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 1번지 ’전주시갑‘ 김윤덕·방수형·신원식·양정무 ’4파전‘...뒤늦게 후끈 달아오른 각양각색 선거전 톺아보기

총선 특집

2024-03-08     박주현 기자
사진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윤덕, 방수형, 양정무, 신원식 예비후보.

한때 전북 정치의 1번지로 불렸던 전주시갑 선거구가 총선 한 달여를 앞둔 시점에서야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그동안 이상직 전 의원의 탈당과 의원직 상실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사고지역구로 낙인찍혀 재선거를 치르고도 최근 전북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들이 군웅할거 형태로 요란한 공천 경쟁을 펼친 인근 '전주시을' 선거구와 달리 민주당 현역 의원의 단수 공천으로 비교적 한산했던 지역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 새로운미래, 무소속 예비후보들이 출정식을 잇따라 선언하고 다양한 공약과 비전들을 제시하며 민주당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을 끈다. 특히 국민의힘은 불모지나 다름 없는 전주갑에 전주 출신 기업가이자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전북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정무 예비후보를 앞세워 적극적인 민심 공략에 나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양정무, 후원회 사무소 개소 “프로야구 11구단 유치” 약속

양정무 예비후보

양 예비후보는 7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에 위치한 후원회 사무실에서 후원회 개소식을 열고 세를 과시하는 등 프로야구 구단 유치 등 특색 있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날 개소식에서 양 예비후보는 "전북은 수십년간 오로지 진보성향의 정치인만을 뽑아 균형을 잃어버린 상태여서 날아오르려 해도 한쪽 날개만 있어서 제대로 날 수 없었다" 며 "이제는 지역의 삐뚤어진 정치지형을 바로잡아 또 다른 날개인 양정무가 균형감을 갖춰 전북과 전주가 비상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양 예비후보는 이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대규모 국가예산 확보가 관건인 만큼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수뇌부로부터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여당 후보만이 전주발전의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앞서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는 단순한 체육활동이 아니라 주민들의 체육 문화 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인만큼 프로야구단을 유치해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며 프로야구단 유치 공약을 제시했다.

“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야구의 전국화’는 중요함에도 전체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가 경제 규모와 인구 수를 근거로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등 수도권 위주로 야구문화가 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한 그는 “야구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11구단 창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프로야구단 연고지로 전주, 완주, 익산, 군산 등 4개 시·군, 홈구장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일원에 건설 중인 복합스포츠타운 조성사업 시설물 중 하나인 전주야구장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주야구장 완공 시기(2026년)에 맞춰 11구단을 반드시 유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신생아 1인당 1억원·청소년 무상교통 추진” 등 공약...민주화운동 참여 제적, 45년 만에 군산대 졸업장 

이보다 앞서 양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인구소멸 위기를 대비해 신생아 1인당 1억원 장려금 지급과 청소년 무상교통 추진을 공약했다. 양 예비후보는 이날 공약 관련 기자회견에서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를 보면 전북 출생아 수는 6,600명, 사망자 수는 7,200명으로 1년 사이 600명이 자연 감소했다”며 “지난해 전북 출산율은 0.78명으로 경기를 제외한 8개 도 가운데 가장 낮아 안타까움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예비후보는 “매년 1,000만원씩 10년간 신생아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는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총량을 내세우지 않고 필요시기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출산과 양육, 교육에 대한 지원 강화 관련 법률적 뒷받침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도 청소년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청소년들이 원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위한 지원책이 시급히 보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양 예비후보는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학교 측으로부터 제적처분을 받아 졸업을 하지 못했으나 45년 만에 군산대학교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 예비후보는 지난달 20일 열린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학위수여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양 예비후보는 1980년 3월 당시 군산수산전문대학 수산증식과에 입학한 이후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9월 학교 측으로부터 제적을 당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군산수산전문대학 제적 이후 양 예비후보는 이듬해 전주대 법정대학 행정학과에 진학했지만, 어수선한 시국 상황에서 여전히 민주화운동에 열중하다 해병대 부사관에 지원 입대해 만기 전역했다. 양 예비후보는 전주영생고와 전주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랭스필드㈜ 회장, 제20대 대통령선거 역사문화 특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전북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탈당 신원식, 새로운미래 입당...“전주한옥마을 르네상스 구축하겠다”

