26일: 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 서거석 교육감 후보의 총장 재직 시절 동료 교수 폭행 의혹 제기. KBS전주방송총국 주관으로 열린 전북교육감 후보자의 공약과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2차 토론회에서 천 후보, “동료 교수를 폭행한 기사와 서 후보와 관련이 있느냐”고 물음. 이에 서 후보, “전혀 사실무근이며,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답변.
-2022년 5월 13일: 서거석 후보 폭력 사실 재차 부인. 6·1 지방선거 TV토론회에서 서 후보, "전북대 총장 재직 당시 이귀재 교수를 폭행한 적 없다"고 거듭 강조.
-2022년 5월 16일: 서거석 후보, "천호성 후보를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낙선목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전주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힘.
-2022년 5월 18일: 천호성 후보, “서거석 후보를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힘.
-2022년 5월 23일: 전주MBC, 이귀재 교수 '폭행 당했다'는 발언 녹취록 공개.
-2022년 9월 5일: 이귀재 교수 폭행 사실 부인. 전북도교육청 기자회견에서 "분명한 사실은 폭행은 없었으며 물리적 외형력을 행사한 사실 또한 전혀 없었다. 다만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되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점에 대해 당사자로서 매우 당혹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힘.
-2022년 11월 25일: 서거석 교육감 기소. '동료 교수 폭행 의혹'과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2023년 1월 13일: 서거석 교육감 첫 재판. 전주지법 제11형사부(노종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서 교육감 측 변호인, "동료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 주장.
-2023년 3월 24일: 이귀재 교수, ”폭행 당한 사실 없다“ 재판 증언. 서거석 교육감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허위 사실 공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교수 "서 교육감에게 폭행 당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
-2023년 7월 14일: 검찰, 1심 공판에서 서거석 교육감에 벌금 300만원 구형.
-2023년 8월 25일: 서거석 교육감 1심 재판 무죄 선고.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노종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에게 무죄 선고. 재판부, ”폭행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이귀재 교수 진술을 신뢰할 수 없고, 폭행 사실을 증명할 만한 증거 또한 없다“고 판시.
※이귀재 교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폭행과 관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에 왜 그런 내용을 썼는지, 그런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는 등의 증언 영향.
-2024년 1월 5일: 이귀재 교수 구속 기소. 전북대 총장 선거에서 서거석 교육감 측 지원 받기 위해 위증한 혐의.
-2024년 1월 12일: 검찰, 서거석 교육감 자택·차량, 전북교육청 등 압수수색. 위증교사 혐의로 서 교육감 처남 유 모 씨 체포.
-2024년 1월 18일: 법원,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 중인 서거석 교육감 항소심 판결 연기 및 검찰 신청 변론 재개 받아들임.
-2024년 5월 22일: 서거석 교육감 2심 재판 예정.
-2024년 5월 30일: 이귀재 교수 재판 예정.
6·1 지방선거 과정 불거진 동료 교수 폭행 의혹...어느 법정에서 진실 가려지려나?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정의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서거석-이귀재-천호성', 복잡하게 얽힌 세 사람의 관계는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핵심 인물인 이귀재 전북대 교수와 당시 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전주교대 교수)는 고교 동문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당시 천 후보와 경쟁하던 서거석 후보는 전북대 총장 재직 시절 이 교수를 보직교수에 임명했을 정도로 한때 신임했던 동료이자 후배 교수 사이였다.
그런데 선거 기간에 발단이 된 사건은 2013년 11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회식 자리에서 후배인 이귀재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있었느냐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진실공방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른바 ‘동료 교수 폭행 의혹 사건’은 6·1 지방선거 내내 뜨거운 쟁점이었다. 현 서 교육감의 상대 후보였던 천 후보가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확대됐다.
2022년 4월 26일과 5월 13일 전북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동료 교수를 폭행한 기사와 서 후보와 관련이 있느냐”고 묻기 시작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부각됐다. 이어 당시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의 입에 많은 언론들이 주목할 무렵 ‘폭행을 당했다“는 이 교수와 전화 통화 내용이 선거 기간 중인 2022년 5월 전주MBC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어 두 후보 간 고소·고발로 사건이 확산됐고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이 교수는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이 교수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폭행은 없었다"며 입장을 번복하면서 복잡한 진실공방은 법정으로 향하게 됐다. 이 교수는 법정에서도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고 증언했다.
