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을 청계천처럼 만들겠다는 건 우범기 시장의 오기·고집·오만...잘려나간 버드나무 수변 복원하는 게 우리 역할"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지난 2월 29일 전주시가 남천교에 있던 버드나무를 베어서 논란이다. 사실 전주시가 나무를 벤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도 베어서 논란이 되었다. 이때 전주시는 이후 벌목을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전주시는 의견 청취 절차가 없었다.
전주시의 계속되는 벌목 문제에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8일 전주시 다가동에 위치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이정현 공동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이 공동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남아 있는 버드나무 싹쓸이 벌목...안 좋은 환경으로 변해버려서 너무 안타깝고 황당“
- 전주시가 지난해 3월 ‘전주천·삼천 재해예방 수목 제거 및 준설작업’을 추진하면서 전주천과 삼천변 11km 구간에서 버드나무 260여 그루를 잘라낸 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도 전주천 남천교 일대 36그루와 삼천 상류에서 40여 그루를 베어서 논란이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작년에도 버드나무 벌목이 있었습니다. 작년 3월에 전주천과 삼천의 큰 버드나무 한 260여 그루가 잘렸고요. 또 작은 나무들은 수도 없이 많이 잘려 나갔습니다. 전주시가 홍수 피해 방지를 이유로 말해요. 그리고 오랫동안 하천 관리를 안 했다고 표현하더라고요. 그래서 자기들이 나무를 베고 준설하겠다고 하는 계획이 있었다고 했죠, 그 과정에 남천교의 아름드리 버드나무까지 베어지면서 시민들이 분노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한 달 넘게 1인 시위하고 문제 제기하고 또 서명운동하고 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내걸었죠. 이런 과정에서 35그루의 나무들이 남천교에 남아 있었어요. 근데 그 나무들마저 이번에 싹쓸이 벌목을 한 거예요. 쓸쓸하고 황량한 걸 넘어 어딘가 모르게 너무 기분이 안 좋은 환경으로 변해버려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전주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전체적으로 이거 너무 황당하다고 해요. 우리가 홍수 피해에 대한 안전 얘기하는데 나무들이 가로로 있으면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만 이 나무들은 세로로 일렬로 반듯하게 자란 나무들이거든요. 가지도 다 쳐졌고 그런 나무들이 홍수 피해를 줄 것 같지 않고요. 전주천의 경관을 아주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거나 산책로를 시원하게 해준다거나 아니면 뿌리 같은 경우 물고기들의 은신처가 되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거든요.
곤충에 의해 수분이 이뤄지는 꽃을 충매화라고 하는데 버드나무가 노란 충매화로 곤충들을 불러 모으고 또 4월 정도 되면 우리가 흔히 꽃가루로 알고 있는데 그게 열매거든요. 봄 되면 이 곤충들이나 물고기, 새들도 먹을 게 없잖아요. 열매 먹으면서 이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하천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가 되는데 왜 그렇게 베버렸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시민들의 분노가 굉장히 높고요. 이게 범법이나 비리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고 정책적인 측면이지만 이런 나쁜 생태 정책 환경 정책을 펴는 시장은 끌어내려야 된다는 요구를 많이 하고 계세요.”
“지난해 대규모 벌목 후 민관협력기구하고 상의해 진행하겠고 해놓고 전혀 지키지 않아”
- 거의 MB급 아닌가요?
“그렇다고 봐야 되고요. 저는 이게 4대강 사업의 전주천 버전이라고 봐요. 4대강 사업으로 전국의 큰 하천이나 강의 다 물 흐름이 막히고 모래를 퍼내는 준설로 인해 녹조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있지만 전주천은 그 4대강 사업 광풍에서 비껴갔었거든요. 오히려 전주는 필요 없는 보를 헐어서 여울과 소가 만들어지게 하고 물가에는 이런 버드나무 같은 것들이 자라면서 다양한 생명체들도 늘어나고 새들도 늘어나고 사실 4대강 사업과는 좀 더 다르게 이 전주천을 지켜왔고 그게 전국적인 모델이 돼서요. 그런떼 우리가 스스로 우리가 정말 잘한 것 자랑할 만한 것들을 잘라버렸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가죠.”
- 지난해 3월 벌목하고 논란이 있자 전주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하겠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했던 거로 알거든요. 이런 게 이번에 없었나 봐요?
