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F-16 전투기 왜 이러나?, 잦은 기체 '추락' 이어 잊을만하면 '연료통'까지 떨어져...‘인명피해’ 우려 확산

사건 이슈

2024-02-23     박주현 기자

군산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 서해상에서 잦은 추락으로 주민들의 가슴을 철렁 쓸어내리게 하더니 이번엔 비행 중 연료통이 지상으로 떨어져 인명피해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22일 군산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미군 소속 F-16 전투기가 군산시 옥서면 군산비행장 인근에 연료통 2개(개당 1400ℓ)를 투하한 후 회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인명이나 민가 피해는 없다고 군 당국은 밝혔지만 잊을만하면 연료통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 우려가 크다.

미군 “일상 임무 비행 중 서해상에 연료통 투하”...전투기 연료탱크 잦은 추락, 왜?

F-16 전투기 비행 훈련 모습.(사진=공군 홈페이지 제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이날 미 공군 측은 "일상 임무 비행 중 응급상황 발생으로 서해상에 연료통을 떨어뜨렸고 해당 전투기는 부대로 복귀했다"며 "현재 군산기지 대원들이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수색과 회수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 공군 측은 “투하 후 수색 범위가 큰 탓에 군산해경과 소방당국 등 수색 협조를 요청했다”며 “해경은 해상에서, 소방당국은 인근 야산 등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16 전투기 연료통 추락은 이번 만이 아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성인의 키보다 큰 물체가 떨어졌다”면서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서해 인근 주민들에 의해 신고(제보)된 사례가 있다. 2014년 김제시 진봉면과 2017년 군산시 선여리 새만금호에서 전투기 비행 중 연료통이 추락한데 이어 2021년 7월 6일에도 F-16 전투기의 연료탱크가 떨어진 사고가 발생했다.

'훈련 중이다'던 미군 전투기에서 커다란 연료통이 추락해 인근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2021년 7월 당시  미 공군 제8 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는 오전 10시 20분께 서해 상공에서 훈련하다 연료탱크 2개를 새만금 인근 바다에 떨어뜨려 인근 주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 앉게 했다.

연료통이 떨어진 지점은 새만금 내측 공사 현장에서 100여m 떨어진 곳으로 눈에 훤히 보이는 곳이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없었지만 이를 바라본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미군이 훈련 중이었으니까"라며 마냥 쉬쉬하면서 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가뜩이나 새만금에 민간공항이 들어서게 될 경우 미군 전투기 훈련장 활용 여부를 놓고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마당이다. 이 때도 미 공군 측은 "비행 중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해 연료탱크를 떨어트렸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2014년 5월 21일 미 공군 제8 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의 보조 연료탱크 2개가 김제시 진봉면 진봉초등학교 인근에 떨어졌다.(자료사진)

이보다 앞선 2014년 5월 21일 미 공군 제8 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의 보조 연료탱크 2개가 김제시 진봉면 진봉초등학교 인근에 떨어져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당시에도 미 공군은 "이날 오전 11시께 전투기 운행 중 응급상황이 생겨 매뉴얼에 따라 보조 연료탱크를 떨어뜨렸다"고 밝혀 연료탱크는 이 외에도 수시로 주변에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 “전투기가 지나가는 굉음이 들린 후 물체가 떨어진 것을 보았다”며 “크기는 성인의 키보다 큰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2017년 3월 22일에도 미 공군 제8 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가 비행 중 응급상황으로 군산 새만금 공유수면에 보조 연료탱크 2개를 떨어뜨려 수색작업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에도 오전 9시 15분쯤 군산시 옥서면 새만금 내측 공유수면에 전투기 보조 연료탱크 2개가 낙하했다. 이 때 떨어진 보조 연료탱크도 성인 남성보다 큰 2m 크기로 전투기 날개 쪽에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들 “인명피해 예방 대책 마련, 사고 원인 정확히 밝혀질 때까지 비행 훈련 전면 중단할 것“ 촉구

한편 지난해 12월 11일과 올 1월 31일에는 같은 기종의 전투기가 군산기지에서 이륙한 뒤 군산 어청도와 충남 태안 인근 해상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또 이보다 앞서 지난해 5월 6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주한미군 F-16 전투기 1대가 평택시 팽성읍 노와리의 밭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기체가 밭으로 떨어져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현장 영상을 보면 추락한 전투기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으로 파손됐다.

이에 군산농민회와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군산여성의전화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은 "F-16 전투기에는 일반적으로 약 7,000kg의 연료와 각종 무기를 장착하고 비행하고 있다"며 "이런 전투기가 인구 밀집지역으로 추락할 경우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올 것을 예상 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은 또한 “미 공군 전투기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비행 훈련을 하면서 군산 시내를 관통한다”면서 “일상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가 큰 만큼 관계 당국은 대책을 마련해 줄 것"과 "해당 전투기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질 때까지 비행 훈련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