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아직 김정은 후계자로 보긴 어려워...한국 총선·미국 대선 후 남북관계 경색 가능성”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2024-01-03     이영광 기자

최근 북한이 ICBM 발사 등 도발을 재개했다. 이에 대해 탈북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의 도발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미국 당선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과연 그럴까?

또한 올해 국내에서는 22대 총선이 예정되어 있다. 혹시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안보 불안을 형성하는 건 아닐까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기 위해 지난 12월 28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북한, 저위력 핵미사일 능력 확보했다고 보는 게 맞아”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ICBM을 쏘고 있어요.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올 한 해 상황을 잠깐 말씀드리면 북한의 올해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일종의 선택과 집중이었어요. 작년 같은 경우 북한이 역대 최대의 미사일 도발을 했죠. 북한이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김여정 담화를 통해서 한미가 하는 것들을 사사건건 대응하겠다고 얘기해서 도발 빈도수가 높았어요. 근데 하반기로 넘어오면서부터 숫자가 확실히 줄었고 김여정이 말한 것만큼 사사건건 대응 못하더라고요. 북한이 소모전으로 가면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분명히 판단한 것 같고 거기에 따라서 두 가지를 핵심적으로 했죠. 하나는 정찰위성이죠.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 성공시켰죠. 또 하나는 얼마 전에 쐈던 화성-18이에요. 그것도 올해 세 번 쐈거든요. 그 두 가지 무기 체계가 가장 중요한 거죠. 왜냐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 두 가지가 완성돼야 미국 본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북한이 현재까지는 한국과 일본, 괌 정도 특히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걸 우리가 전술핵이라고 얘기하는데 정확한 표현은 저위력 핵이 맞고요. 저위력 핵미사일의 능력을 확보했다고 보는 게 맞죠. 여전히 북한이 부족한 부분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거든요. 그것이 완성돼야 북한은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핵 무력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핵 무력을 완성할 수 있게 되는 거기 때문에 올해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인 핵 능력 개발에 선택과 집중했다고 판단 됩니다.”

- 11월에 북한이 정찰위성 쏘았잖아요. 성공한 걸까요?

“위성은 현재로서 성공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근데 문제가 위성 발사 자체는 성공했지만 중요한 군사정찰 위성의 기능 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죠. 왜냐하면 위성 자체의 능력이 떨어지고 위성 하나 갖고는 군사정찰 위성으로서의 의미를 갖기 어려워요. 그래서 북한도 스스로 밝혔습니다만 이번에 쏜 위성을 만리경 1호라고 얘기했죠. 그렇다면 앞으로 2호, 3호 4호도 계속 쏠 거예요. 일단 위성의 숫자가 늘어나야 되고 두 번째는 위성 자체의 역량이 나아져야 되죠. 왜냐하면 위성에 장착된 카메라 질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근데 북한이 그거에 대한 개선할 여지가 생긴 게 러시아의 기술과 부품 지원 가능성이 커요. 아마도 내년에는 북한이 이 위성을 계속 쏠 가능성이 있고 위성 능력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북한의 ICBM 기술, 어디까지 온 건가요?

“ICBM 기술은 말씀드린 화성-18이 상당 수준의 기술입니다. 실질적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국가들 예를 들어 미국 중국 러시아 같은 핵 강국들의 경우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다 고체 연료예요. 근데 북한은 지금까지 있었던 보여줬던 화성-15, 17이 액체 연료죠. 고체 연료는 발사 준비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그래서 신속 발사가 가능한 거죠. 이번 화성-18에서는 그걸 다 보여줬어요. 또 하나 차이는 이동형 발사 차량을 움직여서 쏘는데, 이전에 화성-15나 17 같은 경우에는 이동용 발사 차량의 ICBM을 얹어놓긴 했지만, 그거를 땅에다 내려놓고 쏘면 돼요.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액체 연료는 액체 연료 주입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근데 이번 화성-18 고체연료 같은 경우에는 바로 이동형 발사 차량에서 쏴버리더라고요. 그렇다면 신속 발사가 가능한 거기 때문에 훨씬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서는 탐지 식별 요격이 어려워지는 거고요.

