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나무들 베어내고 혈세 들여 만든 이곳이 꽃밭이라고?
고발
엊그제 전주한옥마을 향교길68 미술관에서 진행된 송관엽 작가의 전시회를 보러 가느라 남천교를 건너다가 지난 3월에 홍수 예방을 하겠다고 전주천과 삼천의 하천에 있는 버드나무 등을 마구잡이로 베어냈던 곳이 어디인지 보았습니다.
당시 전주시민들은 잘려나간 나무들을 보고 놀라서 심한 상실감과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최근 우범기 전주시장은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일부 베지 않아야 될 나무를 벴다는 부분은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는 베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지요?
시민들과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이 벌목을 한 것이 근거를 물었으나 설득력 없는 답변만 있었고, 4월에는 전주시에서 전주천과 삼천 주변 4개소에 꽃밭을 조성하겠다고, 주변에 자생했던 물억새 군락을 밀어내고 금계국 등 조경용 귀화식물과 외래식물을 심는다고 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남천교 아래를 보니 남부시장 쪽 둔치에는 홍수로 인해 물억새가 드러눕기는 하였으나 땅이 파이지는 않았고,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항의로 베어지지 않은 버드나무들은 푸르게 서있습니다.
남천교에서 한벽루 쪽으로 만든 꽃밭에는 흙이 쓸려나가서 땅이 파였고, 키가 작은 코스모스들만 몇 송이 피어있어서 볼썽사나웠습니다. 기사를 검색해 보니 예산이 1,900만원이었네요.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비가 많이 내려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하천에 있는 흙이나 자갈은 쓸려 나가고 상류에서 내려 온 흙이나 자갈이 그 자리에 쏟아지기 때문에 뒤집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그래서 하천에 꽃밭을 만드는 것은 돈만 없애는 일이랍니다.
물억새는 흙이나 자갈 위에 뿌리를 내리면 쓸려나가지는 않겠지요. 돈을 들여서 꽃밭을 만드느니 물억새를 그냥 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업무를 추진했던 부서에서는 지금 가서 확인해보고 추후로는 이런 무분별한 일을 하지 말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글·사진=문아경(전주시민·전북환경운동연합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