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람 많이 만나는 프로 만들 것...전주공동체라디오 '93.5MHz 채널' 꼭 기억해 주길“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
내년 2월 전주공동체라디오가 개국한다. 라디오 주파수 93.5MHz를 배정받은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전주에서만 방송되는 채널로 소소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직접 제작해서 방송한다.
하지만 요즘은 굳이 주파수를 받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방송이 가능하다. 왜 주파수를 받았는지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11월 28일 전주역 첫 마중길 부분에 있는 전주공동체라디오에서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을 만났다. 다음은 최 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현재 시험 방송 중...음악이 어디까지 나가고 잘 나가고 있는지, 방송 장비 같은 것들은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
- 전주공동체라디오 개국을 준비 중이잖아요. 현재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금 물리적인 시스템은 다 구축했고 이제 방송 편성하고 재정적인 부분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건가요?
“지금 시험 방송을하고 있어요. 음악을 틀고 음악이 이 방송이 어디까지 나가고 잘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방송 장비 같은 것들은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하고 있어요.”
- 개국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방송 공간 리모델링이 늦어졌고요. 두 번째는 방송 장비를 우리가 구매해야 하는데 재정적인 부분이 조금 어려워서 그것들을 조정하느라고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예산 한도 내에서 그런 것들을 조정하느라고 많이 늦어졌습니다.”
- 크라우드 펀딩도 한 거로 알아요. 그건 어땠나요?
“크라우드 펀딩은 공동체 라디오를 알리는 차원에서 진행했고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원래 계획했던 만큼의 펀딩은 들어왔는데 전체 방송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많이 차지하지는 않았죠. 근데 펀딩이 쉽지는 않더라고요. 앞으로 2차 크라우드 펀딩이나 시민 후원을 모집하려고 생각하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 지금 공동체라디오가 알려졌나요?
“아직 개국 전이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여기 참여하시는 분들이나 기존에 우리 공동체라디오 같이 함께하셨던 분들만 알고 계시고 아직 시민들한테는 많이 알려져 있진 않죠.”
- 전주공동체라디오가 어떤 방송인지 소개해 주세요?
“공동체라디오가 기존 라디오 방송과 가장 큰 차이점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라디오 방송국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방송을 기획해서 만들고 운영하는 시민참여 방송국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 특징은 지역 밀착형이죠. 그래서 전주지역만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국이고 전주지역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라디오 방송국입니다.”
“공동체라디오는 100% 지역 이야기만 다루고 지역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
- 지역 방송이 있는데 왜 이게 필요할까요?
“지금 지역에 여러 지역 방송이 있지만 실은 지역 방송에서 다루는 지역의 이야기는 전체 방송 중에서 일부이거든요. 서울이나 수도권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고 우리 지역의 이야기들은 잘 안 다뤄지는 데 있잖아요. 근데 공동체 라디오는 100% 지역의 이야기만 다루고 있고 지역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지역 방송에서는 지역민들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방송이 필요하다는 거죠.”
- 시민이 직접 방송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개념인가요?
“시민들이 단순히 게스트로 참여하는 게 아니고 내가 이런 방송을 하고 싶다면 직접 기획하고 그 프로그램을 자기가 직접 D가 되고 PD 돼서 직접 만들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본인들이 직접 섭외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죠.”
- 공동체라디오는 어떻게 개국하게 됐나요?
“공동체라디오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된 게 2004년도예요. 그때부터 전주의 공동체라디오를 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허가가 안 났고요. 이번에 허가가 나서 진행하게 됐고요. 가장 큰 건 시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나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그걸 가장 잘할 수 있는 매체가 공동체라디오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혹시 기존 방송사와 콜라보 같은 것도 생각하시나요?
“할 수 있으면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지역의 어떤 캠페인이나 재난과 관련된 이런 프로그램들은 같이 진행했으면 좋겠고 지역 방송사하고 연계해서 지역 주민들이 이렇게 방송 공동체 라디오에서 성장해서 또 지역의 어떤 대표 방송의 진행자 또는 PD로도 참여할 수 있게끔 협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런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게 있나요?
“아직은 없습니다. 아직 저희가 개국 하기 전이잖아요. 여러 방송사 얘기 하고 있는데 아마 개국하게 되면 달라질 것 같아요.”
- 시민들이 참여해 만들면 제작비 같은 건 어떻게 하나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제작비를 지원하는 건 없습니다. 일부는 제작비 지원을 받아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는데 대부분 자원봉사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일부 지원이 있긴 합니다.
- 광고는 받나요?