신원식 예비후보

전주갑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일찌감치 던진 신원식 예비후보가 신당으로 옷을 바꿔 입고 출마를 공식화해 눈길을 끈다. 전북정무부지사 출신으로 다양한 공직 경험과 삼성중공업 이사, 효성기계공업㈜ 전무, 일진전기㈜ 대표이사 등을 맡아 온 그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로 입당 후 많은 공약들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24일 “전주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기만 하면 본선에서 무난히 당선되는 무경쟁 정치풍토의 개혁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탈당 이유를 설명한 뒤 “작년 7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에 22대 총선 후보 선출방식을 획기적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했으나 조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로 가자마자 그는 '전주한옥마을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금융·지식산업 육성' 등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며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신 예비후보는 지난달 28일 공약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한옥마을 주변을 개발하는 '전주한옥마을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외부 유입 자원을 활용해 전주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확장 개발형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지식산업 육성과 시니어 복합타워 건립, 세계인의 축제 '물고기 마을' 유치, 생활체육 진흥 등의 공약도 제시한 그는 “전주는 다목적 공공생활 체육시설이 생활체육 동호인 인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주시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추구에 필요한 ’다목적 생활체육시설‘을 아중지구에 추가로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1호 공약 ’청년 벤처기업인 육성 대책‘, 2호 공약 ’출산 장려금 1억원 지급 추진‘

앞서 신 예비후보는 지난해 7월 제1호 공약(청년 벤처기업인 육성 대책)과 12월 제2호 공약(출산 장려금 1억원 지급 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그가 최근 제시한 '전주한옥마을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3호 공약인 셈이다. 이밖에 신 예비후보는 "전라북도가 2024년 1월 18일자로 ‘전북특별자치도’로 변경됨에 따라 그간의 호남 예속에서 탈피한 독자 권역을 확보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래 관점에서 바라 본 전북특별자치도의 발전 전략을 서측의 해안가와 인접한 새만금과 동측 내륙 지역의 전주라는 ‘투 트랙(two track)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새만금이 산업과 에너지의 중심지라고 하면 전주시는 금융과 지식산업의 메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그는 "전주시 총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약 10만명으로서 취약 계층인 노인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문제와 아울러 건강 유지, 외로움 해소 등을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해 주겠다"며 "한 가지 방안으로서 전주시 도심지 내 노인들이 많이 살고 계시는 평화동 등 취약 지역에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팜 복합타워를 건립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청정도시 전주에 세계인이 찾는 ’물고기 마을‘을 유치해, 친환경 양식 수산업을 육성하고 바다 및 민물고기 어종을 보호하며 체험과 힐링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세계 물고기 축제를 개최하며, 주변 인프라로서 물고기 연구소, 캠핑장, 게임장, 놀이시설, 피크닉 광장, 워터 파크, 컨벤션 센터 및 숙박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공약했다. 이밖에 신 예비후보는 “그동안 민주당 전주갑 지역구 출마를 위한 활동을 펼치면서 지난해부터 민주당 혁신위와 공천심사위원회 등에 여러 차례에 걸쳐 현행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적용비율인 권리당원 50%, 일반시민 50%의 불합리성을 제기해 왔다”며 공천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의지를 밝혔다. 

부안 출신인 신 예비후보는 서울동성고와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4회)를 통해 1980년 공직에 입문했다. 그후 현 산업통상자원부인 상공자원부에서 국제협력과, 산업정책과를 거쳐 통상지원과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친 뒤 삼성중공업 이사, 효성기계공업㈜ 전무, 일진전기㈜ 대표이사에 이어 전북자치도 정무부지사 등을 역임했다.

