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눈·기온 평년과 비슷...같은 지역에 내린 눈이라도 눈송이에 따라 적설량 크게 4배 차이, 주의해야”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 분석관

2023-12-04     이영광 기자

11월 초만 해도 기온이 20도 가까이 되어 반팔을 입을 정도로 따뜻했다. 그러나 입동쯤 되어 추위가 오더니 곧 날이 풀려 예년보다 따뜻했다. 하지만 27일부터 다시 기온이 내려갔고 29일엔 눈까지 내렸다.

최근 날씨가 왜 오락가락하는지와 올겨울 날씨에 대한 관측을 들어보고자 박중환 기상청 예보 분석관과 지난 11월 30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박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연해주 부근 상층 찬 공기 덩어리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추위”

       박중환 기상청 예보 분석관(사진=박중환 제공)

- 27일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잖아요. 현재의 날씨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번 주 초부터 추웠었는데요. 이 추위의 원인은 현재 연해주 부근 상층에 찬 공기 덩어리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시키면서 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 예년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이번 주 초부터 추위는 평년과 비교했을 때 한 5도에서 10도가량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한 5도 정도 더 떨어지면서 매우 춥게 느껴지실 것 같은데요. 이번 추위는 12월 1일까지 추위 절정에 이르겠고요. 12월 2일인 토요일 낮부터 점차 기온이 상승하면서 평년 기온 회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11월 초만 해도 반팔 입는 사람도 있었는데 입동쯤 추워졌어요. 그리고 다시 기온이 올라갔다가 다시 추워졌는데 왜일까요?

“현재 11월부터 12월 초까지 계절이 점차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가을철이란 계절은 여름철에 영향을 줬던 덥고 습한 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해 나가면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덜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받는데요. 이 시기에는 북쪽의 찬 공기도 남쪽으로 크게 내려오지 못하는 중간 단계의 기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로 점점 접어드는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북쪽의 찬 공기들도 세력을 키우면서 남쪽으로 내려올 준비 하는데요. 이 찬 공기는 이 대기 상층의 흐름을 따라서 이동하면서 한 차례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저기압이나 기압골의 형태로 눈구름대가 발달하면서 지역적으로 비나 눈이 내리고 그 이후에 다시 찬 공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추위가 나타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 11월 초에 20도 가까이 올라가는 건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이렇게 찬 공기가 내려오지 못하게 되면 기온이 올라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그로 인해서 11월 초에는 기온이 높았다가 11월 말 정도 찬 공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시적으로 매우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데요. 이렇게 11월에 느끼셨던 기온의 변화는 찬 공기의 영역이 영향을 주는 기간이나 시점에 따라서 기온의 변화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구조를 보여주게 됩니다. 그래서 앞서 지금 질문해 주신 것처럼 11월에 이렇게 기온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것들이 이 시기에 찬 공기 영역들에 의해서 기온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이런 기온 변화의 구조는 기압계 구조에 따라 기온의 변동 폭이 큰 가을철에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형태기 때문에 가을철에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그럼 기후 변화와 연관은 없는 건가요?

“기후 변화 영향에 대한 부분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일반적으로 간절기라고 표현하죠. 계절과 계절이 바뀌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기온의 큰 변화는 간절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있는데요. 이게 기후변화에 대한 원인의 결과로 나타나는 건지에 대한 부분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예 사라진 건가요?

“기상청에서는 일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계절 길이와 시작일 산출해서 분석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100년 이상의 관측자료로 과거와 최근 30년의 계절 길이 특성을 분석 해봤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냐면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줄어들고 있다는 특징이 분석되었는데요. 기간으로만 보면 여름은 20일이 길어졌고 겨울은 22일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그러면 봄가을은 어떤가요?

“봄과 가을의 길이는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여름은 조금 더 길어지고 있는 상황 그리고 겨울은 조금 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겨울이 짧아지는 만큼 봄의 시작 시점 당겨져...사계절 아직까지 뚜렷”

기상청 '초단기 바람 예측도'(2023년 12월 4일 오전 5시 기준,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 그러나 우리가 느끼기에 봄가을이 아예 없어지는 느낌인데 왜 그럴까요?

“앞서 얘기 드린 것처럼 봄의 시작일은 17일이 빨라졌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겨울이 짧아지는 것만큼 봄의 시작 시점이 당겨졌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 앞서 얘기 드린 것처럼 봄과 가을의 길이는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초봄이 조금 더 당겨지며 실제적으로 느끼는 4~5월의 봄은 상대적으로 더워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체감으로 느끼는 봄철 기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느끼시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그럼 아직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가요?

