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잼버리 파행 원인, ‘부지·부실보고·태풍’ 외에 '김윤덕·최창행' 탓?...김현숙 여가부 장관, 국감서 '유체이탈 화법' 논란
[뉴스 큐레이션] 2023년 11월 3일
김현숙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새만금잼버리) 파행 원인을 부지 선정 잘못과 태풍, 실무자 부실보고 등으로 떠넘겨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여가부 장관에 김행 후보자가 거론되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던 김 장관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후 다시 장관직을 맡아 국정감사를 받는 자리에서 새만금잼버리 파행 원인을 놓고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답변으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김현숙 장관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로 유종의 미 거뒀다고 생각"
김 장관은 2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초기 운영상 애로가 있던 점은 인정하고 청소년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국민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으나 "폐영식과 K팝(콘서트)으로 저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또한 "대회 초기에 세계스카우트연맹 등에서 폭염이나 위생 문제가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야영장은 매립지 특성상 폭염에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정부 부처와 전라북도 등 지자체, 민간 기업이 합심해 빠른 시일 내 대회 운영이 사실 거의 정상화됐지만 태풍 예보가 있어 불가피하게 비상 대비를 하게 된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부실 운영과 파행 책임에 대해 "현장에 있던 시설본부장과 사무총장이 모든 게 다 완료됐다고 했다"며 "사무총장을 포함한 사무국에서 '준비가 완벽하다',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기 때문에 상당한 부실보고를 받았다"고 말한 뒤 "이 부분은 감사원 감사로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관심, 무책임, 무능으로 잼버리 파행시킨 장관 퇴장시켜야”
그러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책임 회피성이자 유체이탈 화법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김 장관은 전북 부안군 잼버리 숙영지를 현장 점검한 다음 날인 지난 7월 25일 ‘잼버리 준비 완료 발표식’을 열고 잼버리 준비가 완료됐음을 대회 직전에 공식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에게 사퇴할 것 등을 촉구하며 거세게 압박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사표를 내고도 다시 돌아와 여가부의 폭력 피해자 보호와 청소년 지원 예산 등에 대한 사업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의지도, 능력도 없으면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이날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무관심, 무책임, 무능으로 잼버리를 파행시킨 장관을 퇴장시켜야 한다”며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잼버리대회 기간에 새만금 야영 현장을 지키지 않은 행적도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김 장관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저는 책임을 다했다”며 “제가 현장에 있었지 그럼 어디 있었느냐? 거기(부안군 국립공원공단 변산반도 생태탐방원)도 부안군이었다”고 맞섰다.
“잼버리대회 파행 책임, '무풍지대'에 숨어 있는 두 사람 탓"...거명
한편 이날 김 장관은 오후에 계속된 국정감사 질의 답변에서도 책임 회피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특정인들을 파행 책임자로 지목해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구갑)은 “여야를 막론하고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김현숙 장관과 집행위원장이던 전북도지사에게 책임을 많이 묻고 있는데 그러나 가장 책임져야 할 두 사람은 지금 무풍지대에서 커튼 뒤에 숨어 있다”며 “그 두 사람은 민주당 의원인 김윤덕 공동조직위원장과 최창행 사무총장”이라고 거명했다.
조 의원은 “김윤덕 의원은 준비위원장을 거쳐 조직위원장이 돼서 공동조직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여가부장관이 네 번 바뀌었는데 붙박이로 있었으며 사무총장과 함께 세트로 7년 내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의원은 "김윤덕 조직위원장은 위원장 타이틀로 총선도 출마하고, 이재명 대선 캠프 조직본부장도 하시고, 전북도지사 경선도 출마하시고 본인의 정치적인 도약을 위해서 잼버리를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김 조직위원장과) 이정옥 (당시) 여가부 장관 두 분이 최창행 사무총장을 임명했는데, 사무총장 연봉이 부총리급이다. 7년 내내 그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부총리 연봉은 1억 4,000만원, 최창행 사무총장이 받았던 연봉은 1억 8,000만원”이라고 공개한 그는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했는데 지금은 어디 숨어있는지 없다"면서 이 전 여가부 장관과 김 조직위원장에게 최 사무총장 임명 이유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조 의원은 “민주당은 왜 김윤덕 조직위원장과 최창행 사무총장 보호에 급급한지”를 물으면서 권인숙 여가위원장에게 “다음 상임위에서 그 두 사람을 참고인으로 부를 것”을 제안했다.
"감사원 감사, 철저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에 대해 김 장관도 맞장구를 쳤다. 그는 "김(윤덕) 의원은 (잼버리 준비 기간 조직위원장으로) 가장 오래 계셨지만 어떻게 보면 책임에서 자유롭게 있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김 장관은 “사무총장이 정확하게 여성가족부에게 보고를 했다면 초기 운영의 애로는 절대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대회 직전인 지난 7월 28일도 폭염 대책 등에 대해서 추가 주문을 했고 7월 24일에 현장에 갔을 때 완벽하게 준비됐다고 했으며 함께 가본 장소에서는 실제로 다 준비가 됐었기 때문에 정말 걱정이 없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밖에 “최창행 사무총장이 저희에게 부실보고했다라고 생각이 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가 철저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은 지지 않고 빠져나가려고만 한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