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변 불안한 뉴스' 많았던 2023년을 보내며

송년사

2023-12-31     박주현 기자
군산 선유도에서 바라본 일몰 장면(전북의소리 자료사진) 

다사다난했던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어간다. 교수사회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을 정도로 계묘년 1년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아수라장 같은 한해였다. 

되돌아보면 2023년은 안타깝고 우울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의 언행과 그의 주변에서 비롯된 뉴스들이 유난히 많았던 한해였다. 

'대통령 기자회견' 사라지고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 '언론인 압수수색' 잇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법(김건희 특검법)'이 세밑 국회를 통과하자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의 예고가 현실화한다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가족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어서 세간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가족 비리 방탄용 거부권'이란 비판이 나올 만하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네 번째 거부권 행사다. 윤 대통령은 앞서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동조합법·방송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거부권 행사는 △이승만 45건 △박정희 5건 △노태우 7건 △노무현 6건 △이명박 1건 △박근혜 2건 △문재인 0건 등 민주주의 제도 정착에 따라 거부권 행사가 현저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런데 임기 3분의 1이 지난 윤 대통령은 벌써 거부권 역대 대통령 순위 5위를 기록할 정도다. 현재 페이스대로 간다면 상위 거부권 순위를 갈아 치우는 것은 시간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사라지고 후진국에서나 벌어지는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와 '언론인 압수수색'이 잇따랐다. 게다가 지난 MB정부의 '언론 탄압' 상징이었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귀환'은 ’방송장악위원장‘이란 반발로 이어지자 취임 95일 만에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사퇴의 길을 택해 ’줄행랑‘이란 비난을 받았다. 

'민주사회에서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기능 건강하면 모든 것 잘 될 것'...믿음 더욱 강해진 한해

전주-군산 간 도로에서 마주한 일몰 장면.(전북의소리 자료사진)

지역에서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의 파행 운영과 실패에 이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는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 충북 청주에선 폭우로 미호강 임시 제방이 무너지며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해 안타깝게 했다. 이밖에 전세사기 확산을 비롯한 교권 추락, 필수의료 붕괴 등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회문제였다.

이토록 아쉽고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던 계묘년이 저물고 갑진년(甲辰年)이 다가오고 있다. 2024년은 푸른색에 해당하는 ‘갑(甲)’과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더해진 청룡(靑龍)의 해다. 청룡은 예로부터 ‘수호신’으로 불려왔다. 갑진년은 계묘년의 액운을 모두 씻어버리고 희망과 긍정이 넘쳐나는 값진 한해가 되기를 국민 모두가 기원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선택하는 소통과 기자회견이 아닌 모든 국민과 기자들로부터 자유롭게 질문을 받고 답하는 소통과 기자회견 자리가 부디 자주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민주사회에서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기능이 건강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국민들 사이에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흘려듣지 말 것을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