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리우데자네이로 해변'과 '이과수 폭포'...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신정일의 남미 여행기③
'길 위의 철학자', ‘길을 걷는 도사’, ‘길 위의 백과사전’이라는 닉네임을 지닌 신정일 선생이 이번에는 남미 여행길에 나섰다. 안데스 산맥 등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들을 직접 사진으로 담아 세상에 전하고 있다.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이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길의 전도사'인 그가 먼 이국 땅에서 전해온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과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호주의 '시드니', 이탈리아의 '나폴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로'를 세계 '3대 미항'이라고 일컫는다. 설탕 덩어리처럼 보인다 하여 '빵산'으로 불리는 산에 올라 바라본 리우데자네이로는 날이 약간 흐린데도 한 폭의 그림이다.
'이리 보아도 내사랑, 저리 보아도 내사랑'... 춘향가의 한 소절 같은 항구에 하얀 배들이 점점히 떠 있다. 문득 저 멀리 보이는 예수상이 눈에 들어온다. 크기가 37m라는 예수가 그림 같은 도시와 대서양을 품에 안은 항구를 내려다보며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두 팔을 벌려 받아들이고 있다.
한없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갈망하고 있으니, 이 땅에서 태어나 대대손손 살아온 사람들 속에 먼 동방에서 태어난 내가 잠시 머물다 가는 시간과 날이 맑지 못함을 탓하는 도반들에게 풍경을 탓하는 것이나 남의 행복을 부러워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탓하는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지금은 비가 내리다 멎은 밤. 내일은 여행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는데 해는 다시 떠오를 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은 길이가 4.5km에 이르는 해변에 사람들이 언제나 인산인해다. 어디서 사는 사람들이 저렇게 해변을 수놓고 있는 것일까? 마치 부산 해운대를 연상시키는 해변에서 겨울이 한창인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나여!
아르헨티나 쪽에서 본 웅장한 이과수 폭포를 보노라니 문득 김수영의 시 '폭포'가 떠오른다.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글·사진=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