두 번째는 다 탄두탄 형태예요. 그러니까 꼭대기에 있는 핵탄두 탑재 모양을 보면 이게 하나의 탄두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탄두가 같이 들어가 있는 것이죠. 그것도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같이 핵 강국들은 다 다탄두탄을 갖고 있거든요. 미국의 미니트랜트 같은 경우에는 대표적인 건데 북한이 다탄두탄 형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사거리도 훨씬 크고 길고 그런 면에서 상당 수준에 있어요. 근데 아직 한두 가지 확인 안 된 게 흔히 말하는 재진입 기술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건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요. 재진입 기술이 완성됐는지 정확히 확인하려면 북한이 지금같이 미사일을 고각으로 쏘는 게 아니라 정상 각도로 쏴야 되는데 한 번도 정상 각도로 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재진입 기술이 완성됐는지 안 됐는지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죠. 다만 미국 정부나 미국 연구기관들의 판단에 의하면 재진입 기술도 상당 수준 완성됐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긴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바뀌거나 종전 된다면 북러 간 협력의 동력 떨어질 가능성”

지난 12월 3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사진=MBC 뉴스 영상 갈무리)

- 지금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어떻게 보세요?

“분명하게 이미 많이 나왔습니다만 관계가 상당히 밀접하죠. 특히 지난 김정은 푸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를 위한 무기 제공하고 있다는 건 다 증거로 나타나고 있죠. 이번에 만리경 1호 같은 경우 우리 정보기관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가 일부 기술 지원을 했다고 얘기가 나와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북러 간의 협력은 상당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다만 그게 얼마만큼 지속될지는 별개의 문제죠. 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북러 간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 되거든요. 근데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뀌거나 종전이 된다면 북러 간의 협력의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 왜요?

“왜냐하면 러시아가 더 이상 북한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거죠. 우크라이나 전쟁이 엄청난 소모전이 되고 있거든요. 재래식 전쟁이고 포병전이 되기 때문에 엄청난 포탄이 필요해요. 그런데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 그 폭탄을 미국 비롯해 전 세계의 우방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제공 해주는 반면 러시아는 제공받는 국가가 없습니다. 중국도 제공 안 하거든요. 유일하게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국가가 북한인 거죠. 그래서 푸틴이 김정은에게 지극정성을 한 것이죠. 근데 만약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난다면 러시아가 그렇게 적극적일 가능성이 지금만큼 없다고 봅니다.”

- 그러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조금 불편함이 읽힙니다. 올 하반기부터 일단 김정은이 푸틴을 만났을 때 북한의 가장 대외 관계의 최우선 순위는 러시아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건 굉장히 이례적이거든요. 당연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중요한 국가인데 러시아를 1위로 매겼어요. 그걸 비롯한 몇 가지 사례가 보이는데요. 물론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그렇진 않지만 그래도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건 맞습니다.”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ICBM 쏘는 게 내년 미국 대선을 겨냥한 거고 트럼프 전 대통령 도우려는 의도라고 하거든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큰 틀에서 미국을 당연히 겨냥했다고 판단을 하고요. ICBM 능력 확보해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고 그것은 미국에 대한 큰 위협이 되니까 북한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죠. 북한이 미국과의 통해서 원하는 것은 제재 해제와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겁니다. 그러기 때문에 ICBM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북한, 미국 선거 끝난 후 미국과 담판하겠다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 있어”

-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낫다고 판단한 건가요?

“당연히 북한의 입장은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되는 것을 바랄 겁니다. 트럼프가 되면 자신들의 협상 환경이 더 좋아진다고 판단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절대적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북한이 지금 하는 건 트럼프가 됐던 바이든이 됐던 미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공격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고 아마도 내년 미국 선거가 끝난 후년쯤에 미국과 담판을 하겠다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죠. 그게 트럼프면 더 유리하긴 하겠지만 바이든 행정부라도 자신들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주장하고 나와서 뭔가 담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 지금 미국 대선 분위기는 어떤가요?

“현재로서는 비교적 확실한 게 각 당의 후보는 공화당은 트럼프 또 민주당은 바이든이 될 가능성이 높죠. 니키 헤일리가 최근에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하지만 그게 트럼프를 후보로서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이 되고 대선 결과도 아직 시간이 상당히 남아 있어서 제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어쨌든 2020년 또 2016년 선거와 비슷하게 매우 접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올해 우리는 총선이 있잖아요. 혹시 북풍 가능성 없을까요? 남북의 약속 대련 같은 거죠.

