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형일자리 사업 떠오르게 하는 전주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과 공무원들 '책임 빼박’
손주화 칼럼
“㈜자광이 '부실기업' 상황인데 사업 설명회를 주최하는 전주시의 대안은 뭡니까?"
과연 이런 질문이 지역 언론에서 나올까. 2023년 재무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보고서가 나온 ㈜자광이 현재와 같은 부동산PF 위기 시대에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이대로 진행하면 과연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지역 현실이기 때문이다.
민간개발사업이 왜 전북자치도와 전주시의 발전을 견인할 사업으로 탈바꿈했는지도 이상하지만 16일 ㈜자광의 사업 설명회를 전주시가 주최한다니 향후 전주시민의 손실을 막을 대안은 갖고 있는 것인지 전주시 우범기 시장은 반드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부실기업을 밀어주는 지자체 모양새라니 정말 불안하다. 설명회까지 전주시가 주최하고 문제가 생기면 관계 공무원들은 ‘책임 빼박’ 아닌가?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건'이 그냥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주목하고 재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부실기업에 지자체가 개발 승인해 주는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차제에 문득 군산형일자리 사업이 생각난다. 초창기에 명신과 계약했던 업체(바이튼)가 부도가 나서 시민단체 등이 나서서 우려를 표했던 적이 있다. 당시 전북도 관계자들은 "(생산 목표까지) 문제 없다"고 너무 성의 없게 답변했다. 또 그 내용이 지역 일간지들 1면에 대서특필됐다. 그 때도 많은 문제점을 거론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군산형일자리 사업이 퇴색하고 실패로 끝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이어 지방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계속 제기됐지만 초기에는 지금과 상황이 전혀 달랐다.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관한 전주시민회의 성명이 15일 나가고 몇 군데 언론에서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자광의 ‘2023 감사보고서’를 보면 '불확실성'과 함께 '적정' 의견을 같이 받았는데 이걸로 '문제가 없다'는 듯이 말하면 안 될 듯하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에서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기재된 회사는 감사 의견 '적정'이더라도 재무·영업환경 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나 비적정 의견이 될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돼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PF 위기 상황에서 재무 영업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가?’란 물음을 이 대목에서 던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전주시에서 승인해 주면 영업환경이 개선되겠지만 이럴 경우 부실기업에 지자체가 개발을 승인해 주는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군산형일자리 사업 초기 문제점들과 교차하는 이유는?
또 ‘재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나?’란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자광 관계기업이 모두 재무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에서 대규모 자금을 보증해주지 않으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문제는 롯데도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최악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런 마당에 15일 전주MBC 보도에 의하면 전주시 관계자는 이 사업과 관련해 아래처럼 대답했다.
"자광이 단독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PF사업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전주시가 투자한 내용이 없고 용도 변경도 취소돼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뿐이다."
굉장히 싸늘한 대답이다. 다시 군산형일자리 사업 당시 문제 제기했던 내용들과 지금의 모습들이 자꾸 교차하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손주화(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