“작년에 버드나무 한 260여 그루가 잘려나가고 35그루 남은 상황에서 공사를 막았고 전주시하고 계속 싸웠어요. 처음에 시장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했는데 사실 시장 사과는 못 받고 담당 국장 선에서 ’앞으로 하천 관련한 사업들을 할 때 생태하천 협의회라고 하는 민관협력 기구하고 상의해서 협의해서 진행하겠고 홍수에 영향 주지 않는 나무들은 가능하면 존치하겠다.‘라고 했어요. 홍수에 영향을 주는 나무들은 어쩔 수 없이 베어야 되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근데 저희가 보기에 이런 나무들은 잘 자랐고 가지 쳐줬고 해서 홍수에 영향을 안 주거든요. 준설 같은 것도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같은 경우 전혀 없었죠.”
“자연을 닮게 만들어주는 것이 더 즐겁고 행복한데 콘크리트로 개발...청계천처럼 만들겠다는 것”
- 전주에서 물난리는 거의 안 나지 않나요?
“맞습니다. 전주천이 홍수 피해가 날 수 있는 곳은 딱 두 군데가 있어요. 하나는 쌍다리죠. 신흥고등학교 아래에 지금도 모래주머니를 쌓아놓잖아요. 사실 거기가 재해로는 가장 위험한 곳입니다. 저는 주민 편의라든지 옛날 추억상 낮은 다리가 있는 것도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홍수 방지 측면에서는 거기 다리는 철거하고 제방을 쌓아야 됩니다.
두 번째는 덕진동이에요. 덕진동이 전주천보다 조금 낮아요. 때문에 배수가 잘 안되니까 그런 겁니다. 한 번 침수 피해가 있었고요. 근데 이건 버드나무와 상관이 없이 저지대고 펌핑을 못 한 거기예요. 또 전미동이라고 있습니다. 그쪽 역시 배수가 안 되면서 농경지가 침수하는 피해들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책들도 많이 세웠어요.”
- 나무와 홍수가 관계있나요?
“나무들이 빽빽하게 차 있다고 하면 물 흐름에 방해를 줄 수 있겠죠. 근데 그런 곳은 자연이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도록 허락하지는 않아요. 여기는 하천이니까 일부 관리하는 게 맞아요. 그래서 전주천은 꾸준하게 사실 관리 했던 곳이에요. 관리를 해서 지금 전주천과 남천교에 있는 버드나무들은 길게 잘 자랐잖아요. 저희가 가지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자연이 심고 시민들이 가꾼 버드나무라고 표현하는죠. 그렇게 했더니 전주천의 버드나무가 우리에게 정말 멋진 경관을 만들어준 거잖아요. 우리가 자연과 공존하려고 노력하면 그것이 가능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큰 선물 가져다준다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지금 전주천 사례거든요.”
- 전주시 관계자는 “유수에 지장이 되는 나무는 제거하는 게 맞다”라고 말하던데.
“저희가 이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다 구했어요. <전주천 하천 기본 계획>이란 것은 이 하천 관리에 큰 가이드라인이에요. 이 한도 내에서만 하천공사를 해야 되고 하천 관리를 해야 되는데 여기서 물의 흐름이나 소통을 방해하는 건 보와 같은 횡단 구조물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그런 거면 우리가 말하는 체육시설 있잖아요. 주변에 체육시설들 다 있어요. 이런 것들이 다 사실 물의 흐름을 막는 거거든요. 사실 그런 것들도 아주 줄여야 되는데 나무가 마치 아무 기능도 못 하고 홍수 방지만 한다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쓸모없는 시설이라든지 너무 과한 운동시설을 줄여야 되는 거잖아요. 멀리 안 나가더라도 시민들이 잠깐 내려가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인 거잖아요. 최소한 자연을 닮게 만들어주는 게 우리 시민들도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한데 그게 아니라 콘크리트로 개발 하는 거예요. 청계천처럼 만들겠다는 거죠.”
“우범기 시장의 오기·고집·오만이 만들어낸 참극”
- 전주시의 구상은 청계천처럼 하겠다는 건가요?
“우리가 한강 개발하는 과정 보면 박정희 시대 때 여의도 개발하고 강남 개발해서 노는 땅들을 다 재산 투기 상태로 만든 거거든요. 그다음에 전두환 시절에는 한강을 지금처럼 고수부지 넓게 만들고 물 채워서 하는 거였다라고 하면 그 이후로는 자연 하천으로 만드는 건 자연을 닮은 하천으로 만드는 과정인 거죠. 근데 여전히 우 시장은 강에 물이 찰랑찰랑해야 되고 사람들이 막 모일 수 있는 곳이 있어야 되니 콘크리트를 발라야 되죠. (생각이) 쌍팔년도 시대의 생각에 머물러 있는 거예요.”
