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고려 후기 가장 큰 종,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승격
부안군 내소사의 동종이 보물로 지정된 지 60여 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동종은 섬세한 조각과 뚜렷한 제작 시기, 장인의 이력사항 등을 고려했을 때 고려 시대 종 가운데에서도 가장 크며 가치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9일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내소사 동종'에 대한 국보 승격 기념 및 지정서 교부식을 열고 국보 지정서를 주지인 월봉 스님에게 교부했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지정서 교부와 최응천 문화재청장의 현장 특강 등이 이뤄졌다.
이날 최 청장은 "범종의 제작 기술과 기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며 "봉안처, 발원자, 제작 장인 등의 내력을 정확히 알 수 있어 학술 가치가 뛰어나다"며 국보 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높이 103㎝, 입지름 67㎝로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내소사 동종에는 장인 '한중서'가 동을 써서 고려 고종 9년인 1222년에 만들었다는 내력이 구체적으로 표면에 새겨져 있고, 역동적인 용 모양 고리와 연꽃·보살 무늬로 장식돼 있다.
특히 입을 벌린 역동적인 용 모양의 종을 매달은 걸이에는 용의 이빨과 발톱, 구슬까지 섬세하게 조각돼 있으며 아래로는 네모난 방 안에 9개의 연꽃 문양이 입체적으로 표현돼 있고 종 아랫부분과 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띠가 둘려져 화려함을 더한다.
이처럼 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드러나는 대표작인 동종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약 60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이에 따라 내소사 동종은 오대산 상원사 종, 성덕대왕 신종 등과 함께 국보로 지정된 다섯 점의 범종에 속하게 됐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