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럼피스킨병’ 충청-경기-인천-강원까지 확산...항체 형성기간 3주 소요, 앞으로 더 발생 가능

소 '럼피스킨병' 확산 속보

2023-10-25     박경민 기자

충남 서산의 한우 농가에서 시작된 바이러스성 질병 럼피스킨병이 충북과 경기지역를 넘어 인천, 강원지역 등으로 확산돼 당국과 전국 축산농가들이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어디로 확산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24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소 럼피스킨병 확진 건수는 모두 27건으로 지난 20일 충남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21일 3건, 22일 6건, 전날 7건, 이날 10건 등 확진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서해안 중심 벗어나 강원 내륙까지...27건 확진

24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소 럼피스킨병 확진 건수는 모두 27건으로 지난 20일 충남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21일 3건, 22일 6건, 전날 7건, 이날 10건 등 확진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중수본 회의 모습.(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럼피스킨병 발생 지역도 첫 사례가 나온 충남에 이어 경기, 충북, 인천, 강원지역까지 점차 반경이 확산되고 있어 전국 대부분 축산농가들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수본은 초기에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확진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22일 충북 음성군에 이어 이날 강원 양구군 등에서도 발생하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럼피스킨병 바이러스가 이미 발생한 주변국에서 지난달 국내로 유입됐으나 뒤늦게 확인된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항체 형성 기간이 3주가량 걸리기 때문에 아직 더 많은 곳에서 확진 사례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정황근 중수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2일 국정감사에서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3주 걸리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상당히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수본은 백신을 신속히 접종하고, 항체가 형성되는 3주간은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 방제 등의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도, 가축질병 방역대책본부 확대 운영...임상 예찰 등 강화

한우농가(자료사진)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도 럼피스킨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는 신속 대응을 위해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가축질병 방역대책본부의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전북도는 가축시장 11곳을 폐쇄 조치하고 소 사육농가 모임 및 행사 금지 럼피스킨병 발생 시군 생축 반입 반출 금지 등 강력한 방역지침를 연일 시달하고 있다.

또한 긴급 방역비 예산 2억원 투입 및 보건소 연무소독장비와 축협 공동방제단(46개단) 소독차량을 동원해 럼피스킨병 전파 매개체인 모기류와 파리 진드기 등 흡혈곤충의 방제와 축산농가 소독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거점 소독시설 26개소와 도 경계 통제 초소 2곳을 운영하고 공수의사를 통해 현장 임상 예찰을 강화하고 나섰다.

소 럼피스킨병은 1929년 잠비아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수십년간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여겨졌으나 지난 2010년대 들어 유럽, 아시아 국가 등으로 퍼져 나갔다. 정부는 최근 태국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서 럼피스킨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방역을 강화해 왔으나 결국 국내 상륙을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럼피스킨은 발병 초기 백신공급과 예방접종, 긴급 방역예산지원 등 초동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