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한국, 후쿠시마보다 북핵 더 걱정해야?”...“비법적 태도 용인될 수 없어” 공분 확산

[뉴스 큐레이션] 2023년 7월 8일(토)

2023-07-08     박주현 기자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7일 방한해 9일까지 국내에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지만 한국 땅을 밟자마자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공항을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등 그의 언론 인터뷰 발언이 공분을 더욱 자극시키고 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뒤 7일 밤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한 그로시 총장 일행은 1층 귀빈용 출구 앞에서 시민들의 시위에 가로 막혀 비행기 도착 후 2시간가량이 지난 8일 오전 0시 50분께에서야 시위대와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는 화물청사 통로로 공항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시민들 “일본 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그로시 고 홈” 

MBC 7월 8일 뉴스 화면(캡처)

이날 공항에 나온 시민들은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일본 핵 오염수 투기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IAEA 일본 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그로시 고 홈(go home)"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처럼 그로시 총장 일행의 방한에 대한 거센 저항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로시 총장은 다음 날 일부 보수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해 더욱 공분을 자극시켰다.

그로시 총장은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서 안정성을 증명하겠다는 정치인이 있는데, 그 정도로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한 뒤 “후쿠시마보다 북핵 문제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후쿠시마보다 북핵 문제를 더 걱정해야 한다”...공분 자극

조선닷컴 7월 8일 홈페이지 초기화면 갈무리

그는 '많은 한국인이 북핵 문제를 후쿠시마 오염수만큼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한국은 북핵 개발과 관련해선 최전선에 있는 나라다. (일본 동부에 있는) 후쿠시마 원전과 정반대의 상황이란 뜻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정서를 드러낸  발언이어서 비난을 더욱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전주을)은 7일 성명을 통해 “IAEA의 보고서는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 해양환경오염의 확산 방지를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정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며 “일반 쓰레기도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마당에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IAEA가 허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해 주목을 끌었다.

강성희 “그로시, 윤석열 정부에 설명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 동의 구했다고 착각해선 안돼” 

강성희 진보당 전주을 국회의원(사진=강성희 의원실 제공)

이어 “IAEA 사무총장이 오염수 해양 투기를 허가할 아무런 권한도 없다”고 강조한 강 의원은 “IAEA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제협약을 앞장서 위반하고 일방을 지지하며 면죄부를 주는 보고서를 들고 대한민국을 방문하겠다니 대한민국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그로시 총장은 윤석열 정부에 설명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동의를 구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IAEA의 보고서를 전혀 납득할 수도 용인할 수도 없다”고 덧붙인 강 의원은 “IAEA 그로시 총장은 대한민국 국회에 답변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 일본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IAEA는 과학의 이름으로 계속 해양투기를 방조할 것인가. 둘째, 그로인한 환경파괴는 IAEA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끝으로 강 의원은 성명에서 “과학의 이름으로 국제법 위반을 독려하고 있는 IAEA의 비법적 태도는 양해의 대상도 아니며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바다를 오염시킬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민주당, 9일 오전 국회서 그로시 총장 면담 '주목'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가 9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을 할 예정이다. 민주당 대책위 측에서는 위성곤·우원식·양이원영·이재정 의원과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이 참석하며, IAEA 측에서는 그로시 사무총장과 디에고 칸다노 라리스 수석고문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전달하고 '일본의 방류 계획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보고서에 대한 내용도 지적한다는 계획이어서 면담 과정과 결과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