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맡겨놨더니 일 잘한다는 평가 받고 싶어”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노종면 인천 부평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전 YTN 기자)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 장악에 맞서 싸웠던 노종면 전 YTN 기자가 22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인천 부평갑 후보로 출마해 55.19%를 얻어 44.8% 얻은 국민의힘 유제홍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노종면 당선자는 YTN 기자 출신인 만큼 총선 출마할 당시부터 언론개혁에 대한 의견을 밝혀왔다. 당선 소감과 함께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을 할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고자 지난 16일 노종면 당선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했다. 다음은 노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어느 상임위 배속되든 언론개혁과 관련된 분야에서 정책 제안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생각”
- 당선 축하드립니다. 당선 소감 부탁드려요.
“일단 일할 기회를 유권자들께서 주신 거라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고요. 제가 여러가지 약속을 수백 번 한 것 같은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 기자 출신이라서 선거는 취재 때문에라도 꾸준히 봤을 거잖아요. 보는 것과 직접 선수로 뛰는 건 다를 것 같은데.
“당연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죠. 이거는 제가 하는 행동 하는 말 하나하나 다 책임져야 될 부분들이라 취재할 때 보았던 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다르고요. 제가 감정의 기복을 잘 안 느끼려고 스스로 노력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하는 내내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이런 약속을 해도 되나 그런 책임감 이런 건 굉장히 강하게 느꼈습니다.”
- 인천 부평 갑 주민들이 노종면 후보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제가 경쟁했던 후보보다 지역 사정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분은 오랜 기간 시의원부터 시작해서 부평이라는 지역사회에 밀착해 있었던 분이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유권자들이 선택해 주신 건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이번 선거에 결부가 돼 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선거운동 내내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하나도 안 하려고 했고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 이행했다고 보고요. 그리고 선거 막판에 지지 호소를 해야 된다는 우리 캠프 내 요구에도 불구하고 선거 막판 한 일주일 정도 대부분의 시간을 투표율 높여달라는 호소로 일관했습니다.”
- 아무래도 기자 출신이라서 언론 쪽에 대한 의정활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생각하시는 게 있나요?
“저도 제 바람대로 된다면 과방위 가고 싶죠. 그리고 어느 상임위에 배속이 되든 저는 언론 개혁과 관련된 분야에서 정책을 제안하고 그게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그럼 가장 시급한 게 뭘까요?
“워낙 시급한 문제가 많은 게 언론 분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방통위가 여전히 비정상적이라 제도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이미 드러내놓은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는 법안이 통과됐을 정도로 공론장에 나온 지 오래됐잖아요. 그 문제에 대한 대안도 시급하고 또 YTN을 무지막지한 방식으로 민간에 팔아넘긴 문제 등 산적한 일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죠. 그러나 모든 걸 한 방에 다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는 존재하지 않죠.
이번에 언론계에서 제안해 준 10대 과제가 있고 저도 그걸 유심히 봤습니다. 그중에서 언론 개혁 과제들을 논의하는 논의 기구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있어요. 저는 그걸 최우선으로 실현해 내고 싶습니다. 그럼 그 기구에서 우선순위 정하고 대안 만들고 정책 입안하고 실행하는 절차를 밟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심이 결국 회초리 든 총선 결과...어마어마한 결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치권 신경써야”
- 1일 YTN 김백 사장이 취임했죠. 그건 어떻게 보세요? 악연이 있잖아요.
“김백 씨는 저희 해고 사태의 주역 중의 한 명이고요. 언론계에서 퇴출돼야 마땅한 사람이 보도 전문 채널의 사장으로 들어온 거잖아요. 이게 언론 퇴행의 극단적인 단면이라고 봐요. 유진이라는 자본이 승인받기 위해서 별의별 얘기 다 했지만 그게 다 새빨간 거짓말이고 언론을운영할 기본 소양이 안 갖춰져 있는 나쁜 자본이죠. 윤석열 정권의 수준하고 닮아 있어서 낙찰을 받은 것이 아닌가 판단합니다.”
