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람 많이 만나는 프로 만들 것...전주공동체라디오 '93.5MHz 채널' 꼭 기억해 주길“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

2023-12-06     이영광 기자

내년 2월 전주공동체라디오가 개국한다. 라디오 주파수 93.5MHz를 배정받은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전주에서만 방송되는 채널로 소소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직접 제작해서 방송한다.

하지만 요즘은 굳이 주파수를 받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방송이 가능하다. 왜 주파수를 받았는지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11월 28일 전주역 첫 마중길 부분에 있는 전주공동체라디오에서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을 만났다. 다음은 최 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현재 시험 방송 중...음악이 어디까지 나가고 잘 나가고 있는지, 방송 장비 같은 것들은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

- 전주공동체라디오 개국을 준비 중이잖아요. 현재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금 물리적인 시스템은 다 구축했고 이제 방송 편성하고 재정적인 부분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건가요?

“지금 시험 방송을하고 있어요. 음악을 틀고 음악이 이 방송이 어디까지 나가고 잘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방송 장비 같은 것들은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하고 있어요.”

- 개국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방송 공간 리모델링이 늦어졌고요. 두 번째는 방송 장비를 우리가 구매해야 하는데 재정적인 부분이 조금 어려워서 그것들을 조정하느라고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예산 한도 내에서 그런 것들을 조정하느라고 많이 늦어졌습니다.”

- 크라우드 펀딩도 한 거로 알아요. 그건 어땠나요?

“크라우드 펀딩은 공동체 라디오를 알리는 차원에서 진행했고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원래 계획했던 만큼의 펀딩은 들어왔는데 전체 방송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많이 차지하지는 않았죠. 근데 펀딩이 쉽지는 않더라고요. 앞으로 2차 크라우드 펀딩이나 시민 후원을 모집하려고 생각하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 지금 공동체라디오가 알려졌나요?

“아직 개국 전이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여기 참여하시는 분들이나 기존에 우리 공동체라디오 같이 함께하셨던 분들만 알고 계시고 아직 시민들한테는 많이 알려져 있진 않죠.”

- 전주공동체라디오가 어떤 방송인지 소개해 주세요?

“공동체라디오가 기존 라디오 방송과 가장 큰 차이점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라디오 방송국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방송을 기획해서 만들고 운영하는 시민참여 방송국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 특징은 지역 밀착형이죠. 그래서 전주지역만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국이고 전주지역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라디오 방송국입니다.”

“공동체라디오는 100% 지역 이야기만 다루고 지역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

- 지역 방송이 있는데 왜 이게 필요할까요?

“지금 지역에 여러 지역 방송이 있지만 실은 지역 방송에서 다루는 지역의 이야기는 전체 방송 중에서 일부이거든요. 서울이나 수도권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고 우리 지역의 이야기들은 잘 안 다뤄지는 데 있잖아요. 근데 공동체 라디오는 100% 지역의 이야기만 다루고 있고 지역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지역 방송에서는 지역민들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방송이 필요하다는 거죠.”

- 시민이 직접 방송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개념인가요?

“시민들이 단순히 게스트로 참여하는 게 아니고 내가 이런 방송을 하고 싶다면 직접 기획하고 그 프로그램을 자기가 직접 D가 되고 PD 돼서 직접 만들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본인들이 직접 섭외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죠.”

- 공동체라디오는 어떻게 개국하게 됐나요?

“공동체라디오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된 게 2004년도예요. 그때부터 전주의 공동체라디오를 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허가가 안 났고요. 이번에 허가가 나서 진행하게 됐고요. 가장 큰 건 시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나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그걸 가장 잘할 수 있는 매체가 공동체라디오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혹시 기존 방송사와 콜라보 같은 것도 생각하시나요?

“할 수 있으면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지역의 어떤 캠페인이나 재난과 관련된 이런 프로그램들은 같이 진행했으면 좋겠고 지역 방송사하고 연계해서 지역 주민들이 이렇게 방송 공동체 라디오에서 성장해서 또 지역의 어떤 대표 방송의 진행자 또는 PD로도 참여할 수 있게끔 협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런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게 있나요?

“아직은 없습니다. 아직 저희가 개국 하기 전이잖아요. 여러 방송사 얘기 하고 있는데 아마 개국하게 되면 달라질 것 같아요.”

- 시민들이 참여해 만들면 제작비 같은 건 어떻게 하나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제작비를 지원하는 건 없습니다. 일부는 제작비 지원을 받아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는데 대부분 자원봉사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일부 지원이 있긴 합니다.

- 광고는 받나요?

