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유죄’ 전 국회 보좌관, '집유' 기간 중 전민일보 부국장 '컴백’ 논란...기자협회 '자격정지' 불구 뒷말 ‘무성’, 왜?

지역언론 이슈

2024-01-17     박주현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과 자신이 창업한 회사인 이스타항공의 수백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으며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이상직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전직 언론인이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후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해당 언론사로 복귀해 구설에 올랐다. 

전민일보는 지난 8일 인사를 통해 문화교육부 부국장에 이상직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소모 씨를 발령했다. 그는 해당 언론사에서 근무하다 국회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다시 언론사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잦은 경력기자들의 이직으로 극심한 내부 기자 부족난을 겪고 있는 지역 일간지들 사이에서 최근 붐이 일고 있는 '퇴임 기자 컴백' 현상으로 여겼다. 

전민일보 기자, 국회 보좌관 자리 옮겨 일하다 '선거법 위반',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부국장 복귀 논란

전민일보가 1월 8일 지면에 낸 '본사 인사' 갈무리(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제공)

그러나 전민일보의 해당 인사 이후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과 전북기자협회 등은 당사자가 언론사로 복귀하기 전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고,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이란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이와 관련해 전북기자협회는 회원사인 전민일보에 대해 1년(2024년 1월~2025년 1월)간 회원사 자격정지를 결정하고, 해당 기자(부국장)에게는 오는 2025년 4월까지 회원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전민일보는 전북기자협회의 이 같은 자격정지 결정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문제는 해당 기자(부국장)의 경우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던 전 국회의원의 선거와 관련해 유죄를 받은 데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언론사로 다시 복귀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언론계 자정 작용 이뤄지지 않는 주된 이유에서 비롯된 문제”

이에 대해 전북민언련 손주화 사무처장은 “선거법 문제로 유죄가 선고된 기자가 현장으로 복귀해 다른 사람의 부정부패를 감시·견제하는 모순된 상황을 자초했다”며 “문제를 알면서도 신문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수용한 지역신문사의 그릇된 판단과 문제를 용인하는 지역 동료 언론인 등 지역 언론계의 자정 작용이 이뤄지지 않는 주된 이유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 처장은 또한 “불과 수 개월 전에 또 다른 지역 일간지에서 김영란법 위반으로 형을 선고 받았던 기자를 지역 주재기자로 채용했다가 거센 지역사회의 반발을 샀다”며 “그때는 최소 형을 살고 나온 지 2년 이상 경과 했다는 핑계라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전라일보는 김영란법 위반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전 지역 일간지 대표 등을 맡았던 인물을 지역 주재기자(국장급)로 발령했다가 언론시민사회단체와 공무원노동조합 등의 비판이 거세게 일자 임명을 철회한 사례가 있다. 

"기자협회, 자격정지 내렸지만 이러한 일 반복되면서 자정능력 잃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 나와" 

미디어오늘 1월 16일 기사 일부(홈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은 16일 ‘기자→국회 보좌관→선거법 위반 유죄→다시 기자?’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다뤄 시선을 끌었다. 기사는 "기자협회에서는 해당 기자와 그를 채용한 언론사에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자정능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정원 전북기자협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기자협회 규정에 준해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재심 여부는 회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며 “집행유예 기간 이후의 징계 등에 관해서는 현재 규정에 관련 내용이 없어 앞으로 변경을 할 때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기자협회에는 전민일보를 비롯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전북중앙신문, KBS전주총국, 전주MBC, JTV전주방송, 전북CBS,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 뉴시스 전북취재본부, 뉴스1 전북취재본부(무순)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 회장은 전북일보 소속 기자가 맡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