방수형, 민주당 탈당 무소속 출마 선언...“윤석열 정권 무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선택지가 이 길밖에”

방수형 예비후보

전주갑의 유일한 무소속 출마 예정자가 등장해 시선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낸 방수형 예비후보는 7일 민주당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방 출마예정자는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사랑하고 충성을 다했던 민주당을 떠나지만 당의 명령에 저항이 아니다”면서 “촛불로 세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정치검찰의 폭정에 송두리째 파괴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검찰 세력과 후안무치한 윤석열 정권 무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선택지가 이 길밖에 없다”고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어 “단 한 번도 민주당 말고는 마음에 담아 본적 없기에 광야에 홀로 서더라도 사랑하는 민주당과 뜻을 모아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면서 “당선된 후 민주당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25일 전주바울교회 바울센터에서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섰다.

당시 자서전 ‘따듯한 카리스마 방수형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 출간에 맞춘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이미 전주갑 총선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최근까지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 백지화 논쟁의 중심인 경기도 양평에서 원안 고수를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에 참여했고, 양평 공흥지구 특혜비리와 고속도로 국정농단의 죄목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최은순 가족 일가와 김선교 전 양평군수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전북의 정치력 키워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

그러면서 그는 “고향 전주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면 검찰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아내고, 전북의 정치력을 키워 중앙 정치권에서 도민의 자존심을 지켜내겠다”고 정치적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경기도의 TK라고 할 만큼 보수색이 짙은 양평에서 정치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외지 사람이라는 문전박대의 서러움을 받았지만, 더 낮은 자세로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마침내 성실하고 반듯한 젊은 일꾼으로 인정받았다”며 “보수세가 강한 경기도 양평에서 민주당의 일꾼으로 정치의 기본기를 충실히 닦았고 정치 맷집과 근육을 단련했다”고 지나온 정치 역정을 밝히기도 했다.

전북과 관련해 그는 “고향 전북의 새만금 예산 78% 삭감이라는 천인공노할 윤석열 정부의 횡포로 상처받았을 고향 전주, 선후배 친구들의 아픔을 생각하니 밤잠이 오지 않았다”며 총선 주요 공약으로 ▲전주-완주-전북도를 아우르는 연합도시 구축 ▲주민자치도시 설립 ▲소득 보존 도시 ▲복합 콘텐츠 생산조성 등을 제시했다.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영화배우로 출발해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연기를 교육하고, 보수세가 강고한 경기도 양평에서 민주당 정치인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밑바닥부터 성장해 왔다”고 말한 그는 “중앙 정치권에서 키운 맷집과 담력으로 고향 전주와 전북의 민심을 성실히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총선 출사 의지를 다졌다. 방 출마예정자는 전주남초등학교와 완산중학교, 생명과학고등학교, 백제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영화배우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 경기도 유세단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민주당 단수 공천 김윤덕, 개소식 열고 '세몰이' 나서

김윤덕 예비후보

전주갑의 현역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수 공천이 확정된 이후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최근에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그는 7일 전주시 중화산동에 소재한 선거사무소에서 개소식을 갖고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이날 개소식에는 전북도의원들과 전주시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자리를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이번 총선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을 피폐하게 만든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검찰정권의 폭주를 막고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올바로 서게 하는 역사적인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가장 앞에 서있겠다”고 다짐했다.

김 예비후보는 21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 문화체육관광위 간사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준비해 왔으나 파행으로 아쉬운 막을 내린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아왔다.

“전북·전주, 더 이상 소외당하지 않도록 해야...1호 공약 ‘국가 균형발전'”

그는 3선에 성공하면 반드시 이루고 싶은 '1호 공약'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꼽았다. 이와 관련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수도권과 지방, 영남과 호남 간의 심각한 불균형을 혁신해야 한다"며 "전북과 전주가 더 이상 소외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김 예비후보는 ▲혁신도시 시즌2 부활 ▲대도시광역교통망 전북 포함 법안 발의 ▲전북특별자치도법 개정안 발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3선 승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신 7인회'에 포함될 정도는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까지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으로 253개 지역위원회와 17개 시도당을 총괄하고, 민주당 후보자를 공천하는 실무를 전담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3선에 도전하는 김 예비후보에 맞서 전주갑에서는 국민의힘 양정무 예비후보, 새로운미래 신원식 예비후보, 무소속 방수형 예비후보가 본선에서 금배지를 놓고 치열한 4파전의 경쟁을 펼치게 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