“일단 사계절을 구분하는 1일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보면 사계절은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그와 관련된 계절의 기간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시간이 지나면 봄가을이 없어질 수도 있다던데 아닌 거예요?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가 큰 계절로 보면 여름에 덥고 습한 날씨 그리고 겨울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 그사이에 봄과 가을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는 여름철과 겨울철 사이에 경계들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과거 100년 동안의 관측 자료를 통해서 살펴본 바로는 이 가을과 봄에 기간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앞으로의 예측은 속단하긴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분석했을 때 봄과 가을의 길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고 하잖아요. 계절이 바뀌는 데 영향은 없을까요?

“사계절과 지구의 기온과의 상관관계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지구의 온도가 올라감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몇 가지 날씨적인 부분으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이 대기 중에 기온이 올라가면 이 대기 중이 머금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결국은 그 물이 날씨의 변화로 인해서 지상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 강수량적인 부분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으면 이 열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낮 동안의 기온 상승뿐 아니라 밤 동안에 열대야가 늘어나는 형태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요. 이 계절과의 관계는 아직까지는 입증된 거는 없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예전엔 삼한사온 현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예 없어진 건가요?

“삼한사온 그러니까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의 한자어인데요. 우리나라 겨울철에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기상학적으로 보면 이 기온이 주기성을 꼭 가지고 유입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서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풍의 지속 여부에 따라서 추위가 지속되기도 합니다. 기압계 상황에 따라서 추위와 따뜻한 날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서 과거에도 삼한사온에 따른 기온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삼한사온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삼한사온은 기상용어가 아닌가요?

“삼한사온은 기상용어가 아니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3일은 차갑고 4일은 따뜻하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고요. 일반적으로 북쪽의 찬 성질을 가진 대륙고기압이 남쪽으로 내려오면 찬 성질의 공기가 점점 성질이 바뀌게 됩니다. 그 기간이 3일 동안은 찬 성질을 유지하다가 4일 이후부터는 따뜻한 성질로 변질된 고기압의 영향을 받다 보니까 3일은 차고 과일은 4일은 따뜻하다는 주기성을 갖는 기온 변화를 얘기했던 겁니다.”

- 올겨울 날씨도 궁금한데 올겨울 어떨 거로 전망하세요? 엘리뇨 현상 때문에 대체로 춥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던데.

“기온의 경우 12월과 2월의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입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신 엘리뇨뿐 아니라 유라시아 쪽이나 인도양의 온도 패턴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뿐 아니라 강수 현상도 평년보다 많아질 겨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되는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 반대되는 현상이란 건 뭘 의미하나요?

“이 반대되는 현상은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북극은 주로 얼음층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 북극 쪽의 해빙이 평년보다 적은 상황이거든요. 이렇게 북극 바다 쪽의 얼음 지역들이 평년보다 작은 상태가 계속 유지 될 경우에는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북쪽에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를 유입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서 기온이 낮아질 것에 대한 그런 부분들도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눈,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 40%, 1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 50%”

- 눈은 얼마나 올 거로 전망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 쪽에 엘니뇨와 그리고 유라시아 쪽 그리고 인도양의 기압 온도 패턴에 따라서 우리나라 쪽은 조금 상대적으로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로 인해서 기온은 아까 높을 것이라고 예상을 드렸는데 강수량도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그리고 1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전망 하고 있습니다.”

- 강우량과 강수량에 대해 설명 해주세요.

“한자어 그대로 강우량은 비의 양이고요. 강수량은 눈과 비 다 합친 양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그럼, 눈만 측정하는 건 없나 봐요?

“맞습니다. 이게 눈의 양을 예측하기는 어려운데요. 그 이유는 5mm의 강수량이라도 눈송이에 따라서 적설이 5cm가 될 수도 있고 15cm 20cm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 강수가 나타날 때 한반도 주변 기압계 상황에 따라서 이 적설량은 변동 폭이 매우 큽니다. 같은 강수량이라도 적설량으로 환산했을 경우에는 지역마다 나타나는 적설의 양의 다르기 때문에 따뜻한 지역에서는 5mm의 강수가 기록되지만 기온이 낮은 강원도나 그리고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는 10cm가 넘는 적설이 쌓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같은 양의 강수량이라도 어느 쪽은 적설이 10cm고 남쪽의 따뜻한 지역에는 적설이 0인 지역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저희가 3개월 전망이나 이러한 부분들을 설명드릴 때는 강수량으로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 이번 겨울 어떻게 준비하는 게 현명할까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날씨 예보를 한 번만 보지 마시고 주기적으로 계속 보셔야 된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기상청에서 예측하는 예보의 범위도 기간에 따라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하시는 알고 싶어 하시는 날 그리고 중요한 일이 계획되어 있는 날이 다가올수록 예보 상황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예보를 점검하시고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겨울철뿐만 아니고 다른 계절에서도 대비하시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지금 찬 공기의 영향으로 매우 추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추운 겨울 체온 관리 등 건강관리 잘 하기기를 부탁드리고요. 겨울철뿐 아니라 자연재해로 인한 사건 사고가 나타나지 않도록 기상청 예보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시고 주기적으로 예보 확인해 주실 걸 부탁드린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