- 당 이야기를 해보죠. 민주당이 위성정당까지 포함하면 175석 얻었고 범야권은 192석을 얻었죠. 21대와 여야 의석은 비슷하지만, 민주당으로만 보면 5석 줄어든 것은 사실인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글쎄요. 그게 선거를 잘했다거나 못했다로 평가의 대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고요. 절대 과반 의석을 줬다는 의미가 훨씬 더 저는 더 크다고 생각하고요. 더 나아가서 범야권의 의석수가 200석에 육박하는 이런 상황은 글쎄요.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야권이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대단한 민심 표출의 결과라고밖에 설명이 안 되죠. 200석 기대해서 혹시 실망하신 분들도 있을 수 있죠.
근데 저는 이 의석은 굉장히 의미가 크죠.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가 결부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수치예요. 언론도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 언론이나 이구동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행태에 대해서 비판을 최소한 몇 달간 해왔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과 노선 수정이 없는 이 정부에 대해서 민심이 결국은 회초리를 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결과를 다음 국회 그리고 우리 정치권이 어떻게 받들어야 하나에 신경 써야 된다고 봅니다.”
- 민주당이 잘 해서라기 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세요?
“반사이익만으로 이 정도 결과가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요. 민주당이 그렇다고 다 잘했다고 말씀드리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민주당의 이러저러한 노력이 언론이나 평론가에게 너무 과소평가 된 것은 아닌가 해요. 또 한 가지 민주당의 잘못이 너무 과대 포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 어떤 면에서요?
“대표적으로 3월 초에 공천 과정을 갈등과 잡음으로 몰아갔죠. 모르겠어요. 어떤 비판 지점에 대해서 제가 일일이 두둔할 이유도 없고 저도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판단이 있습니다만 그걸 싸잡아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너무 못한다. 국민의힘은 조용하고 민주당은 너무 시끄럽다’란 평가들이 합당한가란 거죠. 종합적으로 보면 다 잘 잘못이 있겠지만 특히 민주당의 잘못은 뻥튀기가 되고 민주당이 나름대로 노력했던 부분들은 지나치게 과소평가 됐다고 봅니다.”
- 그런데 민주당 공천 과정을 보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 않았나요?
“그걸 세세하게 지금 다 하나하나 다 따질 수는 없을 것 같고 저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그걸 언론에 대놓도 세세하게 평가하기는 싫어요. 그러려면 254개 지역구 하나하나 여야 다 따져보면 좋겠고 대표적으로 이렇다고 하자면 끝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민주당 당원이자 후보였던 사람으로 전반적인 틀에서의 긍정적인 요소는 새로운 인물이 국민의힘보다 훨씬 많았죠. 근데 그 새로운 인물이 의정활동을 잘한다는 보장은 없죠. 그런데 유권자들이 그런 변화의 시도 자체를 평가해 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정치 신인으로 출마해서 당선됐지만 저와 같은 사례들이 굉장히 많고 우리 영입 인재들 사례들 보면 떨어진 분들도 굉장히 선전하고 아깝게 떨어진 분들이 여럿이고 저도 정확하게 사례 분석은 안 했습니다만 유권자들께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민주당이 반사이익만 본 것으로는 이 의석수가 설명이 안 된다는 점은 강조드리고 싶고요. 그럼 민주당이 뭘 잘했냐면 국민의힘에 비해서 공약에서 상대적으로 평가받았을 거라고 보고요. 후보자 전반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국민의 힘보다는 높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합니다.”
