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아중저수지 두꺼비들 짝짓기·산란 시작...제발 '로드킬'에서 구해주세요”
이슈 초점
“전주 아중저수지를 가실 때에는 일단 멈추고 도로를 살펴주세요. 두꺼비가 없다면 서행해주세요. 두꺼비가 나오는 시기에 우회해주신다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처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문 처장은 “아중저수지에서 최근 두꺼비가 벌써 나왔다”며 “작년에는 3월에 나왔는데 2월에는 찍짓기와 산란을 위해, 5월에는 새끼두꺼비가 다시 산으로 가기 위해 아중저수지 도로를 건넌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가·시민들 “아중호수 일주도로 두꺼비들 죽음 잇따라...운전 각별히 유의해 줄 것” 호소
전주 아중저수지 곳곳이 두꺼비들의 주 서식처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른 동면을 마친 두꺼비들의 이동이 활발해 지면서 환경운동단체와 시민들 사이에서 이처럼 두꺼비들의 로드킬을 막기 위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운동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운동가인 문아경 씨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중저수지를 둘러싼 도로가 아중호수길인데 전주시에서는 그 길을 확장한다고 하니 차들은 더 많이 다니고, 더 빠르게 다닐 것”이라며 “두꺼비들이 더 많이 로드킬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중저수지 두꺼비들이 짝짓기와 산란이 시작됐으나 두꺼비들을 로드킬에서 구해달라”는 사진과 포스터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주 아중호수 일주도로 등에서 두꺼비들의 도로 위 죽음인 로드킬이 급증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전주시는 올해 상반기부터 아중호수 관광명소화 사업의 핵심인프라인 전주관광케이블카와 야간경관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아중호수 관광명소화 기본계획 및 관광지 지정 등 사전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일대의 생태계 및 환경 파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중저수지-기린봉 일대 울창한 숲과 나무 비롯 야생동물 주요 서식지...개발 신중해야” 여론 비등
앞서 전주시가 지난 1월 3일 ‘한옥마을에서 아중호수로 전주가 넓어집니다.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립니다. 전주를 담은 또 하나의 전주, 전주의 기적 아중호수에서 시작됩니다’란 문구와 동영상을 올린 해당 SNS 채널에는 많은 시민들의 반대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시민 이모 씨는 “기린봉은 전주의 주산으로 많은 시민들이 가벼운 등산과 산책을 즐기는 곳으로 도시 숲이자 근린공원이며, 생태자연도 2등급 지역으로 울창한 숲과 나무를 비롯한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지인데다 동고산성과 동고사 등 여러 사찰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천주교 치명자산 성지와 인접해 있어 역사·문화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안모 씨도 ”위치도 안 좋고 자연을 망치는 것이어서 그냥 버스노선과 도보로도 충분하다“며 ”전주시내 산은 높은 산이 아니니 산과 저수지를 더 이상 망치지 말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주시가 현재 한옥마을에 집중된 관광콘텐츠를 아중호수 일원까지 확대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특히 케이블카 사업은 대규모 개발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무엇보다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주변 환경은 물론 경관을 크게 해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기후환경 전주 유권자 행동'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우범기 시장의 후보시절 공약 중 당시 케이블카 사업을 '나쁜 공약'으로 꼽았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