- 벌목하는 이유가 뭘까요?
“저도 그게 사실은 상당히 궁금했어요. 이미 많은 나무를 베고 겨우 35그루의 나무만 살아있는 상태였거든요. 작년에 많이 벴잖아요. 그리고 준설까지 싹 다 했기 때문에 안 베도 돼요. 그리고 원래 이 나무를 베면 지금 우시장 때 만들어놓은 하천 관리 지침에도 3년마다 조사를해야 되는데 그런 조사도 없이 벴단 말이죠. 이건 우 시장의 오기, 고집, 오만이 만들어낸 참극이라고 생각하는데요.”
- 오기, 오만, 고집이 뭘 의미할까요?
“전주시장은 이번인 이 나무를 베기 한 달 전에 2월 6일 ’전주천·삼천 하천 명소화 사업’이라는 걸 전주천에 나와 발표합니다. 근데 그 사업이 제가 언급했던 4대강 사업과 같은 유형의 수변을 밀고 거기다 광장을 조성하고 야간 경관 조명을 만들고 물놀이장을 만들고 꽃밭을 만들고 인공 폭포 만들겠다고 하는 사업이에요. 그게 한 7,700억 정도가 되는 사업인데 이건 사실 말도 안 되는 사업이거든요. 실현 불가능한 사업인데 자기가 마치 개발의 전도사처럼 보이는 거죠. 저희 같이 보존이라든지 그다음에 조화라든지 공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지금 상징적으로 내세우는 게 전주천과 버드나무잖아요. 그래서 버드나무를 싹 잘라버리는 건 환경단체들의 목소리 같은 것들을 미리 잘라버리겠다는 거고 그런 측면에서 저는 오만이자 독선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 우범기 시장의 정치적인 꿈 때문에 그렇게 할까요?
“자기가 마치 대규모 개발 사업들을 많이 이뤄내고 그렇게 해서 경계를 활성화시키겠다고 이야기하는 건데 그런 사업들이 대부분 보면 대규모 개발들이 가능한 난개발을 불러오는 사업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일부 개발업자들의 이익들을 옹호하고 그들의 사업 기반들을 닦아주는 건데 문제는 그렇게 하면서 다른 시민들도 같이 이익을 보면 모르겠는데 대부분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거고, 다른 시민들에게 돌아갈 예산들이 일부 개발업자들의 배 채우고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보기 좋게 포장하는 데 들어가는 문제들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주천·삼천 난개발 신호탄...시장 공개 사과, 버드나무 수변 복원 없으면 퇴진 운동도 검토”
- 가장 우려되는 게 뭐예요?
“저는 이 전주천 버드나무가 베어지고 난 후 하천에 대규모 준설들도 할 거고요. 하천의 수변 공간이라고 하는 공간에 콘크리트를 발라버리고 거기에 체육 시설물들과 인공 구조물을 할 거예요. 저는 버드나무 벌목이 전주천과 삼천 난개발에 신호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더 큰 더 우려되는 사업들이 더 많아질 거라는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 앞으로 대응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저희는 하천기본계획이라고 하는 법정 계획을 위반한 소지들이 충분하기 때문에 그 부분들에 대한 책임을 따질 거고요. 두 번째 시장의 공개 사과를 반드시 받아낼 거고요. 다시 자연 하천으로 관리 정책도 바뀌고 또 잘려나간 버드나무 주변의 수변들을 복원하는 것이 저희에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거 할 때까지는 아무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주민 소환제에 대한 주장도 나오는데.
“주민 소환에 대한 요구들이 많고요. 그게 우리 시민들이 얼마만큼 분노하고 있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거로 생각합니다. 근데 주민 소환은 여러 가지 조건들이 무르익어야 되잖아요. 생태적인 문제로 주민 소환할 수만 있다고 하면 정말 역사적인 일이 될 건데 주민 소환은 다양한 의견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의견들이 모아져야 되고요, 그것이 굉장히 쉽지는 않지만, 주민 소환 요구하는 분들은 그만큼 버드나무 정책이 잘못된 정책이고 주민 소환할 만큼 잘못된 일이라는 걸 강조하시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하는 거고 퇴진 운동의 가장 높은 수위가 소환인 거잖아요. 그런 부분들도 여러 가지로 검토해볼 생각입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