“민주당과 관련해 언론 비판 심하다”
- 총선 당선자에서 화제의 당선자 중 한 명이 서울 도봉 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자예요.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국힘 후보가 당선된 것도 있지만 김 당선자는 내부 쓴소리도 해요. 근데 민주당 당선자 면면을 보면 당내 쓴소리 한다든지 다른 의견 말할 만한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것 같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저는 이것도 대표적인 프레임이라고 봐요. 국민의힘이 내부에 어떤 언로가 트여 있고 쓴소리를 하는 구조라면 정부 여당이 이 지경으로 됐겠습니까? 그게 안 되니까 지금까지 끌려왔죠. 뜌 김재섭이라는 분 제가 잘 몰라요. 그분이 훌륭한 분일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대상은 아니고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쓴소리할 대상이 차고도 넘친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런 거 있잖아요. 어지간히 하면 내가 참을 텐데 도저히 못 참아서 한마디 한다는 거죠. 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를 비교할 기준이 지금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부터가 의문이에요. 둘 다 비슷한 정도의 수준일 때 내부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나오는 게 이유 되는 거죠. 근데 한쪽은 망가져 있고 한쪽은 문제는 있는데 어떻게 해볼까란 거라면 망가진 쪽에서 쓴 소리가 더 나와야 되는 게 맞잖아요. 비교 대상이 제대로 제시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례를 가지고 ‘이 사람은 쓴소리 했는데 당신 당에는 있냐 없냐’가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왜 민주당 내에 쓴소리하는 사람이 없겠습니까?”
- 쓴소리 하면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수박이라고 공격하잖아요. 그리고 대부분 공천 못 받았고요.
“물론 저는 집단적인 이지매 형태의 공격에 당연히 반대하고 그런 행태가 어디서 비롯됐는지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여야 모두 함께 바꿔야 될 정치문화라고 봐요. 근데 이상하게 소위 말하는 개딸들만 그렇다고 얘기들 하거든요. 개딸들 전부 그런 공격에 나서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몰라요.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의 얘기만 들어서 정확히 판단은 못하겠는데 그분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 테고 문자 속에 비속어가 담겨 있는 것들에 대해서 누구도 그걸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론이 민주당 주류에서 그런 것들을 부추긴다고 하는데 민주당 주류나 이재명 대표도 공개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자제시키려는 노력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랬으면 수박 공격을 당해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사람들이 이렇게 표가 안 나오게 했을까요? 하여튼 저는 구체적 사례에 대해서 평가할 지금 능력은 없어요. 그래서 일률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유독 민주당과 관련돼서는 언론이 비판이 심해요.”
- 22대 국회에서 야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21대와 22대가 딱 끊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2대 국회가 이런 구성으로 출발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는 윤석열 정부의 의회 무시라고 봐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난발하면서 야당만 인정하지 않은 게 아니라 국회 의결 자체를 완전히 무시해 버린 부분에 대해서 국민적인 분노가 표출된 것이 이번 총선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대통령에 의해 거부당한 여러 가지 법안들 가운데 시급성을 따져서 우선순위를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믿을 만하다고 맡겨놨더니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 채 상병 특검법 언제 하느냐를 두고 말이 많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일단 채 상병 특검이 사안으로만 놓고 보자면 이태원 참사 법안과 같이 국민의힘에서도 동의 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법안이라고 봐요.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는 제의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건 21대 회기에 해야 되는 부분이죠. 또 유가족들도 강하게 그걸 바라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민주당도 그 의견을 받아서 국민의힘과 협상이나 설득 단계로 나아갈 거라고 봐요. 그리고 채 상병 특검은 패스트트랙에 올라와 있는 법안이잖아요. 그건 아직 제가 우리 당에서 어떤 입장인지 확인 못했어요. 저는 21대 국회에서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해요 조금 더 의견을 모아서 22대의 첫 번째 법안으로 상징성을 부여해서 하면 어떨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형식 내용 다 낙제점입니다. 총선 결과에 대해서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인사 쇄신이 필요한 시점인데 거론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관 원희룡 이런 사람들입니까? 윤석열 정부의 인력 풀이 어느 정도인지는 지난 2년간의 각종 인사를 통해서 드러나긴 했지만 총선 참패에 대한 제1 책임자가 대국민 입장을 발표하는 것도 국무회의에서 간접적으로 참 할 말이 없습니다.”
- 어떤 국회의원으로 국민에게 기억되고 싶나요?
“정책 잘 만들고 설득 잘한다는 게 실행력의 바탕이라고 생각해요. 내용이 좋아야 되고 아무리 좋은 내용도 설득을 잘해야 실행이 되잖아요. 전반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정치인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믿을 만하다고 맡겨놨더니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