“광고는 받을 수 있는데 광고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는 않죠. 저희도 광고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 광고나 공익광고 캠페인 광고 이런 것들을 해볼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누구나 다 보편적으로 방송 들을 수 있고 여러 도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주파수 가진 방송 시도”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지역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그렇다 보면 지역에 대해서 더 잘 많이 알고, 지역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

-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대부분 라디오도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통해 듣잖아요. 공동체라디오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을 텐데 주파수 받은 이유가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세 가지 정도 말씀을 드리면 첫 번째 이 방송의 공신력 차원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 방송은 누구나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주파수는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주파수로 방송이 나가는 건 굉장히 공신력이 있는 거거든요. 두 번째는 공동체 라디오의 역사에 있어서 시민들이 주파수의 주인이라는 게 있었어요. 지금까지는 국가나 아니면 큰 자본을 가진 곳만 이 주파수를 가질 수 있었잖아요. 근데 공동체 라디오는 시민들 참여고 시민들이 그 주파수의 주인이 되는 그런 역사적 배경과도 연관이 있고요.

세 번째는 인터넷으로 많이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재난 상황에서는 통신도 끊길 수 있잖아요. 인터넷도 끊기고 그럴 때는 주파수 가지고 있는 공동체라디오 특히 공동체라디오는 아주 작은 장비로도 방송할 수 있거든요. 그런 재난 상황에서는 누구나 다 보편적으로 이런 방송을 들을 수 있고 또 거기서 여러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주파수를 가진 이런 방송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차 타고 갈 때나 라디오로 듣지 대부분 스마트폰 앱으로 듣는데.

“맞아요. 공동체 라디오도 스마트폰 앱 어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그래서 애플리케이션으로 방송을 들을 수 있고요. 그리고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공동체라디오가 갖는 힘이 미약하지만, 이 공동체 라디오는 듣는 방송이 아니라 본인들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말하는 방송이고요. 그렇게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24시간 내내 방송하는 건가요?

“24시간 하고 싶은데 24시간 할 수는 없고 기본적으로 방송법에는 하루에 6시간 이상 방송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개국하면 오전 한 6시부터 저녁 한 11시까지는 방송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적어도 하루에 한 10시간 이상은 방송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공동체라디오니까 지역 소식을 다룰 거 같아요. 근데 사람들이 지역에 살아도 지역 문제는 크게 관심 없는 것 같은데.

“그렇죠. 지역에 관심이 많이 없는데 두 가지 차원인 것 같아요. 첫 번째 나하고 밀접한 지역의 이슈들은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그게 뭐냐 하면 내가 생활하는 생활 공간에서의 문제죠. 예를 들어서 송천동에 산다고 한다면 송천동과 관련된 지역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데 나와 좀 떨어진 곳의 지역의 이야기는 관심이 없을 수 있어요. 공동체 라디오는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훨씬 더 사람들이 지역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고요.

두 번째 내가 지역에 대해서 잘 몰라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에 대해서 잘 관심이 없을 수도 있는데요. 공동체라디오는 내가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방송국이라고 했잖아요. 단순히 듣는 방송국이 아니죠. 내가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지역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그렇다 보면 지역에 대해서 더 잘 많이 알고 지역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겠죠.”

- 앞서 시민들이 만든다고 하셨잖아요. 그럼에도 어느 정도 직원이 필요할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지역 취재기자라든지요.

“저희 방송국은 방송법상 보도를 할 수 없어요. 그래서 기자는 둘 수 없고요. 적어도 한 3명 정도의 상근 인력이 최소로 필요하고요. PD 역할 하고 그다음에 공동체 활동이기 때문에 공동체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 3명 정도는 필요하죠.”

- 법적으로 막은 이유가 뭘까요? 제 생각엔 지역문제 취재하면 괜찮을 거 같은데.

“공동체라디오 방송 영역에서도 지역의 시사 뉴스 같은 걸 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얘기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에는 공동체라디오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어려운 측면도 있고요. 또 시사 보도를 하게 되는 순간, 규제가 굉장히 높아져요. 그렇게 됐을 때 공동체라디오가 과연 그 규제틀 또 안에서 해낼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근데 보도는 할 수는 없지만 지역의 소식을 전할 수는 있고 지역에 있는 여러 신문사와 연계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 그러면 지금 생각하시는 프로그램 포맷 같은 게 있나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열려 있고요. 우리 방송국 자체적으로는 지역의 사람들 많이 만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93.5MHz 곧 개국...많이 홍보해 주세요"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

- 일단 홍보가 돼야 할 것 같데 홍보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본격적으로 개국을 준비하면서 온라인 홍보도 하고 그다음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들도 많이 모집하면서 홍보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고요. 방송국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을 수 있게끔 이렇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이 홍보해 주세요. 93.5MHz예요.”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 개국이 시작한 지 한 1년 정도는 저희도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방송을 체계화할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하고 1년 안에는 사람들이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 아까 크라우드 펀딩 얘기했잖아요. 그건 개국 전이었고 개국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개국하면 후원 회원들을 더 늘릴 거고요. 공동체 라디오에 가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서 지역에서 시민들이나 단체들이 많이 후원할 수 있게끔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공동체라디오 방송국 93.5MHz가 곧 개국합니다. 단순히 듣는 라디오가 아니고 여러분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방송국이거든요. 시민들과 또 지역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방송국이니까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또 많이 지원해 주시고 후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