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을' 9명 총선 입지자 ’군웅할거‘ 속 전략공천설로 ’술렁‘, 인접 '전주갑' 한산 '대조'...같은 전주시인데, 왜?
정치 이슈
내년 4월 실시될 22대 총선을 앞두고 전주지역 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만 3명이 경합을 벌이게 될 전주을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설까지 나돌면서 10여명의 출마 입지자들이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전주을 지역구는 지난 4월 5일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치러진 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당선돼 이변을 연출한 곳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이상직 전 의원(탈당 후 무소속)의 지역구였던 전주을 재선거에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시 무공천'이라는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써 5명의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전주을, 현역 3명 경쟁 속 민주당 예비후보 5명 등록...이성윤 전 지검장 '전략공천설' 가세 '요동'
게다가 현역인 강성희 의원과 민주당 양경숙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이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곳이다. 현재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가나다 순)는 고종윤 변호사, 박진만 전라북도건축사회장, 성치두 민주당 전북도당 청년소통협력위원장, 이덕춘 변호사, 최형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등 5명이다.
모두 민주당 소속인 이들과 현역 의원 3명 외에도 임정엽 전 완주군수도 무소속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겉으로 드러난 출마 입지자들만 해도 9명이 난립한 상황이다. 여기에 다른 정당과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할 경우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 진다.
게다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연수원 23기)이 전주에서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나서자 그가 민주당 전략공천 대상자가 아니냐는 정치권의 해석과 함께 일부 언론들의 앞선 분석 보도가 이어지면서 출마 입지자들 사이에 비상 경계가 내려진 형국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내 대표적인 '친문 검사'로 잘 알려진 이성윤 연구위원의 출판기념회가 오는 1월 9일 전주교대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고창이 고향인 그의 총선 출마설과 전주을 전략공천설에 무게가 실린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명분 맞지 않아”, “한동훈 대항마”...엇갈린 분석
일부 통신사와 지역 언론들은 “이 위원이 전북에서 출마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사고 지역구인 전주을 전략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그럴 경우 전주을 입지자들의 거센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청천 날벼락‘, ’맞지 않는 명분‘, ’반발‘이란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는가 하면 ’한동훈 대항마‘란 점을 부각시킨 기사들도 시선을 모은다.
앞서 ‘꽃은 무죄다’라는 책을 낸 이 위원은 지난 11월 28일 서울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추미애·조국 전 장관 등을 초청해 출판기념회를 가진 바 있다. 이어 열리게 될 전주지역 출판기념회 개최 배경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민주당 전략공천과 전주을 출마에 관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민주당 사고 지역구, 왜 출마자들 많을까?...유권자들 정치적 피로도·상실감 커
이처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사고 지역구인 전주을 지역에 유독 많은 입지자들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의아해 한다. 그동안 민주당의 공천에 의해 당선된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각종 비위 사건들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대법원에서 의원직을 상실하기까지 의정 공백을 초래한 것은 물론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해가며 재선거를 치르는 바람에 주민들의 정치적 피로도와 상실감이 어느 지역구보다 큰 곳이다.
지난 4월 5일 재선거에서도 전주을은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전주을에 내년 총선에서도 총력을 기울이고 나선 모양새여서 유권자들의 정치적 냉소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지역구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인근 전주갑 지역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전주갑, 현역 의원 맞서 2명 등록 뿐...전주을 분위기와 ‘대조’
전주갑 지역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인 김윤덕 민주당 의원(재선)과 함께 현재까지 신원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영화배우 출신 방수형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이 도전장을 내밀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따라서 전주갑은 인근 전주을이 군웅할거의 양상을 보이는 것과 대조로 3명의 예비후보들이 민주당 내에서 공천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전주갑은 다른 정당 소속 또는 무소속 예비후보자들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다른 입지자들이 더 이상 나서지 않을 경우 전주갑은 싱거운 선거로 끝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주을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주병, 4명 격돌 예상...선후배 재대결 ‘빅매치’ 주목
이밖에 전주병은 현역인 김성주 민주당 의원(재선)에 맞서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과 4선을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의 격돌이 공천 과정에서 예고된 가운데 황 전 행정관과 한병옥 정의당 예비후보가 선관위에 등록을 마쳤다. 이곳 선거구 역시 전주갑과는 달리 현재까지 4명의 다자간 경쟁 구도 속에서 정치 선후배이자 고교 선후배 간의 재대결이 펼쳐지는 '빅매치 격전지'로 주목을 끄는 곳이다. 같은 전주시 선거구임에도 이처럼 세 곳 중 두 곳의 분위기와 다른 한 곳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 이유는 뭘까?
한편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은 12월 12일부터이며 후보자 등록은 2024년 3월 21부터 22일까지이며 3월 27일부터 4월 1일 재외투표가 실시된다. 사전투표는 4월 5일부터 6일까지, 본투표는 4월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