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이름은 그 자체가 역사이고 문화

유기상의 '전북 문화' 이야기(1)

2023-08-10     유기상
유기상 문학박사(전 고창군수)

1956년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월산리에서 태어났다. 고창동초등학교, 고창중학교, 고창고등학교를 졸업한 고창 사람이다, 고창고등학교 졸업 후 상경하여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9급 공무원 공채, 7급 공무원 공채, 행정고시에 합격하였다. 행정고시 합격 후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전라북도청 등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공무원 재직 시 학구열을 불태워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일본 가고시마 대학교 대학원 법학(지방자치학 전공) 석사, 전북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사학 전공) 과정을 졸업하였다. 9급으로 시작해 행정고시에 합격하기까지 말단 공무원에서 익산시청에서 부시장, 전주시청 문화영상산업국장 등을 거쳐 전라북도청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했다. .

다양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로 전라북도 고창군수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2020년 7월 7일 민생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심덕섭 후보에 815표 차이로 실패했다.

하지만 착한 사람 많아지고, 착한 사람 활개 치는 높을고창, 대한민국을 위해 늘 기도한다고 한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생활하며 전북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그의 그윽하고 향기로운 글과 사진을 주 1회씩 고정 게재하기로 한다. '유기상의 전북문화 이야기', 그 첫 번째 편을 시작으로 문을 연다. /편집자주


고을 사이를 잇는 고갯마루를 우리 말로 '재, 목, 티, 퇴' 등으로 쓰고, 한자로 '치 峙, 현峴, 점岾, 항項' 등을 쓴다. 고창현과 장성을 잇는 대표적 고갯길이 솔재와 양고살재다. 고지도상 솔재의 한자 표기는 주로 송치(松峙), 송현(松峴) 등으로 나타난다.

제가 어려서부터 현재까지도 마을 사람들은 대대로 '솔재'라고 부른다. 영산기맥의 고창지역 마루금 중 혈맥이 잘려진 솔재 생태축 잇기가 환경부 국비를 받아 3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최근 완성되어 다행이다.

그런데 이 고지도 한자 표기 '송치'를 산 이름으로 착오한 탓으로 산정마을 진산인 장군봉(400m)을 '송치산'으로 잘못 표기한 오류가 반복해서 재인용되고 있어서 바로 잡는다. 애당초 산봉우리 이름에 봉(峰) 대신에 고개 치(峙) 자를 쓴 것부터 어원적 오류다. 할아버지산에 '방장산'이라는 산 이름을 붙였다면 같은 산줄기 주변 봉우리는 산이 아닌 봉이라고 부르는 게 산 이름 항렬이다.

이 지역 어르신들은 대대로 '장군봉'이라 불러왔고, 고문헌에도 일관되게 '장군봉'으로 표기해 왔다. 이 '장군봉'을 마주보는 월암, 수월 마을에서 대한민국 시대에도 장군을 두 분이나 배출했다는 이야기도 회자된다.

누군가 책임감과 성의 없는 최초 조사자의 오류 기록을 최근의 공공기관 보고서에도 그대로 확인없이 재인용하는 안타까운 오류 사례다. '송치산'은 '장군봉'의 오류이므로 바로 잡아야 한다. 제 논지와 다른 근거나 자료, 견해가 있으신 강호제현께서 질정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고창읍 상면지역 운중반월 중심인 경운장이나 정산사를 중심 여의주로 보면, 상면을 두른 방장산 주변 연봉이 99봉이고, 주봉은 9봉이 있다고 한다. 벽오봉, 갈뫼봉, 벌봉, 두우봉, 장군봉, 쌍동봉, 필봉, 벽오봉, 계명봉이 9봉이다. 9봉이 운중반월을 안아주는 '9룡 쟁주혈', 즉 아홉 룡이 여의주를 다투는 형국으로도 본다. 장군봉은 9룡중 가운데인 5룡, 다섯 번째 용에 해당한다.

장군봉을 바라보는 수월, 월암 마을에서 장군봉 정기 받아 직산 조씨 조재준 소장, 창녕 조씨 조문환 장군이 태어났다 한다. 조재준 장군은 해방 후 육사 7기로 31사단장을 역임하며, 고창천제방공사, 고창초 학교터 정비를 지원했고, 소장 예편 후 호남전기 사장을 하다 졸하여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 조문환 장군은 서울로 이사 후 육사 7기로 중장 예편 후 국방차관을 지낸 분이다. 인걸은 지령인가?

우리는 축복 받은 내고향 '높을고창' 땅에 감사할 일이다. '높을고창' 땅 이름은 그 자체가 역사이고 문화다. 알면 알수록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진·글=유기상(문학박사·전 고창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