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상 주셔서 감사, 묻는 게 제 일인데 수상 소감 말할 때가 있는 게 신기...정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아"
[특별 인터뷰] 전북의소리 주최 ‘제1회 올해의 정의로운 전북인상’ 선정 이영광 씨
인터뷰 전문가인 이영광 씨가 ‘제1회 올해의 정의로운 전북인상’에 선정됐다. 올해로 창간 3년을 맞은 <전북의소리>는 상식과 진실이 통용되는 정의로운 사회, 사람 사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이루기 위해 ‘올해의 정의로운 전북인상’을 공모해 심사한 결과 그를 최종 선정했다.
그는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의 불편한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위해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인터뷰 전문기자로 14년을 활동해 왔다. 지역에 살면서 전국 중심의 의제를 인터뷰로 생산해 내고, 소통해 온 그는 그동안 많은 분야의 인사들과 인터뷰를 시도하면서 힘든 일도 적지 않았지만 꿋꿋이 인내하며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올바로 세우는 일을 온몸으로 실천해 왔다.
2009년 'CBS 변상욱, "기자는 연필이다“'를 시작으로 14년 간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미디어스>, <PD저널>, <전북의소리> 등에 2,000여 편의 기사를 '시민기자', 객원기자', '프리랜서 기자' 등을 이름에 붙여 쓴 인터뷰 전문가인 이씨는 심한 근수축(筋收縮)으로 뒤꿈치를 든 채 걸어야 한다. 그런 걸음으로 전주에서 서울을 드나들며 하루에 적게는 1~2명, 많게는 3-4명을 취재한 내용을 두 손가락의 타이핑으로 정성을 들여 하나의 기사를 작성하기에 그의 기사엔 짙은 땀과 진정성이 배어 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란 호칭이 붙을 정도로 1급 중증 장애인으로 어눌하지만 당당한 말투로 유명 인사들을 섭외하고, 위태로운 걸음으로 일일이 찾아가거나 전화로 취재한 뒤 작성한 기사로 담대하게 대한민국의 정의를 말하고 있는 그와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 식으로 정리했다. /편집자주
”묻는 게 일인데 제 수상 소감 말할 때가 있는 게 신기...기사 많이 읽어주고 댓글 올라와 읽을 때 가장 큰 보람“
-'제1회 올해의 정의로운 전북인상'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소감을 부탁드린다면?
"제가 수상 소감 묻는 게 일인데 저도 수상 소감을 말할 때가 있는 게 신기하네요(웃음). 제1회 올해의 정의로운 전북인상 받게 되어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체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언론인으로 활동한 것에 대한 격려와 함께 앞으로도 잘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기사를 취재하거나 쓰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있었다면 언제였고, 왜 그랬다고 보시는지요?
"특별히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아이템 잡는 게 어렵죠. 제가 일주일에 5~6개의 인터뷰를 진행하거든요. 물론 우리나라의 여러 사건이 일어나 이이템이 끊이지 않지만 그래도 없을 때가 있거든요. 그러나 아이템이 잡히면 크게 어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인터뷰 녹취 푸는 게 힘들었어요. 인터뷰 한 시간짜리 녹취 푸는 데 8시간 걸렸거든요. 그러나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인터뷰 한 시간의 두 배 정도 밖에 안 걸리더라고요.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어요."
-인터뷰 기사를 취재하거나 작성한 이후 가장 보람을 느낀 경우는 언제였고, 왜 그렇게 느끼셨는지요?
"보람은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실 때죠. 그리고 많이 이야기가 될 때예요. 어쨌든 정성들여 기사 썼는데 많이 안 보시면 기운 빠지게 되죠. 많이 읽어주시고 기사에 대한 댓글이 올라와 그 댓글을 읽을 때 가장 보람이 있죠."
-전북인이어서 가장 자랑스러운 때는 언제였으며, 어떤 계기였는지요?
"전북이어서 자랑스러운 적도 없지만 부끄러웠거나 후회한 적도 없는 것 같네요. 제가 전북에 대해 별 생각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지만... 공기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공기를 자랑스러워하지도 않지만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니까요. 다만 전북에 좋은 일이 있으면 저도 좋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안타까운 거죠.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불평등과 불균형 많고 수도권과 지방 차이가 커...정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아“
-전북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보는지요?
"질문이 어렵네요.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과연 전북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일까란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우리나라 법과 문화가 있는데 전북만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의 정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보시는지요. 그렇다면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정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정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일단 법치국가고 법이 잘 작동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우리나라 문제는 불평등과 불균형이 많죠. 일단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크잖아요. 그리고 또 빈부격차도 크고요. 이런 거에 대한 구조적 문제는 크다고 생각하지만 정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특별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고요. 지금처럼 꾸준히 취재해서 기사 쓸 수 있길 바라는 게 있습니다."
-전라북도와 전북 정치권에 꼭 바라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전북이 다른 도에 비해 낙후되고 인구 유출도 많은데 좀 더 발전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전북도민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어느덧 연말입니다. 2023년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각 가정에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리=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