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빈약한 '전북체육회 갑질 폭로' 기자회견과 언론 보도 '유감'
손주화 칼럼
전북체육회 신준섭 사무처장이 윤영숙 전북도의원의 갑질과 외압이 있었다고 기자회견을 한 뒤 사직했다. 이에 윤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는 일이 지난 7월 25일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부정청탁과 식사자리 김영란법 위반 논란은 수사 과정을 통해 밝히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핵심은 도의원의 업무 수행 과정인 ‘자료요청’과 ‘도정질문’, ‘업무보고’에서의 질타를 ‘갑질’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다. 무엇보다 ‘갑질’이 있었다는 폭로 기자회견 자체가 이슈가 되는 요즘이다.
"도대체 언제쯤 되면 업무 보고를 잘 할 수 있느냐?" 질타...'모욕감'으로?
특히 폭로의 당사자가 전북 복싱계 유일한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일부 지역 언론은 제목에서부터 강조한다. <'복싱전설' 신준섭, 도의원과 납품외압 공방>, <올림픽 메달리스트 '도의원 갑질 항변', 당사자 '허위사실' 반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도의원 갑질 항변'에 당사자 소설이다 반박>, <‘올림픽 영웅’ 신준섭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퇴임>, <‘복싱 영웅’ 신준섭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아쉬운 퇴임>, <'올림픽 영웅의 씁쓸한 퇴장'…신준섭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퇴임>. 가장 압권은 <올림픽 영웅은 떠나고, 전북도의회는 '제 식구 감싸기'> 제목이다.
이미 올림픽 영웅이 갑질에 의해 떠나간다는 인상을 독자에게 남기며 내용을 떠나 편향을 조성했다. 이번 이슈를 접하고 도의회 회의록을 살펴봤다. 신준섭 처장이 부임하고 난 후부터 살펴봤는데, 지속적으로 도의회에서 질타를 받고 있었다. 업무보고 미숙 때문이다. 때문에 반복적으로 질타를 받고 있었고, 이는 최근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 의원이 신 처장에게 '도대체 언제쯤 되면 업무 보고를 잘 할 수 있느냐'는 취지로 (사납게) 물어보는 결과를 낳는다. 신 처장이 기자회견에서 모욕감을 느꼈다고 얘기한 부분이다.
‘공방’, ‘논란’, ‘갑질’만 뇌리에 남게 한 보도...타당한가?
다른 하나는 전라북도 감사에서 지적한 사안들이다. 10개 사안이 지적되었는데, 하나같이 모두 심각한 사안들이다. 금품수수, 폭행, 부정처리, 특혜의혹 등 회계 투명성 결여 및 법적 문제까지 안고 있다. 감사로 나온 사안을 도체육회에서 이행하지 않고 뭉개면서 역시 2022년 회의록에서는 위 과정을 매섭게 질타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또한 회계 투명성 강화 및 각종 지원 및 선발 기준을 투명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의회의 거듭된 질타에도 여전히 이행되지 않으면서 최근 6월 윤 의원은 도정 질의를 통해 체육회의 이러한 행태가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기자회견에서 신준섭 사무처장이 외압과 지인 업체 부정청탁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도 제시하지 않은 폭로라는 점이고, 기자들은 이를 진실공방으로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라북도 체육회의 수많은 문제들이 가려지고 단순히 ‘공방’, ‘논란’, ‘갑질’만 뇌리에 남은 상황이다.
애초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이를 도의원 갑질로 인한 '올림픽 영웅의 사퇴'로 그림을 만들어 준 보도 행태가 과연 타당한가?
/순주화(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