“북한뿐만 아니라 요즘 제일 많이 되는 게 선거에 대한 개입이죠. 올해는 선거가 많지 않습니까. 한국 총선이 있고 당장 1월에 대만 선거 있고 미국 대선까지 이런 선거에 여러 형태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니까 영어로 그거를 '디스 인포메이션'이라고 하죠. 가짜 뉴스 같은 걸 퍼뜨리거나 하는 방법으로 이런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개입할 겁니다. 다만 저한테 질문하신 북풍 같은 형태는 북한이 더 이상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북풍 같은 형태로 하는 것이 과연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요. 북한이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지 한국 총선에도 영향을 미치려고 하겠지만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총선이 있는 4월까지 노골적인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는 안 할 가능성이 크죠.”

- 그러니까 우리 정부와 북한 사이 뭔가 오고가서 북풍 일어날 가능성 말이죠?

“그 가능성은 없어요. 그거는 그건 음모론이에요. 그렇게 안 합니다.”

- 김정은 위원장 둘째 딸인 김주애가 계속 등장하잖아요. 특히 김주애를 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부른다던데 세자로 봐도 될까요?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는 얘기가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도했죠..전 이거 자체에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에 자유아시아의 방송에서 얘기했던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란 표현이 다 보는 노동신문 같은 데 공개적으로 나오고 그게 지속적으로 호칭 된다면 이것은 4대 세습의 후계자로 볼 여지가 큽니다. 왜냐하면 그 자체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는 하나하나가 상당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에요. 그러니까 조선이라는 것은 한반도 전체를 얘기하는 거고 샛별같이 별은 북한에서는 백두혈통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게만 쓰는 얘기들입니다.

그들이 별을 좋아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그게 호칭에 붙는다면 그것은 백두혈통의 후계자일 가능성이 있고 또 마지막으로 장군 북한에서 장군이라고 불리는 사람도 역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밖에 없어요. 그래서 김주애가 장군이라는 공식 호칭으로 나온다면 그거는 상당히 가능성이 있죠. 그렇지만 아직 RFA 방송 이후에 북한 매체가 공식적으로 전혀 얘기를 하지 않아요. 그리고 아직도 북한 매체가 김주애라는 이름을 한 번도 부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직 후계자로 확정해서 보기에 이르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 왜 북한 매체는 얘기를 안 할까요?

“김주애라는 이름을 얘기 안 하는 건 저도 잘 이해를 못하겠고요. 다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2인자를 세운다라는 게 북한뿐만 아니라 1인 지배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이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에요. 2인자가 생긴다는 것은 1인자한테 도전할 수 있는 세력이 생긴다는 얘기고 물론 김주애가 직접적으로 자기 아버지한테 도전하지는 않겠지만 예를 들어 이런 거죠. 김정은이 건강이 언제든지 나빠질 수가 있으니까, 건강이 안 좋으면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식화한 상태에서 김정은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 김주애 쪽으로 사람들이 몰릴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거는 1인 지배 체제에서 가장 큰 도전이 되는 거죠.”

“군사주의 굉장히 강한 북한, 10살 김주애에 군사적 의미 부여하기는 어려워”

- 지금 김주애의 위치는 어디라고 보세요?

“물론 이전보다 후계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긴 하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어 보입니다. 여자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여전히 북한은 유교 전통이 강한 남성 중심 사회고, 또 특히 북한의 김정일과 김정은 마찬가지로 빨치산 전통에 따라서 군사주의가 굉장히 강하거든요. 거기에서 10살짜리 여아가 어떤 군사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죠.”

- 남북관계의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북한이 2019년 12월 7기 5차 전원회의 때 정면 돌파전을 선포했는데 그 정면 돌파전의 핵심 중의 하나가 대남 대미 강경책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핵 능력을 완전히 고도화하는 장기전으로 가져가겠다는 거죠. 그러면 올해도 계속해서 북한이 아까 말씀드린 선택과 집중으로 위성과 화성-18 같은 그런 무기 체계 개발을 할 가능성이 높고요. 남북관계도 여전히 전혀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만약 북한이 그 변화를 모색한다면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대선 보고 내년 정도 남북관계의 경색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남북관계에서 관전포인트는 뭘까요?

“일단 남북관계의 한반도 위기를 잘 관리해야겠죠. 북한이 위기를 한반도 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은 늘 열려 있으니까 예를 들어서 NLL 같은 데서 해안포 사격을 재개한다든지 총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만 저는 그럴 경우에 그런 충돌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죠.”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