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호우 피해 속출, 태풍 ‘장미’ 북상까지...각별한 주의 필요
전북지역에 지난 7일부터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1,7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모두 810여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최대 500㎜가 넘는 많은 비가 전북지역에 내리면서 장수군에서는 산사태로 50대 부부가 숨졌고,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남원 금지면과 인근 마을 주민 7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9일 오전까지 전북지역의 비 피해 신고 건수는 810건으로, 이 중 주택침수가 47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재민은 1,70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8일 오후 4시 42분께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의 한 마을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주택 안에 있던 A씨(59) 부부가 숨지는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구조작업 6시간 만에 매몰 현장에 주검으로 발견된 A씨 부부는 3년 전 이곳에 귀촌해 생활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남원지역에서도 15곳에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64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이틀 동안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84건으로 집계됐다.
전북지역의 농작물 피해 규모는 모두 7883.7ha로, 이 중 논 6,669ha, 밭 1,214ha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는 김제지역이 3,759ha로 가장 많고, 남원지역 834ha, 부안지역 644ha, 정읍지역 615ha, 순창지역 525ha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축사침수는 총 56건으로 남원 24건, 순창 25건, 고창 7건 등이다.
이런 가운데 비는 당분간 더 내릴 전망이다. 전북지역은 10~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이 100~200㎜로 예고되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북상 중이어서 더 많은 비와 함께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장미는 중심기압 1천hPa, 강풍반경 약 200km, 중심 최대풍속 초속 18km의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 중이다.
태풍은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오후 중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점차 북동진해 10일 밤 동해상으로 진출하고, 11일 오전에는 점차 저기압으로 변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은 "태풍의 세력이 아직은 약하지만, 저기압으로 약화하는 시점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기압계의 변화 상황에 따라 이동경로, 속도, 상륙지역이 매우 유동적"이라며 “9일부터 11일사이 예상 누적 강수량은 강한 비가 이어지는 중부지방의 경우 100∼300mm(많은 곳 500mm 이상),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100∼200mm, 태풍의 이동 경로에 가장 가까운 제주 남부·산지와 경남,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mm 이상”으로 전망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