“광고는 받을 수 있는데 광고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는 않죠. 저희도 광고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 광고나 공익광고 캠페인 광고 이런 것들을 해볼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누구나 다 보편적으로 방송 들을 수 있고 여러 도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주파수 가진 방송 시도”
-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대부분 라디오도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통해 듣잖아요. 공동체라디오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을 텐데 주파수 받은 이유가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세 가지 정도 말씀을 드리면 첫 번째 이 방송의 공신력 차원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 방송은 누구나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주파수는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주파수로 방송이 나가는 건 굉장히 공신력이 있는 거거든요. 두 번째는 공동체 라디오의 역사에 있어서 시민들이 주파수의 주인이라는 게 있었어요. 지금까지는 국가나 아니면 큰 자본을 가진 곳만 이 주파수를 가질 수 있었잖아요. 근데 공동체 라디오는 시민들 참여고 시민들이 그 주파수의 주인이 되는 그런 역사적 배경과도 연관이 있고요.
세 번째는 인터넷으로 많이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재난 상황에서는 통신도 끊길 수 있잖아요. 인터넷도 끊기고 그럴 때는 주파수 가지고 있는 공동체라디오 특히 공동체라디오는 아주 작은 장비로도 방송할 수 있거든요. 그런 재난 상황에서는 누구나 다 보편적으로 이런 방송을 들을 수 있고 또 거기서 여러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주파수를 가진 이런 방송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차 타고 갈 때나 라디오로 듣지 대부분 스마트폰 앱으로 듣는데.
“맞아요. 공동체 라디오도 스마트폰 앱 어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그래서 애플리케이션으로 방송을 들을 수 있고요. 그리고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공동체라디오가 갖는 힘이 미약하지만, 이 공동체 라디오는 듣는 방송이 아니라 본인들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말하는 방송이고요. 그렇게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24시간 내내 방송하는 건가요?
“24시간 하고 싶은데 24시간 할 수는 없고 기본적으로 방송법에는 하루에 6시간 이상 방송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개국하면 오전 한 6시부터 저녁 한 11시까지는 방송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적어도 하루에 한 10시간 이상은 방송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공동체라디오니까 지역 소식을 다룰 거 같아요. 근데 사람들이 지역에 살아도 지역 문제는 크게 관심 없는 것 같은데.
“그렇죠. 지역에 관심이 많이 없는데 두 가지 차원인 것 같아요. 첫 번째 나하고 밀접한 지역의 이슈들은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그게 뭐냐 하면 내가 생활하는 생활 공간에서의 문제죠. 예를 들어서 송천동에 산다고 한다면 송천동과 관련된 지역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데 나와 좀 떨어진 곳의 지역의 이야기는 관심이 없을 수 있어요. 공동체 라디오는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훨씬 더 사람들이 지역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고요.
두 번째 내가 지역에 대해서 잘 몰라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에 대해서 잘 관심이 없을 수도 있는데요. 공동체라디오는 내가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방송국이라고 했잖아요. 단순히 듣는 방송국이 아니죠. 내가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지역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그렇다 보면 지역에 대해서 더 잘 많이 알고 지역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겠죠.”
- 앞서 시민들이 만든다고 하셨잖아요. 그럼에도 어느 정도 직원이 필요할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지역 취재기자라든지요.
“저희 방송국은 방송법상 보도를 할 수 없어요. 그래서 기자는 둘 수 없고요. 적어도 한 3명 정도의 상근 인력이 최소로 필요하고요. PD 역할 하고 그다음에 공동체 활동이기 때문에 공동체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 3명 정도는 필요하죠.”
- 법적으로 막은 이유가 뭘까요? 제 생각엔 지역문제 취재하면 괜찮을 거 같은데.
“공동체라디오 방송 영역에서도 지역의 시사 뉴스 같은 걸 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얘기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에는 공동체라디오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어려운 측면도 있고요. 또 시사 보도를 하게 되는 순간, 규제가 굉장히 높아져요. 그렇게 됐을 때 공동체라디오가 과연 그 규제틀 또 안에서 해낼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근데 보도는 할 수는 없지만 지역의 소식을 전할 수는 있고 지역에 있는 여러 신문사와 연계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 그러면 지금 생각하시는 프로그램 포맷 같은 게 있나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열려 있고요. 우리 방송국 자체적으로는 지역의 사람들 많이 만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93.5MHz 곧 개국...많이 홍보해 주세요"
- 일단 홍보가 돼야 할 것 같데 홍보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본격적으로 개국을 준비하면서 온라인 홍보도 하고 그다음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들도 많이 모집하면서 홍보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고요. 방송국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을 수 있게끔 이렇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이 홍보해 주세요. 93.5MHz예요.”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 개국이 시작한 지 한 1년 정도는 저희도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방송을 체계화할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하고 1년 안에는 사람들이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 아까 크라우드 펀딩 얘기했잖아요. 그건 개국 전이었고 개국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개국하면 후원 회원들을 더 늘릴 거고요. 공동체 라디오에 가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서 지역에서 시민들이나 단체들이 많이 후원할 수 있게끔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공동체라디오 방송국 93.5MHz가 곧 개국합니다. 단순히 듣는 라디오가 아니고 여러분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방송국이거든요. 시민들과 또 지역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방송국이니까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또 많이 지원해 주시고 후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