"폭행 당했다"던 이귀재 교수,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 번복...'파문'
이에 1심 재판부는 "피해자로 거론된 이 교수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며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검찰의 항소와 연거푸 실시한 압수수색 등으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서 교육감의 2심 재판을 앞두고 최근 열린 이 교수의 위증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 교수 측근들이 잇따라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내용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이 교수가 전북대 총장 선거 과정에서 당선을 목적으로 서 교육감 측과 짜고 서 교육감의 재판에서 유리하게 위증한 것으로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전주지법 형사6단독(김서영 판사) 심리로 열린 이 교수의 위증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 교수가 전북대학교 총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 캠프 관계자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 교육감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구속된 이 교수 사건 공판이 열린 이날 검찰은 이 교수의 위증과 서거석 교육감 측의 위증교사에 대한 대가성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이 교수 측근이 서 교육감의 처남으로부터 폭행 당한 사실을 부인해달라는 제안에 따라 이 교수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고 주장하는 등 측근들 역시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인정하는 발언이 나와 이달 중 열리게 될 서 교육감 2심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증인석에 선 이 교수 총장 선거 당시 캠프 관계자 A씨는 ”서 교육감 동료 교수 폭행 사건 등 이 교수의 총장 선거에 방해가 될 폭행 리스크 해소를 위해 이 교수 선거 캠프에 참여했다“고 밝힌 뒤 "서 교육감 폭행 사건 등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돼 서 교육감 세력과 척을 져서는 이 교수가 (전북대) 총장 선거를 이기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선거 때 (서거석 교육감 측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이 교수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맞았는데 안 맞았다고 해야 하니까,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연습해야“...이귀재 교수 측근 증언, ’충격‘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서 교육감 처남에게 제시할) 세 가지 협의안을 이 교수에게 제안했고, 이 교수가 승낙했다"며 "그 대가로 서 교육감 처남으로부터 이 교수가 폭행 사실이 없었다는 기자회견을 하도록 협의안을 마련했다"고 인정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 외에도 A씨와 서 교육감 처남 사이에 금전적 거래가 오갔는지 여부와 교육청의 급식 납품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내용 등을 물었다.
이에 A씨는 ”(서 교육감) 처남에게 돈을 빌린 것과 처남을 통해 이 교수 총장 선거에 금전적 도움을 준 모 급식업체 대표와 교육청 공무원을 연결시켜준 것은 맞지만 이 교수의 위증교사에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A씨의 증인 신문에 이어 B씨도 증인석에 나서 관련 진술을 했다.
B씨는 이 교수와 과거 교제했던 사이로, 이 교수 대학 총장 선거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당시 피고인이 서 교육감 측에서 보낸 변호인이라면서 법정 출석을 앞두고 사무실에서 같이 증언을 연습했다고 했다"고 밝힌 뒤 "(서 교육감에게) 맞았는데 안 맞았다고 해야 하니까,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연습한다고 피고인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 교육감 처남의 위증교사와 이 교수의 위증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한 B씨는 또 "위증의 대가로 무엇을 받기로 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대해 "서 교육감 측에서 이 교수에게 '(대학 총장 선거에) 도와줄게'라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B씨의 증언도 이 재판의 증거로 채택해 이 교수의 위증 관련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 두 재판에 관심 집중...재판 결과, 지역사회 큰 파장 예고
앞서 서 교육감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천호성 후보가 제기한 '동료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방송 토론회 등에서 "폭력은 없었다"고 말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폭핵 의혹 당사자인 이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는 '서 교육감이 과거 뺨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고 진술했다가 관련 재판에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증언을 번복했다.
그런데 다시 이 교수는 위증과 관련한 대부분의 공소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검찰의 칼끝은 서 교육감으로 향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교수는 지난해 3월 24일 서 교육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서 교육감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당시 이 교수의 진술 번복은 서 교육감 1심 재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이 교수의 진술이 여러 차례 번복된 만큼 신빙할 수 없다"며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서 교육감이 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뒤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반전이 계속 진행되면서 서 교육감 2심 재판은 이달 22일, 이 교수 다음 재판은 이달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두 재판의 결과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과에 따라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 등 지역사회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