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오세환 군의원 “친일반민족행위는 청산이 답이다...'미당시문학관' 명칭부터 변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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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박주현 기자

"미당 서정주는 이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선정되어 있음에도 우리 (고창)군에서 미당을 청산하지 못하고 그의 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미당 서정주'를 기리는 부끄러운 친일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고창군의회에서 제기돼 관심을 끌어모았다. 27일 고창군의회 오세환 의원은 제302회 고창군의회 정례회 5분 발언을 통해 지역에 남아 있는 미당시문학관 명칭 변경 등 친일 잔재 처리를 촉구했다.

오세환 고창군의원 ”혈세 들여 친일파 칭송·찬양하며 축제에 기념관 운영...울분 금할 길 없어“

오세환 고창군의원(사진=고창군의회 제공)

오 의원은 이날 "수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친일파 미당을 칭송·찬양하고 축제를 하고 기념관을 운영하는 것을 보며 울분을 금할 길이 없다"며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해서는 청산이 답이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어 "지난 제1차 정례회에서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 미당시문학관 명칭 변경 등 친일 잔재 처리를 요청한 바 있지만 고창군은 미당시문학관 명칭 변경은 일언반구도 없이 민간위탁을 하겠다고 군의회에 동의안을 보냈다"면서 ”현재 부안면 질마재에 있는 미당시문학관 명칭 변경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의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까지 미당 시비가 철거된 곳은 3곳으로, 2019년 부천시 미당 시비 철거에 이어 2021년 서울 금천구에 있는 미당 시비 철거와 2022년 선운사 입구 미당 시비 철거가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이날 오 의원은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예로서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우리 고장의 대표적 친일파인 미당 서정주를 기념하는 문학관의 명칭을 고창군민들에게 돌려 주기 바란다"면서 “군수가 미당시문학관의 명칭 변경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고창군 “체계적 운영·시설 활성화 위해 민간위탁 방침”...다른 지역 친일 잔재 청산 분위기와 대조

고창군 부안면 미당시문학관 마당 전경.(사진='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보고서' 갈무리)

미당시문학관은 서정주의 고향인 부안면 질마재로(구 선운초 봉암분교)에 지난 2001년 대지면적 1만 3,379㎥ 면적에 5층 규모로 건립됐다. 문학관 내에는 미당의 육필원고를 비롯해 유품과 각종 서적 등 1만 5,0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고창군은 23년간 미당시문학관을 직영해 왔지만 체계적인 운영과 시설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이번 고창군의회 정례회에 민간위탁 동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미당 서정주는 고창군 출신으로 시인이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일제 강점기에 친일 문학을 발표하며 종군 기자로도 활동했다. 고창군에는 서정주와 관련된 시비와 노래비 등 친일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고창지역에 남아있는 미당 서정주 시비와 노래비, 서정주 묘소 등이 2020년 12월 '전라북도 친일 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친일 잔재로 분류됐다. 이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미당 서정주는 시인이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친일 시, 소설, 잡문, 평론 등을 통해 다양한 협력활동을 해왔다.

"미당 서정주 문학 작품들, 친일반민족행위"...‘친일 잔재’ 선정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 생태숲 내 시비.(사진='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보고서' 갈무리)

특히 1943년에는 많은 친일 작품을 썼다. 그는 친일 문학지 '국민문학', '국민시가'의 편집에 참여하며 수필 '스무 살 된 벗에게', 일본어 시 '항공 일에', 단편 소설 '최제부의 군속 지망', 외 시 '오장 마쓰이 송가' 와 같은 다수의 친일 작품을 썼다. 이러한 미당 서정주의 시비들은 친일반민족행위자를 기리는 시비이기에 친일 잔재로 선정됐다.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에 있는 선운사 주변 생태숲 내 공원 안에 미당 서정주 ‘동백 꽃’ 시비와 서정주의 글을 새긴 선운사 노래비가 있다. ‘동백꽃’ 시비는 1974년 5월 19일 설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동백꽃’ 시비 왼쪽 편에 1981년 고창문화원이 주관하여 서정주의 글을 새긴 선운사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또 미당 서정주 묘소로 가는 길에는 서정주의 시를 비석으로 만들어 놓았다. 전시 된 시비로는 '국화 옆에서', '상사초', '석류꽃', '영산홍', '매화', '산사꽃', '무궁화 같은 내 아이야' 등이 있다. 미당 시 문학관 앞에도 ‘동전’ 시비가 세워져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